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며느리인 나랑 일본 시어머님이랑
고부관계로 맺어진지 어느새 20년이다
20년을 살아 오면서 울 시어머님이랑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고
아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기 보단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울 시댁은 나고야이다
하지만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도 나고야 분이 아니다
두 분다 멀리 멀리 큐슈출신인데
두 분이 결혼후 정착해서 자리 잡은곳이 나고야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시댁인 나고야에 가도
일가친척 하나 없고 달랑 시부모님이랑 분가해서 따로 사는
시동생부부만이 있을뿐 ..
시부모님이 사시는 나고야랑 두 분 출신이 큐슈랑은
서울 부산 보다 더 먼거리이다
그래서 명절에 시댁에가도 찾아 뵐 친척도 없고
찾아 오는 친척도 없다
그러다보니 언젠가 부터 우리집은 설이 되면 부모님이
우리가 사는 동경으로 역귀성을 하신다
항상 1월 1일 오후에 동경 우리집으로 오신다
1월 1일 아침에 가까이 사는 시동생 부부가 시댁에 오면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그 길로 둘째 며느리는 친정인 오사카로
보내고 그리고 우리집으로 오셔서 명절을 보내신다
그러다 보니 시동생부부랑 울 가족이 명절에 만나는 일이 없다
달랑 두형제에 두 동서인데 만날일도 없고
명절이 명절 답지 않아서 이번에 우리가 시댁으로 가서
설을 보낼까 싶었다
지난달 시어머님과 나와 전화 통화 내용
어머님 항상 우리집으로 오시니 죄송하기도 하고
이번 설엔 저희가 나고야로 갈께요
울 시어머님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 번거롭게 그럴거 없어 우리가 갈께
아니 항상 어머님이 오시니까 동서네도 못 만나고
이번엔 저희가 가서 다 같이 만나서 설을 보내면 어떨까 싶어서요
어차피 걔네들은 아침만 먹으면 바로 친정으로 갈껀데 뭐
우리가 가는게 더 편해
그렇죠 어머님이 오시면 어머님은 더 편하시죠
어머님은요
ㅠㅠㅠㅠ
솔직히 여기서 며느리 속내 그 첫번째
우리가 시댁으로 가면 한 2, 3일정도 시댁에 있다가 와서
그 후엔 울 집으로 와서 좀 쉬고 싶었다
시부모님이 오시면 적어도 4, 5일은ㄹ 계실테니
내 휴가는 그렇게 시부모님이랑 있다가 끝나 버린다
그래서 이번엔 시댁으로 우리가 갈려고 했는데 ..
그래서 결국 이번 설도 시부모님이 우리집에 오셔서
보내시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케익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너무 너무 바쁘다 요즘 ...
진짜로 진짜로 바쁘다
요즘은 진짜 몸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개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요즘은 넘 피곤해서 쉬는 날은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며
자고 먹고 자고 먹고 그런다
진짜 진짜 피곤이 쌓이고 쌓인 상태
그래서 자기야에게 살짝 부탁했다
이번에 오시면 언제까지 계실지 여쭈어 보라고 ...
어머님 언제 까지 계신대?
이번에 우리집에 와서 생각하시겠다는데 ..
뭐시라고 ???? 와서 생각하신다고 ???
딱 감이 온다
오래 계실것 같다는 감이 ...
아 ! 그리고 이번엔 아버지는 안 오고 엄마만 온다네
친구 좋아하시고 또 마을 자치회 일도 보시는
울 시아버지 안 오신다니 개인 일정이 있으신가 보다
그래서 오늘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이번에 아버님 안 오신다면서요
그니까 .. 4일날 약속이 있다고 해서
그냥 나 혼자 갈려고 ..
여기서 솔직한 며느리의 두번째 속내
4일 약속이 있으시면 1일 오셔서 3일날 가시면 되지
4일 약속을 위해 설에 혼자로 집을 지키신다고 ???
그것도 그렇지만 울 시어머님 4일에도 안 가신다는 말씀이렷다
짧게 잡아도 1주일은 계신다는 계산이 딱 나온다
나도 쉬고 싶은데 ... ㅠㅠㅠ
12월 피곤을 그대로 안고 새해 맞아 일주일 이상 시어머님이랑 함께
ㅠㅠㅠㅠㅠ
나도 쉬고 싶은데..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면
1일날 우리가 시댁으로 가서 2, 3일 있다가 와서
오래간만에 자기야랑 히로랑 온천여행이라도 가서
12월에 쌓인 피로 다 풀며 재충전 하고 싶은데 ....
오늘 회사에서 돌아온 자기야랑 나와의 대화
어머님 적어도 일주일은 계실것 같아
이번에 엄마 오면 밥 열심히 해 주겠다고 하네
밥 그거 나도 잘 하거든
어머님이 와서 굳이 밥 안 챙기셔도 되거든 ..
울 시어머님은 사실 우리집에 오시면 가만히 앉아 밥상을
받는 그런 시어머님은 아니시다
이것 저것 만들어 먹일시려고 하시는 그런 분이시다
여기서 며느리의 솔직한 속내 그 세번째
시어머님은 밥을 해서 식사를 챙기는게
일 하는 며느리 도와 주시는 거라고 생각을 하신다
그.., 런.... 데 ...
솔직히 난 아니다
차라리 내가 밥을 하는게 더 편하고 좋다
울 시어머님은 시민병원의 관리 영양사 출신이시다
시어머님 성격인지 잘 모르겠지만
울 시어머님은 레시피 대로 그대로 FM으로 요리를 만드신다
없으면 없는대로 만드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FM
그러니 밥 한끼를 먹기위해서 필요한 재료들이 엄청 나다
당연히 재료값 엄청 든다
그리고 레시피 대로 만들다 보니 과정도 많고
당연히 설거지 거리도 많이 나온다
요리는 어머님이 하시지만 뒷처리는 다 내 몫이다
울 어머님 기름으로 튀기는 요리도 많이 하신다
기름 정리 싱크대 정리 뒷 치닥거리는 다 내 몫이다
난 요리를 할때 씻을것 나오면 바로 바로 씻어가며
정리를 하면서 하는 편이다
그래서 요리가 끝났을때 정리 하거나 씻을 거리 별로 없다
울 시어머님은 늘어놓고 쌓아놓고 하는 편이라 부엌이
아주 어수선하다
어머님이 맛있는 밥 해 주시는 것은 좋은데
솔직히 내가 해서 차려 드리는게 더 편하고 좋다
이렇게 푸념하다보니 나 참 나쁜 며느리인듯 ..
울 시어머님은 며느리 도와 주신다 생각하시는데 말이다
내가 가끔 이런 푸념을 하면 울 친정 엄마가 그러신다
" 너도 어쩔수 없는 며느리네 ..."
응 엄마 .. 나도 어쩔수 없는 며느리야
인정 !
울 친정 엄마가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
" 시어머님께 잘 해 드려"
그래 잘 해 드려야지
근데 엄마 나 잘해
엄마 딸인데 어련하겠어
그나저나 울 시어머님 이번엔 얼마나 우리집에 계실려나 ...
나는야 진짜 나쁜 며느리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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