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가 왔다
멀리 멀리 큐슈의 아마쿠사에서 시이모님이 보내 주셨다
이모님에게 우리집 자기야는 첫 조카이다
아무래도 첫 조카라 정이 더 가는 것인지
아니면 가끔 전화로 안부라도 전하는 조카가 이뻐서인지
일년에 서너번 이모님은 택배를 보내 주신다
20대에 결혼을 하시고 30대 초반에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이모부님을 먼저 보내셨다
이모부님과의 정이 너무 깊어서
30대 초반 꽃 다운 나이에 홀로 되셨지만
현재 70대 초반까지 40년을 홀로 생활 하시고 계신다
그런 이모님에게 전화 안부 전하는 조카가
이모님은 이뻐라 하신다
덩달아 조카 며느리인 나까지도 ...
이맘때면 항상 보내 주시는 따뜻한 남쪽 지방
아마쿠사 특산물인 방깡
작년에 이모님이 방깡과 함께 자두를 조금 보내 주셨는데
그때 내가 전화로 자두는 내가 좋아 한다고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었는데
자두는 미짱이 좋아한다고 이번에 많이 해서 보냈어
역시나 그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하셨다가
이번엔 세 봉지나 보내 주셨다
이건 조카인 우리집 자기야를 위해 보내 주신
데코봉 양갱이다
데코봉(한라봉) 과즙을 넣고 만든 양갱인데
자기야가 어릴적 외갓집에 가면 즐겨 먹었던 추억의 양갱이라고 한다
아마쿠사는 섬인지라 바다가 아주 깨끗하다
바닷물이 깨끗해서일까 천일염이 유명하다
아마쿠사 천일염 사탕도 보내 주셨다
내가 좋아하는 살구
택배가 도착하자 마자 씻어서 한봉지를 다 먹었다
난 약간 단단하고 새콤한 살구를 좋아하다
단단하니 사각 사각 씹히는 식감도 좋아한다
그런데 일본은 더 많이 숙성을 시켜 한국 살구보다 조금 더 물렁하고
물렁하니 식감이 없고 숙성이 된 만큼 새콤함 보다는 달달함이 더 강하다
한국에서 먹던 살구 맛은 아니지만
이모님의 조카 며느리 사랑이라 생각하고 맛있게 먹었다
받기만 하고 가만 있을 내가 아니다
퇴근후 이것 저것 넣어 한상자 만들었다
이모님이 좋아하시는 베이글 빵
아마쿠사는 섬이라서인지 이모님 사시는 곳에는
베이글 빵을 파는 곳이 없다고 하셔서
베이글 빵이랑 머핀, 쿠키 등등 한박스 가득 채웠다
혼자 사시는 이모님에게 한박스의 간식 거리는 너무 많은 양이지만
내가 이렇게 보내 드리면
이모님은 친구와 친척들에게
우리 조카 며느리가 동경에서 보내 줬다 자랑하시며
나눠 드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많이 많이 보내 드리다
이모님에게 보내는 김에 시어머님에게도 한 박스
일년에 서너번 택배를 주고 받고 하는데
택배를 받을때도 기쁘지만
이렇게 보내 드리면 좋아라 하시는 이모님이시기에
보내고도 기쁘다
주고 받고 받고 주고
주고도 기쁘고 받고도 기쁘고 ...
나는야 시이모님에게 귀염 받는 조카 며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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