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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어머니와 잘 지내는 법

by 동경 미짱 202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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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 시댁에 왔다 갔으니 4개월 만에 연말연시를 보내기 위해 시댁에 왔다
시댁에 와도 며느리라고  딱히 할 일은 없다
일본 시댁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 일본은 같이
동거를 하지 않는 며느리는 내 집에 방문한 손님이라는 의식이 있는 편이다 . 며느리 방에 이부자리까지 깔아 주신다) 울 시어머니는  직장 생활을 하며 아들 둘을 키운 워킹맘이라 일하는 며느리를 잘 이해해 주신다
평소에 일하고 힘든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 신다
그래도 내가 한국인인지라 가만히 앉아 시어머니의 밥상은 받아먹어도 설거지는 한다 ㅎㅎ
설거지조차도 하지 말라시지만 막상 내가 팔을 걷어 부치면 “ 내가 하면 되니까 하지 말라니까 …”라고 하시면서 슬그머니 뒤로 물러 나신다
아침도 느지막이 일어나 시어머니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 시어머니 장 보러 가신다는데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아니 따라다닌 게 아니라 운전기사 노릇을 했다
그리고 조부모님 산소에 가서 성묘하고 ( 집에서 10분 거리의 시내 중심가에 있는 절에 묘소가 있어서 향을 피우고 왔다. 한국처럼 교외의 산으로 가지 않아도 되니 쉽게 갔다 올 수 있다) 집으로 와서 며느리는 소파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사이 시어머니는 점심 준비

점심도 시어머니가 차려준 밥 먹고 나는 당연히 설거지만 하고 잠시 시부모님과의 수다에 동참한 후
2층 방으로 올라가  낮잠까지 자고 내려왔다 ㅎㅎ
여기까지 보면 막장 며느리 같은데 시어머니와 나는 나름 룰이 있다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시면 내 집이니 시어머니는 손님이니까 아무것도 안 하신다
내가 차려준 식사 하시고 방에 가서 혼자 책도 읽으시고
휴양 오신 듯 편하게 쉬다 가신다
반대로 내가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 집이고 내가 손님이니 시어머니가 식사 준비를 다 해 주신다

마트에 장 보러 갈 때도 룰이 있다
우리 집에 오셨을 때는 내가 계산을 다 한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외식을 해도 내가 다 계산을 하고
시댁에 오면 시어머니가 다 내신다
시댁에 왔을때 외식 같을 때 좀 비싸게 나왔다 싶으면 내가 먼저 화장실 간다 자리를 뜬 후 계산을 하곤 하는데 그러면 시어머니는 뭐라 하신다
“ 나고야 왔을 때는 내가 낸다니까..” 라시며
오늘도 마트에 갔다가 계산대에 줄을 선 후에 나이가 드니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며  화장실 갔다 오시겠다며 혹여나  그 사이 내가 계산을 할까 봐  “이걸로 계산해 ” 하시며 내 손에  돈을 쥐어 주시고 화장실을 갔다 오셨다
내가 한국이다 보니 처음엔 이런 게 멋 적기도 하고 적응이 안 되었지만 이젠 오히려 이게  익숙하고  편하다
시댁에 왔을 때는 시어머니가 식사 준비를 하고 계산을
하심로써 당신이 자식들을 위해 뭔가 해 줬다는 만족감을 드리는 것 같아서 묵묵히 시어머니 룰에 따르고 있다
대신 돌아오는 길에 용돈 드리면 되니까..
그런데 주변 일본 친구들을 보면 매달 부모님 용돈 드리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나  또한 매달 드리지는 않지만 시 아버지 생신 ,시 어머니  생신 그리고 아버지 날, 어머니 날  이렇게 기본 4번에
시댁에 갈 때나 시 부모님이 우리 집에 오셨다 가실 때는
용돈을 챙겨 드린다

일본 친구들에게  이 말을 하면 나에게 대단하다고
뭘 그리 많이 챙기느냐는 반응이다
사실 난 다달이 생활비를 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하다 싶어서 일본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 물어보는데 생활비는 고사하고 생일 때도 선물을 보내는 경우는 있어도 돈을 드리는 친구들은 거의 없었고 어쩌다 준다 해도 만 엔을 넘지 않는다며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많이 드리냐며  대단하다는 반응이라 물어본 내가 머쓱할 정도다

일본사회가 그래서인지 시어머니도 우리가 용돈을 드리면 항상 “ 매번 이렇게 많이 주냐” 며 고마워하시고 미안해하신다
울 동서만 보더라도 시부모님 생신에 작은 케이크 하다 사서 동서는 오지도 않고 시 동생이 케이크만 전해 주고 가는 (그것도 매년도 아니고 가끔 생각나면 ) 정도이다 보니
그래도 얼굴이라도 내 비치고 매 기념일마다 용돈 챙겨 드리는 것만으로도 아주 잘하는 며느리라 생각을 해 주신다
그리고 말이라도 “ 평소에 일 하는데 우리 집 왔을 때 정도만이라도 그냥 푹 쉬라 ” 고 하시니 나 또한 맘 편히 시댁에 올 수 있는 것 같다
나름 이런 룰을 지키며
국적이 다른 일본 시어머니에 한국 며느리이지만 27년간 고부관계로 별문제 없이 나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시어머니는 말은 않으시지만 혹 며느리인 나에게 불만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난 불만 없음 ㅎㅎㅎ

시댁에 와서도 울 모꼬짱은 수액을 맞고 있다
집에서 수액을 놓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
매일 수액을 맞고 있는데
연말연시나 사정에 의해 병원을 갈 수 없을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덕분인지 요즘 기운을 차리고 조금씩 먹고 산책도 나갈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수액을 맞은 후 할아버지 무릎에서 코를 골며 단잠에 빠진 모꼬짱
12 월 초만 하더라도 올해를 못 넘길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요즘 상태를 보면 5년은 거뜬할 것 같다
이렇게 웃으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고 감사한지 ….

히로에게서 전화가 왔다
2일 시험이 있어서 연말이라고 맘 편히 놀 수만은 없다고 …
한국 생활 잘 적응하고 잘 보내고 있다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빠 엄마
모꼬에까지 인사를 전했다


블로그 방문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2025년 잘 마무리하시고 2026년 좋은 기운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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