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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일본 남자랑 결혼 하겠다는 딸에게..

by 동경 미짱 2017.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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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카카오톡으로 울 아버지가 사진을 한장 보내셨다 

울 친정 엄마랑 아빠랑 집 거실에서  두분이 함께 찍으신 사진 한장 

스마트 폰 그냥 가지고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하며 

별로 활용 안하시던 울 친정 아버지가 

뒤늦게 요즘 스마트 폰이 여러가지 기능  사용법을 익히시고 

계시는 듯하다 

두 분의 사진을 셀카로 찍어서 처음으로 

일본 사는 막내딸에게 카카오로 사진을 보내 오신거다 




울 아버지 대단하시네 

이젠 셀카도 찍으시고 혼자로 사진도 보내실줄 아시고 하는 

흐뭇한 기분이 아니라 

사진을 보는 순간 갑자기 울컥해졌다 

지난 4월에도 내가 한국에 나가서 

분명 울 친정엄마랑 아빠랑 함께 며칠을 지내다 왔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까지 못 느꼈었는데 

사진으로보는 울 엄마 아빠 왜 이리 늙으셨나 .


위로 오빠랑 언니 그리고 막내인 나 삼남매다 

울 아버지 오빠랑 언니에게 엄격한 아빠셨다

그런데 막내인 나에겐 모든게 오케이였다 

내가 하고 싶다는건 반대를 하시지 않으셨다

어찌보면  막내인 나에겐 버릇없이 오냐 오냐 하며  키우셨다 

나이 40이 훌쩍 넘은 내가 아직까지 아빠 아빠 하며 

철없이 구는데는 아마 그런 성장 환경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이뻐라 하며 키운 막내딸이 

어느날 갑자기  국제 결혼을 그것도 일본 남자를 데리고 와서 

결혼 하겠다며 울 아버지 속을 확 뒤집어 놓았었다 

커 오면서 그때까지 울 아빠의 반대를 한번도 경험 해 본적이 없었던 나 

결혼을 반대하던 울 아빠가 야속하고 속 상했던지 모른다 

그렇게 철부지 였다 내가 ..

내가 속 상한것만 중요했고 

아빠가 막내딸로 인해 얼마나 속상하셨는지는 정말 몰랐었다 


아빠의  처음엔 반대를 하셨지만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막내딸이 하고 싶다는건 뭐든지 들어 주시는 울 아빠 

결국 나에게 지고 마셨다 

그렇게 맞이 한 일본 사위 


결혼을 허락하시며 울 아빠가 나에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 니가 결혼해서 한국에 살고 있다면 아무리 멀리 살아도 

풍문으로라도 니가 어찌 사는지 내가 알수 있는데

니가  맞고 사는지  어떤 고생하는지

아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

그럼 내가 가서 널 데려 올수도 있고 내가 널 지켜 줄수가 있는데 

이제 니가 일본 가서 살면 아빠는 이젠 널 지켜 줄수가 없다 

니가 맞고 살아도 어떤 고생을 해도 나는  그 사실을 알수가 없다

내가 일본 말도 모르고 아빠가 이제 널 못 지켜 준다 "


철딱서니 없었던 딸은 아빠가 결혼을 반대하는 것만 속상했지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시고 얼마나 걱정을 하고 계신지 

미처 몰랐었다 


" 아빠 걱정 하지 마세요 

아빠 딸이 어떤 딸인데 내가 맞고 부당한 대우 받고 그러면서  

참고 살 그런 딸 아니잖아 

걱정 마세요 "


내 말에 아빠는 단 한마디 하셨다


" 그래 "


 


내 기억속의 울 아빠는 아주 크셨다 

그런데 내가 어른이 되고 보니 울 아버지 왜 이리 작으시고 왜소하신지 ..

처음 걱정과는 달리 일본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막내딸에게 

울 아버지가 말씀 하셨다 


"이젠 내가 니 걱정은 안할란다 .."



이제 2주 후면 울 엄마 아빠 일본 막내딸집에 오신다 

어제 저녁 아빠가 보내 주신 사진을 보니

2주가 넘 길게 느껴진다 


이젠 좀 더 자주 자주 한국에 나가야겠다 싶다 

특별히 효도를  못하더라도   막내딸 얼굴  좀 더 자주 

보여 드리는 걸로 대신 할련다 


빨리 보고 싶다 

울 엄마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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