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떡을 만들었다고 ?? 내가??

 

나는 떡순이다
여자가 아이를 가지면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데  내가 히로를 가졌을 때 먹고 싶다고 생각난 게 추어탕이랑 한국 떡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일본 추어탕도 한국 떡도 있을리 만무 ….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 지금도 한국에 나갈때면 추어탕을 먹고 한국 떡은 아버지가 떡집에 부탁해서 쑥떡이랑 백설기랑 영양찰떡을 만들어 가방 가득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가득 채워서 가져온다
가져온 떡은 냉동 해 두고 하나씩 꺼내 먹는다
떡을 가져올때 항상 출국 검사 때  걸린다
X선에는 시커먼 덩어리가 가득 찍히니 꼭 가방을 열어서 검사를 받고서야 출구장으로 들어설 수가 있다
그만큼 떡을 좋아하는 떡순이가 최근 2년간 코로나 때문이 한국에 가지 못했고 한동안 떡을 먹지 못했다
떡순이가 떡을 못 먹으니 엄청 그립다

얼마 전 어렵게 구한 한국 늙은 호박을 말려서 호박고지를 만들어 두었었다
난생처음 만들어 본 호박고지다
호박 고지로 뭘 해 먹어야  하는지도 당연히 모른다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호박고지로 떡을 만든단다
떡이라 ….
내 사랑 떡이란 말이지 …
방앗간이란 게 없는 일본에서 어떻게 떡을 만들지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그래서 두드려 보기로 했다
유튜브를 보니 집에서 떡 만드는 방법이 꽤 많다
까짓 껏 해 보자
실패하면 어때

 

재료를 준비했다
대추 , 호박고지, 밤, 건포도랑 호두 그리고 호박고지를 만들 때 말려서 까 두었던 호박씨까지
서리태 같은 콩이 필요한데 콩을 불려 삶고 하는 귀찮은 과정은 생략하고 싶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735

호박 고지로 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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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고지로 뭘 해야 할까

귀찮긴 한데 떡을 만들고는 싶고
그래서 밤은 껍질을 깐 채 간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가 된 밤을 그리고 콩은  조리가 되어 있는 콩 통조림을 샀다
이런 걸로 떡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 보지 뭐

 

문제는 쌀가루다
제일 중요한 게 쌀가루인데
일본은 방앗간이 없어서 쌀을 빻을 수가 없다
마트에 건식 쌀가루가 있길래 사 왔다
내가 원한 건 찹쌀가루인데  그래서 영양찰떡을 만들어 먹고 싶은데 찹쌀가루가 없다  
집에 재료 준비는 다 되어 있고 어쩔 수 없이 쌀가루를 사 왔다

건식 가루라 물과 소금 설탕을 넣고 치댄 후 채에 곱게 걸러주었다
설탕은 많이 줄였다
달달한 게 맛은 있겠지만 조금 달 달아도 될 것 같아서…

쌀가루에 준비해둔 재료를 다 넣고
찜기에 넣고 준비 완료
그리고 쪄 주면 끝!

 

그렇게 만들어진 이것저것 재료가 듬뿍 든 영양 떡이 완성되었다
따끈따끈할 때
한 주먹 크기로 랩에 싸서 뭉쳐 주었다

난생처음 만들어 본 영양 떡
사실은 영양 찰떡을 먹고 싶었지만 찹쌀가루가 없어서 만들게 된 영양 떡
맛있었다
설탕을 확 줄여서 달달하지 않고 심심하니
물론 방앗간에서 전문가가 만든 떡에 비해 보잘것없지만 재료도 부족한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본 영양 떡에 꽤 만족스러웠다
우리 집 자기야도 한국 떡을 꽤 좋아하는데 내가 만든 떡을 먹어 보고는 맛있다 평가를 해 주면서 내일 아침은 빵 대신 떡으로 먹겠다고 했다

꽤 만족스러웠지만 찰떡을 만들고 싶었기에 조금 아쉬웠다
내가 오늘 간 일본의 마트에는 찹쌀가루가 없었지만
찹쌀가루를 파는 마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마트에서 찹쌀가루를
찾아봐야겠다
호박고지를 반을 남겨두었다
찹쌀가루를 사게 되면 이번엔 진짜 영양찰떡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일본에서 구하기 힘든 늙은 호박고지를
  넣고 처음으로 만든 연양 떡!
대 성공이다
너무 기쁘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