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추운 2월인데도 우리 집 마당엔 달래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 집 마당이 아무리 햇살 따사로운 정 남향에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2월인데
달래라니..
우리 집 마당에는 달래가 없었었다
몇 년 전 달래를 캐 와서 마당에서 잘래 손질을 했었는데 너무 자잘한 건 손질하기도 쉽지 않길래
그냥 툭 하니 던졌었다
그런데 난 그냥 버린 거였는데 그게 뿌리를 내리고 정착을 하고선 우리 집 마당 식물 가족이 되었었다
예전엔 달래는 그냥 봄나물인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봄에만 나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우리 집 마당 달래를 관찰을 해 보니 봄에도 나고 여름에도 나고 그리고 겨울에도 나더라는..
지역에 따라 기온 차이가 있으니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교적 따뜻한 동경은
우리 집 마당의 달래를 보면 11월 12월 이외에는 항상 있는 것 같다
가을 이후엔 억세서 먹기엔 적당 하지 않지만
마당에서 달래 몇 뿌리를 뽑았다
뿌리가 아주 튼실하다
2월에 마당에서 이렇게 튼실한 달래를 뽑을 수 있다니..
한 줌의 달래를 보니 생각나는 건 된장찌개다
오늘 저녁 메뉴는 고민할 것 없이 간단히 결정이다
바로바로 달래 넣은 된장찌개
매운 청양 고추 하나 썰어 넣고 싶지만 일본에서 그것도 2월에 청양 고추가 있을 리 만무하고
아쉬운 대로 고춧가루 풀어서 매콤하니 끓였다
달래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안 맛있을 수는 없는 법
맛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우리 집 자기야는 냉이 넣은 된장찌개
그리고 달래를 넣은 된장찌개를 아주 좋아한다
이렇게 된장 찌개를 끓여 놓으면 밥 한 공기 뚝딱 해 치우고
밥이 없는데도 된장찌개를 자꾸 떠먹어서 내가 밥 없이 먹으면 짜니까 먹지 말라고 말릴 정도다
오늘도 마당에서 달래를 다듬으면서 가는 건 다시 마당에다
휙 하니 던져두었다
아주 아주 많지는 않지만 올 한 해 된장찌개 몇 번 끓여 먹을 만큼의 달래는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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