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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이웃집에서 받은 김치 재료

by 동경 미짱 2021.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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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우리 집 현관문에 걸린 커다란 비닐봉지 2개가 걸려 있었다
누군가 우리집 현관에 걸어두고 간 비닐봉지 2개


비닐봉지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인다
내용물을 보니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아마도 바로 옆집인 가즈꼬상일것이다
가즈꼬상 가족과 우리 가족은 캠프도 함께 가고 함께 바비큐도 하고 그렇게 19년을 이웃으로 살고 있는 친척보다 더 친하게 지내는 이웃사촌이다
가즈꼬 상의 친청은 차로 20분이면 가는 바로 옆 동네다
친정아버지가 취미로 텃밭을 가꾸시는데 그녀가 친정을 다녀오는 날이면 가끔 오늘처럼 이렇게 친정아버지표 텃밭의 농작물이 우리 집 까지 오게 된다
친정아버지가 바리바리 사 주는 채소들을 그녀 가족들이 다 먹을 수 없다며 언제나 나눠 주는데 오늘의 이 채소를 우리 집 현관이 걸어 둔 사람은
아마도 내 짐작엔 그녀일것같다

하나의 비닐봉지엔 커다란 무랑 カブ라고 하는 무 비슷한 채소인데 한국에선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무보다 부드럽고 생으로 샐러드로도 먹고 익혀 서도 먹고 볶아서도 먹고 구워서도 먹고 …
근데 한국에선 본 적이 없는데 뭔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꽤 큰 가부 2개가 들어 있었다
일반적인 가브는 애들 주먹보다 조금 큰데 이 가브는 2배는 더 큰 것 같다

또 하나의 비닐봉지엔 배추 한 포기와 양배추 하나

역시나 가즈꼬상에게서 라인이 왔다
내 예상대로 친정집에서 가져왔고 혹시
벌레가 있을지 모르니까 잘 살펴보라는 내용으로..

오늘 가즈꼬상에게서 받은 채소들을 보니 김치가 딱 떠 오른다
배추랑 무로 뭘 만들지 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건 김치다
얼마 전에 만들어둔 김치가 있으니 당장은 안 만들어 될것 같고 신문지에 잘 싸서 두면 다음번 쉬는 날 까지 두어도 될것 같으니 시간내서 김치를 만들어야겠다


얼마전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배추김치와 무 섞박지가 적당히 잘 익었다
그래서 가즈꼬상 집으로 김치 배달을 다녀왔다
가즈꼬상네는 아이들까지 김치를 워낙 잘 먹어서 가끔씩 김치를 만들면 나눔을 하는데 아주 좋아한다

인간관계가 삭막할 것 같은 일본에서 살면서 운이 좋게도 서로의 집을 오가며 가족 전체가 친척처럼 지내는 한 골목에 사는 이웃사촌이 4집이 있다
예전 같으면 몇 번이나 바비큐를
함께하고 여자들끼리는 티타임도 가지고
지금쯤은 송년회 계획을 세웠을 이웃사촌들인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서로의 집을 오가지 않고 있다
언제쯤이면 예전처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차도 마시고 밥도 같이 먹고 그렇게 지낼 수 있을까?
예전이 참으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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