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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추운 겨울날엔 한국 오뎅이 생각난다

by 동경 미짱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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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꼈다
게다가 춥다 ㅠㅠㅠ
우리 집 자기야는 오늘은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었는데 일기 예보를 보니 날씨가 춥다고
그래서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한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러다 짤리면 큰일이니 웬만하면 출근하라고 하니 짤릴일 없으니 걱정을 말란다
추우니까 난방 빵빵한 따뜻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사무실은 따뜻하지만 추운 날 출퇴근 시간이 싫다면 집에서 근무를 하겠단다
뭐 … 그러시다면야 니 맘대로 하세요 ㅋㅋ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 꾸물 하더니 점심때가 되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겨울엔 눈이 한번 오긴했지만 눈발이 날리나 했더니 그쳐 버렸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오늘은 첫눈이나 마찬가지다
꽤 많이 내리고 또 꽤 많이 춥다

동경의 겨울 날씨는 대부분 영상의 날씨이고 영하로 내려 가는 날이 손에 꼽을 만큼 따뜻한 겨울이다
오늘도 눈이 내리고 있고 춥다고 난리를 치지만 그래봐어 최저 기온이 겨우 영하 1도다
스토브에  두툼한 이불을 덮어 씌운 고다츠( 전기 온열기다 설치된 테이블)를 책상으로  난방 빵빵하게 틀고 근무를 하고 있다

이렇게 눈이 내리고 추운 날엔 뭘 만들어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냉장고 열어보자마자 고민 끝 !
오늘은 오뎅이다
지난번 신오쿠보의 한인 마트에 갔을 때 사다 놓은 부산 오뎅이 있다

섬나라인 일본의 오뎅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오뎅의 종류가 엄청 무지 많고 또 맛있다
솔직히 말해 일본 오뎅이 훨씬 맛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우리 집 두 남자는 다르다
우리 집 두 남자는 일본 오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1년 가 봐야 우리집에서 일본 오뎅을 만드는 일은 한두 번 정도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집 두 남자는 한국 오뎅은 엄청 좋아한다
한국 길거리에서 꼬챙이에 꽂아 간장에 푹 찍어 먹던 오뎅은 몇 개라도 먹어 치운다
일본 오뎅 진짜 맛있는데 난 일본 오뎅을 좋아하는데 우리 집 두 남자의 취향은 한국 오뎅이다

그래서 가끔 한인마트에 갈때면 부산 오뎅을 사다가 냉동을 해 두었다가 가끔씩 끓여 먹는다

오늘처럼 눈이 내리고 추운날은  뜨끈한 오뎅을 안 만들 수가 없다
다시마랑 무우랑  표고버섯을 넣어 육수를 만들고 사각 오뎅을 나무 꼬챙이가 없어서  닭꼬치 꽂을 때 쓰는 쇠꼬챙이에 꽂았다
그리고 오뎅만으론 저녁이 안 될 것 같아서 라면도 끓여 서 넣었다

늙은 호박전도  한장 부쳤다

히로는 아르바이트로 집에 없어서
자기야 랑 둘이서 먹는 한국 오뎅으로  차린 추운 겨울날 저녁 한상!
물론 히로거는  따로 덜어 두었다

밥상을 보자 마자 우리 집 자기야의 한마디
“ 이 메뉴면 한잔 생각 나잖아 ..”

뜨끈한 국물이 정말 죽인다 ㅎㅎ
역시 추운 겨울날엔 한국 오뎅이 최고라는 우리 집 자기야  
: 근데 자기는 왜 일본 오뎅은 안 좋아하면서 한국 오뎅은 좋아해
자기야 : 몰라
: 모른다고?
자기야 : 응 일본 오뎅도 싫어하는 건 아니야
있으면 먹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 뿐이지. 근데 한국 오뎅이 가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
아마 한국에서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그 기억 때문이 아닐까
: 추억의 음식이란 말이네
자기야 : 음.. 잘 모르겠어
근데 이게 가끔 먹고 싶은 건  사실이야

우리 집 자기야는 그렇다고 치고 히로는 왜?
히로에게도 물어봤다
: 히로는 왜 한국 오뎅이 좋아
히로 : 몰라

어째 아빠나 아들이나 답이 똑같다
모르겠단다
히로도 어릴 때 한국에서 오뎅을 엄청 먹었었다
어릴 땐 매운걸 잘 먹지 못해서 오뎅이나 호떡 같은걸 많이 먹었었는데 히로에게도 어쩜 한국 오뎅이 추억의
음식일지도 모르겠다
본인도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걸 보면 …

히로가 매운걸 잘 못 먹었던 어릴적에 한국 가면 자주 먹었던게 치킨이랑 오뎅 호떡 그리고 울 엄마가 볶아 주던 오뎅 볶음, 소고기  장조림 같은 거였었다
지금도 그때 먹었던 것들은 엄청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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