너무나 화창한 금요일
행정구역상 동경도이지만 완전 시골 산골인
울 집에서 55키로 거리인 오쿠타마에 있는 호숫가까지 드라이브를 나섰다
시원한 호숫가를 거닐다 내 시선이 멈춘곳
호수를 바라보며 높은산 중턱에 군락이 보인다
맨 앞쪽에 일반집이라 하기엔 너무 큰 기왓집이 있고
그 뒤로 옹기종기 10여채의 집들이 보인다
왜 저런곳에 집을 지었을까 ?
저 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얼 하며 살까?
쓸데없는 궁금증이 일었다
자기야는 맨 앞쪽 커다란 기와집은 아마도 절일것 같다는 의견을 ..
호숫가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듯 점심시간
뭔가를 먹어야겠는데 우리는 우리집 여수 모꼬짱이랑 함께다
반려견도 갈수 있는 카페나 식당이 그다지 많지도 않은데
이런 산골짜기에 과연 반려견도 함께 들어갈수 있는 곳이 있을까?
울 자기야가 걱정을 하지 말란다
오쿠다마로 드라이브 오기로 결정한후 바로 검색을 해 두었단다
그것도 호숫가에서 5분 거리란다
자기야가 검색해 둔 곳 주소를 찍고 출발
꼬불 꼬뿔 산길
헐 ! 반대쪽에서 차가 온다면 어쩌지?
물러 설때가 없는데 ...
진짜 이런곳에 카페가 있는거 맞어?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게 맞어?
나의 의심에 우리집 자기야도 조금 불안해 하면서도
이 좁은 산길 물러 설곳이 없기에 앞으로 전진
내 사전에 후퇴란 없다 무조건 앞으로 전진만 있을뿐 ..
진짜 있더라 카페가 ...
근데 헐 ! 진짜 헐이다
우리가 좁은 산길을 따라 찾아간 카페가 바로 호숫가에서 바라보던
산중턱의 군락이었고
우리가 아마도 절일것이라 생각했던 앞쪽의 커다란 기왓집이
바로 우리가 찾아간 그 카페였다는 ...
우리는 모꼬짱이 있어서 안쪽이 아닌
일본 전통 가옥에는 반드시 있는 엔가와라고 하는
음 .... 한국에선 마루라고 해야하나??
어쨋든 반려견인 모꼬짱도 오케이 란다
음식을 주문하고 마루에 걸터 앉아 바라보는 호수
이거 넘 좋잖아
카페라서 그런지 음료와 디저트 종류는 좀 있었지만
식사로는 카레랑 우동
딱 2개의 메뉴뿐이었다
자기야가 주문한 카레
생각보다 양이 너무 적었다
밥 반공기 정도의 양
남자가 먹으면 간에 기별정도는 갈 것 같다
히로가 왔다면 한 4인분 정도는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300엔 (만 3천원)에 맛은 보통
내가 시킨 된장맛 우동 1000엔(만원)
이것도 양이 너무 작았지만 맛은 상급이었다
된장 국물도 좋았고 면발의 쫄깃 쫄깃함에 만족
아쉬운 점은 우동 한그릇만 하다못해 단무지 두어조각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달랑 우동 한그릇이 아쉽다
장소도 분위기도 직원들의 친절함도 최고인데
메뉴는 조금 아쉬웠다
여긴 장소값이라 생각하면 아쉬울건 없을것 같아
그래도 이왕이면 메뉴 개발 좀 하지
차 마시러 오는건 좋은데 식사 하러 오긴 많이 부족한것 같아
가격을 좀 올리더라도 자랑할 만한 대표메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식사후 난 따뜻한 커피라떼
울 자기야는 아이스 커피라떼
각 650엔 (6500원)
작은 테이블 10여개가 놓여져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갔을땐 우리가 앉은 엔가와에 딱 하나자리가 남아 있는 정도였다
그 후에도 점심시간이라서인지 사람들이 나가고 들어가고
끊임없이 손님들이 있었다
산악 자전거를 타고 온 그룹들이랑
등산객들 그리고 외국인들도 두 테이블이나 있었다
아이스크림 먹는 외국인들
의자가 아니라 불편한지 두 다리를 쭈욱 뻗고 있었다
일본에서 오래 생활을 했는지 일본말이 너무 유창했는데
그래도 좌식생활은 익숙해지지 않나보다
배도 채웠겠다 커피도 한잔 마셨겠다
울 자기야 이대로 누워 낮잠을 자고 싶다며
하픔을 늘어지게 하고 있다
자기야 나 이런 고민가(古民家 오래된 일본 기왓집)
리폼해서 이런데서 살고 싶어
이런 집은 좋은데 이런집은 다 시골에 있잖아
이런 시골에서 뭐 해 먹고 살아?
그니까.... 실천은 못하고 꿈만 꾸고 있잖아 ...
마당 한켠에 항아리에 물을 담아
단풍잎이랑 꽃잎 두 송이를 뛰워 두었는데
이것 또한 한 폭의 그림같이 내 맘에 쏘옥 들어왔다
우리가 들어간 카페는 중앙에 있던 본채건물이다
본채 건물 옆에 뚜꺼운 쇠문으로 된 작은 건물이 있어 들여다 보니
된장 저장고라고 한다
들여다 보니 나무로 만든 저장통이 놓여 있었다
내가 먹은 된장맛 우동의 된장이 바로 이 곳 된장이라고한다
된장 저장고 옆에 별채가 있었고
자유관람이라 쓰여 있어서 들여다 보았다
2층으로 된 별관에 미니 박물관처럼
여러가지 옛날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기야 말대로 아주 예전엔 이 곳이 절이 었었고
그 후엔 소바집(일본 메밀 국수)을 하다가
2년전부터 카페로 업종 변경을 했다고 한다
요즘 일본에서는 古民家 (오래된 옛날집)을 리폼으로 해서
고민가 카페를 하는 집이 늘고 있다
아무래도 고민가 카페는 시골쪽에 있어서
내가 고민가 카페를 와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고민가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자
우리 이제부터 시간되면 드라이브 삼아
고민가 카페 찾아 다녀볼까?
괜찮은 생각인것 같아
고민가 카페는 아무래도 시골쪽에 그것도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있을테니까 드라이브 삼아 다니면 좋을것 같아
고민가 古民家 ..
편하고 쾌적한 아파트 같은 현대적인 집도 좋지만
조금 아니 많이 불편하겠지만
진심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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