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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일본 시어머니랑 한국 며느리의 진솔한 대화

by 동경 미짱 2018.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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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며느리 일본 시어머니로 인연을 맺은지 벌써 20년이다 

20대 뭣도 모른던 시절 한국에서 만난 자기야 따라 

자기야만 믿고 겁없이 일본으로 왔었는데 ...


처음엔 한국 며느리 탐탁치 않으셨던 울 시어머님이셨다

근데 내가 누구냐 

울 친정은  할머님 모시고 3대가 함께 산  대가족에 

할머니에게 애교 살살 부리던 막내 

갈고 닦아온 애교 실력으로 울 시어머님을 살살 녹여 버린 

여수 같은 한국 며느리 아닌가 


1월 1일 정초부터 울 시어머님 울 집에 와 계신다 


저녁 먹고 어머님이랑 자기야랑 나랑 

셋이서 와인을 앞에 두고 술 자리를...




10월달에 어머님은 당신 여동생까지  대동 하시고 오셔서

울 집에서 주무시고 가셨다 

그리고 한달도 지나지 않아 11월에도 어머님 우리집에 오셔서 

몇일 계시다 가셨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2018년 1월 1일 우리집에 오셔서 

지금까지 계신다 


같은 일본인인 둘째 며느리가 한국 며느리보다 더 편할것 같은데 

둘째 며느리네는  지금껏 단 하룻밤도  묵기는 커녕 

둘째 며느리네에서 밥 한끼 드셔 보신 적이 없으시단다 


그런 울 어머님 한국 며느리 집엔 얼마나 자주 오시는지 

또 오시면 짧게는 3일이 기본이고 일주일까지 ...

일본인 며느리는  시댁에서 1시간 거리이고 

우리집은 서울 에서 부산 거리쯤 되는 꽤 거리가 멀지만 

참 자주도 오신다 

그것도 시아버님 떼 놓고 혼자로 오신다 



알콜이 들어 가서인가 울 시어머님 이런 저런 말씀이 많으시다 

 내 친구들이 그래 

넌 어떻게 며늘네가서 며칠씩 있다 올수 있냐고

난 하루도 못있겠던데 ..


하긴 내 일본인 친구들도 그런다 


 너네 시어머님 너무 자주 오시는거 아냐?

아직 안 가셨어 ?


그러게 .. 

우리집에 달콤한 꿀이라도 발려 있나 보지 ㅎㅎㅎ


울 시어머님은 우리집이 편하시단다 

당신 집에선 하루 삼시세끼 시아버지 밥 상 챙겨야 하고 

집안일에다 뭐다 할 일이 넘 많고 바쁘시단다 

우리 집에 오시면 어디 휴가 오신듯 편히 쉬어서 좋으시단다 

좋아하는 책도 많이 읽을수 있고  우리집에 머무는 그 몇일이 

너무 후따닥 지나가 버린다 하신다 



 난 여기 오면 넘 편하고 좋아 


우리집이 편하고 좋으시다는 시어머님께 

괜히 한마디 하는 한국 며느리 


 이렇게 편한 한국 며느리를 처음엔 마음에 안  들어 하셨잖아요 


 아니 ... 그건 미짱이 맘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류지가  한국 가더니 갑자기 한국 여자랑 결혼 한다고 하니까 

미짱을 잘 몰랐으니까 그랬지 


변명아닌 변명을 하시는 울 시어머님 

난 가끔 이렇게 울 시어머님을 놀려 먹는다 


그니까요 나 같은 며느리가 어디있다고 반대 하셨대요 


 아니 반대는 무슨 

내가 무슨  반대까지 했다고 그래

그땐 미짱이 아닌 류지 한테 화 난거지 ...




울 시어머님은 종합 병원 관리 영양사로 퇴직을 하셨다

아이 키우고 살림하며 일도 하며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셨지만 울 시아버지는 집안일은 나 몰라라 하셨단다 

은퇴를 하시고 70중반인 지금까지도 

동네 약국에서 환자들 영양 상담을 하시고 

관리 영양사 모임에  아직까지 일을 놓지 않으시고 계신다 

그런 시어머님에게 우리집은 

집안일에서 그리고 약국 상담 일에서  영양사 모임 일에서 

모든 것을 떠나 휴가를 오는 기분이라신다 


시어머님은 울 집에 계시는 동안  하루에 한번씩 나에게 꼭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내가 오늘도 너무 편하게 쉬었네 

집에 있으면 이렇게 편하게 쉴수가 없어 



  근데 미짱은 피부가  탱탱 하니 좋네 

어떻게 관리 하는 거야 ?


헐 .. 우리 시어머님 또 왜 이러신데 ..


 어머님 저 그냥 스킨 로션 밖에 안 발라요 

그리고 저 그렇게 피부 좋은거 아니에요 


 주름도 없고  피부가 탄력이 있잖아 


 왜 주름이 없어요 주름도 있고 여기 여기 기미도 있잖아요 


아니 70대인 울 어머님 40대 며느리 피부랑 비교 하시면 

어쩌자는 건지 ...


결국 술상은 자기야 보고  치우라 하고 

난  울 어머님 얼굴에 팩 한장 붙여 드렸다 


가끔은 며느리 상대로 질투도 하시고 

가끔은  며느리인 나에게 신랑 (시아버님 ) 흉도  보시고 

70대 시어머님이나 40대 며느리나 

일본인 시어머니나 한국인 며느리나 

다 똑 같은 고민을 하는 여자라는 공통점 ..


팩 한장 붙여 드렸더니 좋아라 하시는 시어머님 

이럴땐 쬐금 귀여우시다 


 어머님 큰 아들 장가 잘 간거 아시죠

저 같은 며느리 또 없어요 


  그럼 알지...


자화자찬하는 며느리 장단도 잘 맞춰 주시는 울 시어머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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