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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단풍놀이는 배를 타고 ..

by 동경 미짱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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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코로나 때문에 3년간 만나지 못하다가 드디어 떠난 단풍& 온천 여행

단풍 구경도 좋지만 온천을 좋아하시는  고령의 시부모님을 위해 온천으로 유명한 기누가와 온천으로 왔는데 

어디나 그렇듯 온천으로 유명한 곳은 대부분이  시골이다 

온천과 자연을 만끽을 할 수가 있는데 하이킹이나 유명한 국립공원등등 관광을 다니려면 일단 무조건 걸어야 하는데 

울 시어버지는 다리가 썩 좋지가 않으시다 

무릎까지 오는 의료용  압력 양발을 신은지 꽤 오래 되었다 

특히 계단을 내려 가는게 힘에 부치시는 것 같다 

하긴 다리 문제가 아니더라도 83세의 연세이시니 손자에 맞춰 여행을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결국 우리가 시아버지에게 맞출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시어머니가 걷기를  좋아하시는  시어머니에 맞추지 않고 시아버지에게 맞추기로 하고 

여러 군데를 많이 보고 다니는 게 아니라 한두 군데 천천히 둘러보는 것으로 스케줄을 짰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무배를 타고 단풍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강가까지 내려 가는 계단이 꽤 길어서 내가 시어버지 팔을 잡고 부축을 하며 내려갔다 

정작 아들이란 우리집 자기야는 자기 혼자 내려가 버리고 혹시나 싶어서 내가 시어버지 곁에 붙어서 잡아 드렸다 

남자들의 무신경이란 ..

글쎄.. 나는 어려서부터 할머니랑 함께 살아서인지 나이 드신 분을 보면 울 시부모님이 아니더라도 괜히 맘이 가고 챙겨 드리고 싶어진다 

 울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는 길을 가다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며 지내는데 시아버지인데 맘이 가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내가 너무 좋아했던 할머니가 마지막에 암으로 고생을 하시다 돌아가셔서 몸이 아프신 분을 보면 맘이 더 짠하고 그렇다 

시어버지는 다리가 좋지 않으신 것도 있지만 전립선 암 치료도 받고 계신다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 만나니 내 생각보다 더  많이 늙으시고 많이 약해지신 모습에 맘이 짠하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기다림 없이 바로 배를 탈 수가 있었다 

시부모님은 두 분만 계시다가 오래간만에 아들과 손자까지 만나 시간을 보내니 기분이 굉장히 좋으셨던 것 같다 

여행 내내 즐거워하셨고 좋아하셨다

여행 내내 시아버지에게 내가 잔소리를 좀 많이 했는데도 허허허 웃으시며 좋아하셨다 

마누라 잔소리는 싫어도 며느리 잔소리는 좋으신가 보다 ㅎㅎ

다리에 힘이 없으신 할아버지가 손자 어깨를 빌려 배에 타는 중 

3대가 떠난 여행을 축복이라도 하듯 날씨가 정말 좋았다 

35분에 걸친 뱃놀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적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봄에는 눈이 녹아내린 물이 흘러들어 1년 중 수위가 제일 높다고 한다 

수위가 높다 보니 물살도 빨라서 20분이면 끝난다고 하는데 가을이 수위가 제일 낫아서 속도감으로 인한  스릴은 없지만 

긴 시간 여유롭게 뱃놀이를 즐길 수가 있다고 한다 

지금보다 조금만 수위가 낮으면 배를 띄울 수가 없다고 한다 

오늘이 배를 띄울수 있는 한계의 수위라 하는데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배를 타는 게 목적이 아닌 단풍 구경이 목적이니 빠르게 내려가는 것보다 천천히 좌우를 둘러보며 즐길 수가 있었다 

몇 시간 전에 내가 저 다리 위에 있었는데 

지금은 배를 타고 다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다리 위에서도 두 손을 힘차게 흔들어 주고..

 

이 바위는 곰이 엎드려 있는 곰 바위고 

저 바위는 사자의 옆얼굴바위이고..

저거는 거북이의 어쩌고 저쩌고 

아무리 봐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억지로 이름을 붙인 것 같은데 각도에 따라 잘 보면 그렇게 보인다는 

바위들... 

난 상상력이 없는 건가 ㅎㅎ

 

뭐가 거북이고 뭐가 곰이란 건지 ,,

거북이건 곰이건 절경은 절경이었다

 

 

뱃놀이 선택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시부모님도 좋아라 하셨고 자기야 랑 히로도 좋아라 했다 

물론 나도 좋았다(출근 안 하고 놀아서 좋은 거지만 ㅋㅋㅋ)

35분에 걸쳐 7킬로의 강을 내려왔다 

걷지 않아도 되니 시어버지도 편히 즐길 수 있는 뱃놀이였다

35분 긴 듯 짧은 듯..

즐거운 뱃놀이를 끝내고 위로 올라오니  바로 선로가 있었는데 가게 아줌마가 빨리 오라고 조금 있으면 증기 기관차가 

지나간다며 알려 주셔서 선로 앞에서 기다리니 조금 후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증기 기관차.

요즘 보기 힘든 증기 기관차까지 보는 행운을 얻었다 

 

 

우리를 보고 기적을 울리며 손을 흔들어 주시는 기관사 아저씨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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