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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모꼬짱과 하늘이

견생 10년차 모꼬짱의 인생

by 동경 미짱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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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귀염둥이 모꼬짱이 열 살이 되었다
모꼬짱이 처음 우리 집이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히로가 초등 4학년때 한창 추울 때 우리 집에 왔었다
주먹만 한 녀석을 처음 보자마자 우리 집 3 식구는 동시에 첫눈에 사랑에 빠졌었다

한 주먹 밖에 안 되는 작은 녀석이 초롱 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는데 차마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어서
바로 집으로 데려온 녀석이다
동생이 없는 히로는 모꼬짱을 이뻐라 하면서도 가끔 엄마 아빠의 관심이 모꼬에게 가자 질투를 하기도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이 100% 히로의 것이었는데 모꼬짱에게 엄마의 관심이 가니 히로의 입장에선 모꼬가 이쁘면서도 질투의 대상이기도 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견생 10년 여러 가지 일도 많았다
우리집에 온 지 채 1년도 안 되었을때  갑자기
뒷다리 마비가 왔고 병원에서 진찰 결과 원인 불명이며 생명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병원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엉엉 울기도 했었다
다행히 좋은 수의사 선생님 덕분에 포기 하지 않고 약물 치료와 매일 욕조에 물을 받아 두고 수영을 시키며 뒷다리 운동을 시키고 매일매일 마사지를 하며
울며 웃으며 투병 생활을 거쳐 거짓말 처럼 뒷다리 마비가 풀렸었다

덕분에 모꼬는 투병 생활중 가족 전원의 지극정성 사랑에 익숙해져 아주 어리광쟁이가 되어 버렸고 지금도 자기가 제일 이쁜 줄 아는 새침데기 중증 공주병 환자가 되어 버렸다
10살이 된 지금도 모꼬짱은 다른 강아지들과는 상종을 안 한다
자기가 개가 아닌줄 아는 아이다

근데 그게 또 밉지가 않다 



강아지 사회에서 보면 사회성 결여에 문제 있는 아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목숨건 투병 생활을 견뎌 낸 모꼬짱이 대견하고 고마워서 모꼬짱의 모든 게 용서가 된다
그 이후 아무 탈 없이 너무 너무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 고마운 아이다

모꼬는 놀 때는 아빠랑 오빠야랑 놀다가도
잠잘 때면 신기하게도 내 품 안으로 파고든다
정말 어릴적 히로랑 똑같다
낮에는 엄마는 쳐다도 안 보고 정신없이 놀다가도 해가 지고 잠자리에 들 때면 엄마를 찾던 히로랑 어쩜 저리 똑같은지 ….

잠 잘때면 내 품안으로 파고 드는 이 아이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수가 있을까 ..

나는 모꼬를 만나기 전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개는 마당에 사람은 집 안에라고 생각 했던 사람인데 모꼬짱을 만나면서 내 인생이 계획에 없었던 반려견과의 생활을 10년째 보내고 있다

모꼬는 진짜 울 가족에게 있어서 고마운 존재다
공산당도 중 2가 무서워서 쳐들어 오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는데 그 어렵고 무섭다는 중 2 사춘기의 히로가 크게 반항기 없이 잘 자라 준건 모꼬짱 덕분이다
히로 역시 사춘기가 되니 말도 없어지고 무뚝뚝해 질 때가 있었는데 나는 매일 모꼬짱 산책을 핑계로 히로와 함께 산책을 나갔었다

주말에는 아빠와 함께 셋이서 모꼬짱이랑 함께 산책을 나가곤 했었다
모꼬짱을 키우자 한건 히로였고 그래서 모꼬짱의 산책 같은 보살핌은 히로 자기 몫이라는 책임감이 있어서 매일 산책을 나가는 일 또한 자기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산책을 하면서 히로랑 이야기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사춘기 반항기에도 모꼬짱 덕분에 히로랑 대화 단절 없이 보낼 수 있었다

형제가 없는 히로에게 모꼬짱은  여동생 같은 존재였다
우리 집 자기야도 나도 히로도 아무리 화가 나도 모꼬짱에겐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곤 한다
히로에게 직접 말 하기 껄끄러운 일 같은 경우엔
히로가 듣을수 있도록 모꼬짱에게  말을 건다
“ 모꼬야 히로 오빠야는 왜 그런다니
히로 오빠야가 있잖아 어쩌고 저쩌고 … “
옆에서 듣고 있는 히로는 엄마가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듣게 되고 나 또한 히로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으니 화난 목소리가 아닌 모꼬짱을 상대로 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게 되니 감정 조절이 되어서 좋다

모꼬짱에겐 고마운 일 투성이다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가 사람으로 내 딸로 우리 집에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히로가
“ 엄마 모꼬가 강아지니까 말을 못 하니까 이렇게 이쁜 거지 아마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꼬박꼬박 말대꾸하고
엄마 말 안 듣는 공주병 아이라고 생각해 봐 . 아마 엄마랑 엄청 싸울걸 “
듣고 보니  히로 말을 인정 하지 않을수가 없다

내가 또 말 대답 따박 따박하고 건방 떠는 꼴은 또 못보는 성격이니까 되게 얄미울것 같다
모꼬는 딱 지금 이 모습 모꼬라서 사랑스러울지도 …

10살이란 게 믿기지가 않는다
소형 견생 10년이면 사람 나이로 하면 50대 후반에서 60대쯤 된다고 한다
나 보다 언니다
이렇게 팔팔하고 건강한데 60대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모꼬짱이 앞으로 얼마나 더 우리 가족 곁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한 살 때 모꼬짱의 뒷다리 마비가 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모꼬짱의 건강 상태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매년 4월초에 광견병 주사도 맞고
심장 사상충 약이랑 기생충 약을 받고 진찰을 받는데 이번엔 견생 10번째 생일도 맞았으니 혈액 검사부터 해서 종합 검진을 받게 할 생각이다
견생 10년이면 노견에 속하는데 건강한 노후를 위해 지금보다 더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이쁜 모꼬짱 19번째 생일 축하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건강하니 오래오래 우리랑 같이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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