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에 다닌 지 17년 차다
참 세월이 빠르다
신입으로 입사해 그것도 일본이란 사회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입사를 했으니
업무 익히느라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돌아볼 여유도 없이 그렇게 보냈던
신입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흘러 흘러 어느덧 1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17년이란 시간이 증명하듯 아무것도 모르던 외국인 신입이었던 내가
이제는 우리팀에서 최고 고참이 되어 있다니...
돌이켜 보면 외국인이라고 대 놓고 깔 수 없지만 은근히 까는 애들도 있었던 것 같다
17년 차쯤 되고 나니 외국인이고 뭐고 없다
이젠 내가 팀의 최 고참이고 리더이다 보니
오히려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있으니
나란 여자 출세했네 ㅎㅎ
후배들에게 가끔 선물을 받는다
선물이라 해 봐야 뭐 대단한 건 아니다
휴가 갔다 오면서 그 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사 오기도 하고
오사카 본가에 갔다 온 직원이 오사카 만쥬를 사다 준다거나
엄마가 만들었다며 오렌지 마말레이드나 과일 절임을 받기도 하고
친정 엄마가 농사 지었다는 단 호박도 하나 받고
과자도 받고
여행 갔다가 오미야게로 살구잼도 사 오고
생강 절임 같은 반찬이랑 과자도 받고
가을이 되니 밤까지 받았다
농사짓는 친척 집에서 보내왔다는 샤인 머스킷도 받았다
가끔 이건 뇌물일까 아니면 단순한 선물일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난 단순한 선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내 성격상 이런 걸 받으면 가만있지 못한다
바로 뭔가를 주진 않지만 ( 바로 주면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 같아서 시간차를 두는 편이다)
김치를 담으면 준다거나..
받고 줬으니 뇌물이 아니라 하기도 편하다
뇌물이 아니라 선물이라면
나 사회생활 잘하고 있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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