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회사에서 후배들에게 봉투 몇 개를 받았었다
봉투라...
돈봉투는 아니고 선물봉투 ㅎㅎ
31일까지 근무를 했었기에 선물을 받아서 집에 와서도 내용물을 보지도 않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봉투를 열어 보았다
첫 번째 봉투는 하츠미상
2년차 아직 아직 가르칠게 많은 신입이다
요즘인 라인이다 메일이다 모든 걸 전자 기기로 간단히 해 치우는 시대다 보니
가끔씩 짧은 쪽지 메모지만 직접 쓴 손 글씨를 보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해야 하나
상대를 존중해 주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역시 메일보다는 직접 쓴 손 글씨가 훨씬 더 마음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
한 해 동안 가르쳐 주고 돌봐 주고 고맙다는 인사치레 글이다
하츠미는 남편이 호주 사람인 국제 커플이다
그래서일까
일반적으로 하는 일본 과자가 아닌 외국 과자들이 들어 있었다
왼쪽 검은 상자는 유리꼬상이
오른쪽 녹색 상자는 가즈미상으로 부터 받았다
유미꼬상은 예전부터 연말뿐 아니라 생각나면 가끔 나에게 손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자주 하는 후배다
팥이 가득 든 그리고 팥 앙금 속에 떡이 든 모나카다
팥 앙금 속에 떡이 든 모나카는 먹어 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유명 과자점의 모나카라고 들어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는...
속이 팥 앙금이랑 떡으로 꽉 차 있었다
역시 모나카는 넘 달달하다
일본 과자들은 진짜 많이 달다
그래서 약간 쓴맛이 있는 녹차랑 마시기에 좋다
오른쪽은 가락국수랑 김이랑 뭐 그런 것 들..
가즈미상은 우리 부서의 유일한 남자 직원이다
나랑 동갑내기이지만 내 후배인데 솔직히 말하면 파티시에 소질이 그다지 아니 많이 없는 후배다
솔직히 말하면 있어서 오히려 다른 직원들 다리를 잡는 격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만드는 일보다는 잡무가 더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이게 기술직이다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센스가 없는 애는 실력이 정말 늘지 않는다
늘 그대로다
가즈미상 같은 경우엔 13년차인데 2년차인 하츠미( 맨 위에 언급된 후배) 에게도 뒤지고 있다
보고 있으면 안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걸 모른다
마이 페이스 ... 남이 뭐라 하건 말건 자기 페이스대로 ㅠㅠㅠㅠ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노력이 보여서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 주려고 맘을 쓰는 편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정말 바쁠 때는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나는 일 못 하는 사람은 용서해도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사람은 못 봐주는 스타일이다
뭔 말인고 하니 가즈미상처럼 열심히는 하는데 안 되는 사람은 어쩔수 없으니 넘어 가 주지만
할 수 있는 애가 편하려고 일을 고른다거나 요령을 피우며 안 하는 애는 용납을 못 하는 편이다
그게 내가 늘 후배들에게 말하는
" 일을 못 하는 건 용납해도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싫다!"이다
내가 이런 사고이다 보니 일을 못 하는 가즈미상에게는 내가 좋은 선배일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뇌물로 선물을 준 게 아닌가 싶다 ㅎㅎ
연말에 받은 이것들이 뇌물이냐 아니면 선물이냐..
일단 준 사람들이 모두 나의 후배들이고
일을 할 때 내 지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뇌물이 아닌가 싶다
뇌물이건 선물이건 이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받긴 했는데
그래도 뇌물이 안 되게 나도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를 해야 할까 보다
내일부터 출근이다
욜심히 일 하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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