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귀염둥이, 우리 집 공주님 , 우리 집 이쁜이, 우리 집 애교쟁이,......
모꼬짱
내 인생에 있어서 첫 반려견이다
당연히 난 반려견에 대한 지식도 없었던 왕초짜였다
였다 라고 하기엔 지금도 난 잘 모르겠다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어서 대화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요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 때도 있고 그렇다
첫 반려견 모꼬짱이랑 8년을 생활하면서 안 것이라곤
애기랑 똑같다는 거다
애기처럼 손이 많이 가지만 애기처럼 사랑스럽다
내가 우리 집 모꼬짱에게 " 이노무 지지배 ! " 라고 큰소리칠 때가 있다
물론 큰소리라 표현을 했지만 정말 화를 내는 건 아니다
이렇게 이쁜 아이에게 어떻게 화를 낼 수 있겠는가
어쨌든 진짜든 가짜든 내가 "이노무 지지배 너 왜 그래?" 라며 모꼬짱에게 눈을 흘길 때
바로 요럴 때다
햇살 듬뿍 받아 잘 마른 빨랫감을 걷어다 이쁘게 개어 놓고 나면
이 지지배는 이렇게 보란 듯 개어둔 빨래 위에 엉덩이를 살짜기 올려 두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 야! 너 또 왜 거기에 앉아? 나 안 내려와"
내가 뭐라 하건 말건 동그란 두 눈 말똥 말똥 뜨고 아를 쳐다본다
"야아 너 빨리 안 내려와"
그러가나 말거나...
모꼬는 개려고 걷어다 둔 빨래 위에 혹은 이렇게 개어 둔 빨래 위에 앉아서
내가 뭐라 하건 말건 무시하는 반항견이다
견생 나이 여덟이면 반항기를 훌쩍 넘어 중년 아줌마인데.....
마당에 나가도 저렇게 화단 위에 놀라가 막 피어 나는 연약한
꽃을 저 작은 엉덩이로 깔아뭉개곤 한다
잔디도 있구만 왜 화단 위에 까지 껑충 뛰어 올라가 저러는지 모르겠다
어디 꽃뿐일까
막 싹을 틔우는 깻잎 위에도 저렇게 올라가 앉는다
"모꼬야 이 지지배가 .. 야! 너 왜 하필 깻잎 위에서 그래"
깻잎을 살짜기 즈려 밟는 모꼬짱의 앙증맞은 앞 발 ㅠㅠㅠ
요롷게 나무 테크 위나 잔디 위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이쁘니?
여덟 살 울 모꼬짱 그러지 말라고 달래는 내 말을 다 알아들으면서도
못 들은 척 모른 척하면서 미운 짓만 골라하는 걸 보니 뒤늦게 반항기가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오늘도 난 외친다
" 야아 모꼬야 너 왜 그래? 얼른 내려와"
안 이쁜 짓, 미운 짓 골라하는 모꼬짱에게 화를 낼 수 없는 큰 이유가 있으니
미운 짓을 해도 울 모꼬짱은 너무너무 이쁘니까 ㅎㅎ
그래도 모꼬야 인간적으로 아니 견(犬)적으로다가 깻잎 위엔 앉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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