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아버지가 내려주신 커피 한잔 마시고
일치감치 시댁을 나섰다
울 아들이 기다리는 동경으로 고 !
혼자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지 ...
시댁 갈때는 막힘없이 달렸는데 돌아 오는길은 정체
고속 도로 정보를 보니 앞에 작은 사고가 있었단다
썡 쌩 달려가서 혼자로 제대로 먹고나 살았나 걱정 가득한 울 히로랑
맛난거 먹으러 갔으면 좋겠는데 ...
시댁에서 엄마랑 아빠만 맛난거 많이 먹고 놀러 다니고 한게 미안해서
빨리 집에가서 같이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가고 싶은데
왜 하필 이 시간에 사고냐고ㅠㅠㅠㅠ
자기야 몇시쯤 도착할것 같아?
이대로 라면 2시 넘을껄
그럼 히로랑 같이 점심 못 먹겠네 ..
어차피 같이 점심 못 먹으니까 천천히 가자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달려 가서 내 새끼 맛난거 먹이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울 자기야는 히로 걱정은 눈꼽만큼도 안한다
그리곤 비다도 보고 맛난것도 먹고 천천히 가자는데 ..
나고야 시댁에서 맛난거 많이 먹은것 같은데 또 무슨 맛난걸 먹고 가자고 하는지
난 맛난거 울 아들이랑 먹고 싶은데 ...
자기도 이젠 子離れ (고바나레) 하지 그래
(고바나레는 아이에게서 벗어나 홀로서기 하는것을 말한다 )
나야 고바나레 벌써 했지
아니 ! 자기는 아직 고바나레 안한것 같은데 ...
고바나레 했음 그냥 잊어버려
어련히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까
뭘 그렇게 걱정을 해
아니 .. 걱정 하는게 아니라 오래간만에 같이 맛있는거 먹을까 해서 그런거지 ...
점심 먹고 갈거니까 포기 해
내 남자는 차가운 남자다
결국 에비나(海老名)에 들려 쇼핑도 하고
자기야가 좋아하는 파스타까지 먹고
천천히 천천히 5시쯤 그렇게 귀가를 했다
집에 도착해 현관을 열자 마자 뛰쳐 나오는것 울 집 여수 모꼬짱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껑충 껑충 뛰어 오르고
꼬리가 떨어져 나갈듯 세차게 흔들며 반기는 울 집 여수 모꼬짱
그리고 뻘쭘히 서서 내다보니 아들 녀석 히로
엄마 아빠가 돌아오는 날이라고 히로가 밥을 해 놓았다
평소에도 엄마가 늦게 올땐 가끔 히로가 밥을 해 두곤 한다
나는 압력 밥솥으로 밥을 하지만 압력 밥솥을 쓸줄 모르는
히로가 밥을 할땐 당연히 전기 밥솥이다
전기 밥솥밥이라는게 실패할래야 할수가 없는데
그런데 무슨일인지 밥이 완전 설 익었다
조금이라면 아들이 해 놓은밥 그냥 맛있게 먹어 주겠는데 완전 설익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전기밥솥밥이 이렇게 될수가 있지 ?
평소랑 똑 같이 했는데 ....
이건 좀 심하다 . 못 먹겠는데 ..
그럼 어떻게 해 . 버려 ?
버리긴 .. 며칠간 집을 비운 엄마 아빠 돌아 온다고
아들 녀석이 해 둔 밥을 (전기 밥솥이지만 ...) 버리다니 ...
아들아 기다려라! 엄마가 해결해 주마
보자기 깔고 밥을 찌기 시작했다
설익은 밥을 쪘더니 그냥 저냥 먹을만 한 밥으로 부활
히로 고맙다 . 어떻게 밥을 할 생각을 다 했어 .
엄마 와서 밥 하면 너무 늦을것 같고 ...
저녁엔 히로가 좋아하는 스시라도 먹으로 갈까 했는데
히로가 밥을 해 두는 바람에 스시는 다음으로 미루고 집에서 먹기로 했다
고 2 .. 이젠 엄마 없이도 잘 사는 나이인데도
아들녀석 걱정이 떠나지 않는게 엄마 마음이고
고2 ... 이젠 다 컸으니 지가 알아서 하게 내 버려 두고
이젠 우리끼리(자기야랑 나랑) 놀자는 게 아빠 마음이고
고 2... 나름 다 컸다고 이젠 엄마 아빠 보다 친구가 더 좋지만
그래도 몇일을 혼자 살아보니 엄마 아빠가 그립고
그 그리운 마음을 쑥스러워 표현은 못하겠고
밥이라도 해 둘까 하는게 아들의 마음이고 ...
'나 여기에 .. > 히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에서 사 온 이것 때문에 아들에게 뽀뽀 세례를 받았다 (7) | 2018.09.27 |
---|---|
감기 몸살엔 죽대신 먹은것 ! (11) | 2018.09.17 |
너무 부러운 일본 고등학교 체육제 (14) | 2018.09.08 |
어른들도 즐거운 일본 고등학교 문화제 (4) | 2018.09.03 |
일본 고딩 2년이 보낸 여름 방학 (9) | 2018.08.27 |
일본 고딩의 여름방학 시작은 합숙으로.. (3) | 2018.07.27 |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의 뜨거운 눈물 (15) | 2018.07.17 |
처음 들어 본 일본 고등학교의 조금 이상한 수업 (6) | 2018.07.06 |
고 2 아들의 엉뚱한 생각 (8) | 2018.06.29 |
아들이 한국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 3가지 (17) | 2018.06.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