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두번째 일요일 ..
한국은 5월 8일은 어버이날
일본은 어머니 날 아버지 날이 따로 있다
한국처럼 5월 8일 이렇게 날짜로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날짜에 상관없이 5월의 2번째 일요일은 어머니 날이고
6월의 3번째 일요일은 아버지 날이다
어머니 날이자 일요일이지만 히로는 오늘도 학교로 갔다
부카츠인 테니스 대회가 있어서 ..
고 3인데 언제까지 테니스 때문에 귀중한 주말을 보내야 하는지
걱정많은 엄마로써 참으로 난감하다
정작 히로는 학교 가고 없는데 우리집 자기야가
오늘 어머니 날인데 나가야지
나가자 좋은 카페 알아 뒀어
어머니 날인데 자기가 왜?
내가 자기 엄마야?
뭐 어때? 바쁜 하로한테 기대 하지 말고
우리끼리 기념 하고 우리끼리 즐기면 뒤지 뭐
어머니 날인데 아들이 아닌 남편이랑 그렇게 외출을 했다
지난주에 간 고민가(古民家) 카페 자기가 맘에 든다고 했잖아
이번에 성 같은 카페야
성을 모티브로 한 카페인데 분위기 죽인데 ..
내가 살고 있는 시가 아닌 바로 옆시에 있는 카페
시와 시의 경계인데다가 동경 변두리이다 보니
민가는 드물고 숲이 있는 도로변에 있는 평범치 않은 건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페의 분위기에 빠져
우선 사진부터 몇장 찍었다
온통 초록이들로 둘러 쌓여서 분위기가 참으로 묘하다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담쟁이처럼 담을 타고 오르는 식물이
돌계단 한단 한단을 다 감싸고 있는걸 보니
이 곳에 이 건물을 지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것 같다
천정이 아주 높고 벽이랑 천정에도 벽화가 가득
철 갑옷을 입은 기사의 지키는 어찌 보니 감옥같은 느낌도 나는
독립된 공간의
맨 안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자리 잡은 감옥처럼 생긴 독립된 안쪽 공간에서
바라 본 카페 안 모습
자기야랑 내가 앉았던 자리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낼수 있는 공간이었다
혼자 와서 책을 읽어도 좋을것 같은 분위기다
창 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한잔 한잔 정성을 들여 내리는 커피
이 카페는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메뉴판과 함께
카피 콩의 산지나 맛의 특징 뿐 아니라
콩의 볶음 정도까지 하나 하나 설명을 곁들인
커피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적은 커피 설명서도 있었다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썬 그런가 보다 .... 할 뿐
주전자와 대야 모양의 세면대
화장실 세면대의 모습이다
독특한 디자인의 시선을 끈다
화장실이 예사롭지가 않다
사진엔 안 나왔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큰 거울이 있고
테이블과 나무 의자가 놓여 있고
저 테이블의 왼쪽에 변기가 있다
그리고 화장실 바닥에 유리로 되어 있고 그 유리 아래에
별같은 파란 불빛이 반짝 반짝 ...
이 곳은 레스토랑이 아닌 카페라서
음식은 몇 종류 없었다
샌드위치 하나, 파스타하나, 파이피자 하나
비푸스튜 이렇게 4가지의 가벼운 음식과
수많은 종류의 커피와 차들
그리고 몇 종류의 케익
내가 주문한 피자인데 파이로 만든 피자였다
파이 반죽이니 맛은 당연히 좋았다
우리집 자기야는 당연히 파스타
오늘의 파스타는 자기야가 좋아 하는 바질 소스였다
미니 디저트와 맛 있다는 커피
평소에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고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썬
특별히 이 집 커피가 맛있는지 어쩐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많이 진한 커피였는데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먹기엔 나름 괜찮았다는 ..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집 자기야는 맘에 든다고
보통은 주문을 하고 주문한 음식이 다 나온 후에
영수증을 가져다 테이블에 올려 주는데
이 카페는 영수증이 없이 번호가 적힌 철로 된 무거운 열쇠를
테이블 위에 올려 주더라는 ..
우리는 7번 이 열쇠를 들고 나가면 계산을 해 준다
그런데 이집 카드 결재가 안된다
오직 현금만이 ....
커피 한잔에 제일 싼게 600엔 (6000원 )부터 시작해서
보통이 800엔 900엔 (8, 9천원)
위스키를 넣은 커피가 2300엔(2만 3천원)
제일비싼게 3300엔 (3만 3000원 )이나 하는데
카드가 안 되다니 ....
헐 ..... 이라는
저 창너머가 자기야랑 내가 앉았던 곳이다
자기야 나 이런데서 살고 싶다
...... 이런데 가끔 오니까 좋은거야
정작 살면 불편 할꺼야
못 사준다가 아니라 불편해서 안된다고 ?
그래도 살고 싶은데 ..
자기가 맘에 들면 다음에 또 오자
마누라가 더 이상 말도 안되는 땡깡 부릴까봐
얼른 주차장으로 도망 가는 우리집 자기야
마누라 땡깡 좀 받아 주면 어때서 도망가냐고 ..
성 처럼 꾸며진 카페에서
잠시나마 여왕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어머니날 아들녀석 대신 남편이 마누라 기분 맞춰 줬으니
6월 셋째주 일요일 아버지 날엔
내가 우리집 자기야 기분 맞춰 주어야 할까 보다
5월 둘째주 일요일
어머니 날이란다
"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어머니를 졸업하는 그 날 까지 화이팅 ! "
근데 어머니 졸업이란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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