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나의 올들어 두번째 생일이다
첫번째 생일은 지난달 음력생일
비 오는 날 히로 떼놓고 자기야랑 둘이서 굴 전문점에 가서
하얀 와인 마시며 분위기를 잡았었다
벌써 한달전 일이네 .. 참 시간이 빠르네 ..
오늘은 양력 생일 이게 내 진짜 생일이다
음력 양력 헷갈리는 일본인 신랑 덕분에 본의 아니게
해마다 생일을 두번 알뜰히도 챙겨 먹고 있다
오늘 외식은 내 생일이니까
한국인 마누라를 위해 자기야가 한국식당으로 가자고 ..
메뉴는 한국식당인데 주인장은 일본인인듯 하다
맘 같아서는 신오쿠보에 있는 코리안 타운가서
제대로 된 한식을 먹고 싶지만
주말인 오늘 난 근무였기에 멀리 신오쿠보까진 못가고
울 동네에서 가까운 집으로 ..
돌솥 비빔밥이 맛있다
하긴 비벼서 안 맛있는게 어딨어
게다가 남이 해 주는 밥은 뭐든 맛있는 나란 여자
입 맛 맞추기 넘 쉬운것 같다
나물도 먹고
고기도 조금 굽고
떡뽁이도 한 접시
생각보다 꽤 맵다
그런대로 먹을만 한데 떡이 좀 딱딱하다
떡뽁이는 역시 집에서 내가 만든게 더 맛있다고
자기야랑 히로가 결론 내렸다
히로가 집에 와서 편지 한장을 건낸다
매년 히로는 엄마 생일땐 이렇게 손편지를 준다
엄마 생일 축하하고 올해는 고교 입시등
자기에겐 중요한 일이 많은 한해였는데
그 와중에도 엄마의 애정을 느끼고 어쩌고 저쩌고 ..
가족을 위해서 매일 매일... 엄마의 사랑이 .....
마지막 테스트 기간이라 시간없어 선물 못 샀는데
테스트 끝나면 선물 준다고 ...
역시 손편지의 힘은 큰 것 같다
요즘 사춘기인 히로 예전에 비해 무뚝뚝하니 굴더니만
이렇게 편지론 고맙다 사랑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을 한다
히로에겐 매년 몇번의 편지를 받는다
1년에 한번은 반드시 편지를 받는데 그게 바로 생일날 받는 편지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두번은 나랑 크게 한판 했을때
화해를 위한 편지이다
아무리 나랑 크게 한판을 해도 자기가 잘못 한게 아니다 싶으면
히로는 절대로 편지를 쓰는 일은 없다
자기가 잘못한것 같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엄마에게 사과를 해야 하겠다 싶을때
싸움의 후라 서먹서먹하니 아무래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하니
편지로 엄마에게 화해를 요청할 경우다
한바탕 하고 괘씸해서 씩씩 거리다가도
아들녀석에게 손편지를 받으면 만사 오케이
언제 토닥 거렸니 하고 하트 뽕뽕이다
사실 1년에 한번 반드시 받는 생일날 편지는
앞으로도 쭈욱 며느리를 보고서도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받는 편지는 사양 하고 싶다
물론 히로의 사과 화해의 편지이긴 하지만
그 편지를 받았다는건 터닥 토닥 싸웠다는 말이니까 ...
근데 사실 난 가끔 토닥 토닥 거림도 필요 한것 같다
토닥 토닥 거린다는 자체가 관심이 있으니까 생기는 일이니까
무관심 이면 부딪힐 일도 없고 그 토닥 거림도 없을테니까
이렇게 또 난 한 살을 더 먹는 구나
좋은건지 나쁜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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