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타던 차랑 빠이 빠이를 하고 7월 초에 새 차가 우리 집으로 왔었다
새 차가 왔지만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다 보니 어디 가려야 갈 수도 없고
게다가 7월 중순부터 8월초 까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그러다 보니
동네 마트에 갈때 잠깐씩 차를 타는 게 전부였다
우리 집 자기야가 토요일에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다
"바다 보러 가자 싶다"라는 구체적인 드라이브 코스까지 말했다
사실 나는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얼마전 캠프를 가자는 우리 집 자기야의 제안도 나의 망설임으로 결국 없던 일로 했던 터라
당일치기 드라이브까지 거절 할수가 없었다
원래부터 운전하길를 좋아하고 그래서 주말이면 짧은 드라이브라도 즐기던 우리 집 자기야인데
게다가 나의 반대로 캠프까지 포기한 자기야에게 당일치기 드라이브 제안까지
거절할수가 없었다
그런 우리집 자기야가 바다가 보고 싶다는데 그것 마저 차마 거절할수가 없어서
집을 나섰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를 하면서 나는 한숨이 늘었었고
자가 격리가 해제되고는 내가 너무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때때론 마이너스적인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나의 경우 코로나로인한 후유증은 신체적인 후유증이 아닌 심리적인 위축이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집 자기야는 " 어차피 일어난 일에 너무 머리 싸매지 말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며 나를 격려하고는 했었다
오늘은 그냥 우리집 자기야가 하자는대로 따라 나서기로 했다
2시간도 안 되는 곳에 이렇게 시원스런 바다가 있는데도 여길 나올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아직 나에겐 코로나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남아 있는 것 같다
막상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니 자각격리후 꽉 막혀 있던 것 같던 답답함이
확 풀리는것 같다
토요일이지만 여름방학을 끝내고 맞이하는 첫 토요일이어서인지
아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보통 바다에 오면 아이들을 데리고 해수욕을 하러 오는 젊은 부부들이 많은데
오늘은 중년 부부들 그리도 낚시하러 온 아저씨들이 간혹 보일 뿐이었다
겨우 동경에서 2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사람이 없어서 좋긴하다
우리가 드라이브를 갈 때면 항상 따라다니는 우리 집 모꼬짱도
오래간만에 나온 나들이가 좋은지 신이 났다
처음엔 내키지 않았지만 막상 이렇게 나오고 보니 좋다
코로나 이후 조금은 위축되었던 그리고 뭔가 답답했던 기분이 뻥 뚫리는 것 같다
그냥 드라이브였기에 수영할 준비도 없이 그냥 가볍게 나왔었다
하지만 시원스레 밀려오는 파도를 보니 자연스레 신발을 벗어 들고
바닷물 속에 발을 담갔다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돌 해변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작은 돌멩이는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맨발로 해변가를 걸으며 발바닥 지압을 제대로 했다
자갈돌을 밟을떄마다 아팠지만 그 아픔이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바닷가에서 보낸 몇 시간이 모꼬짱에겐 많이 피곤했나 보다
차를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잠이 오면 자면 될 것을 꼭 저렇게 더 이상 못 견딜 때까지 견디는 게 이해가 안 간다
그냥 자면 되는데...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모꼬짱은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모꼬짱은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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