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아무리 바빠도 꼭 만나야 할 반가운 사람
그래서 내가 쉬는 날인 크리스마스인 25일 우리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만난 반가운 사람 메구미짱이다
10여년만의 만남이다
메구미는 초등 3학년때부터 6학년 졸업할때까지
4년간 내가 한국어를 가르쳤던 제자다
매주 한번씩 초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칠때 만난 학생중 한명이었다
그때 가르쳤던 학생이 40여명쯤 있었는데
대부분은 한국계 학생이었는데
(부모나 아니면 조부모 어느 한 쪽이라도 한국인인 아이들이었다)
메구미짱은 부모가 일본 사람이고 한국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데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이 나는 아이다
처음에는 부모의 권유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중학교를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며
유학을 가기 위해선 일주일에 한번 수업이 부족하니
나에게 개인교습으로 수업을 받고 싶다고 해서
한국어 교실과는 별개로 개인교습으로 1여년간
한국 유학 가기 위한 특별 수업을 했었다
그때 내가 메구미짱에게 물었었다
초등 6학년이면 아직 어린데 부모 곁을 떠나
혼자 아무 연고도 없는 그것도 일본도 아니고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는게
본인의 의지인지 아니면 부모의 권유인지 그리고 두렵지 않은지 ..
둘다라 했다
부모의 권유도 있었고 본인도 희망한다고
그리고 두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가고 싶다고 했었다
결론은 기숙사가 있는 서울의 사립중학교에 무사히 유학을 떠났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린 메구미짱의 결단이
얼마나 용기 있는 결단인지 대견 스럽기만 하다
히로가 고등학교 입학한후 고 1때 8개월간의 미국 유학 기회가 있었다
나는 미국 유학을 강력 추천을 했고 설명회까지 다녀 왔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히로가 가고 싶지 않다고 했었다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싫다고
그리고 8개월 유학을 마친후 일본으로 돌아 왔을때
친구들은 고 2로 진학을 하는데 본인은 고 1을 한번 더 해야 하니까
친구들이 선배가 되는게 싫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내 생각엔 그것도 이유중 하나겠지만
혼자 미국으로 간다는게 두려웠던 것도 큰 이유중 하나였던것 같다
고등학생인 히로도 홀로 떠나는 유학을 두려워 했는데
초등 6학년에 한국 유학을 결정한 메구미짱이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단했던거구나 싶다
그후에 두어번 메구미짱에게서 편지를 받은적이 있었다
아주 유창한 한국어 편지를..
메구미짱에게 받는 한국어 편지는 정말 감동이었고
그런 메구미짱의 한국 유학을 도왔다 생각하니 뭉클하고 감동 적이었었다
그런 메구미짱이 이번에 설 연휴를 위해 일본에 온 김에
나를 만나러 온 것이다
10여년만에 만난 메구미짱을 몰라 볼뻔 했다
하긴 초등 6학년때 마지막으로 보고 10여년 만이다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의 모 대학에 진학해 현재 3학년 ..
아가씨가 되어 만났다
이렇게 커다란 선물을 들고 ..
일본 사람들은 방문을 할때 작은 과자를 선물로 들고 오는게 대부분인데
이건 커도 너무 크다
아니 뭘 이렇게 큰 걸 사오고 그래
그냥 와도 되는데 ..
김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서요
조금 유니크하게 ㅋㅋㅋ
제 고마움이 이 선물만큼 크다는 걸 알려 드릴려고
큰 걸로 사 왔죠 ㅋㅋ
10여년의 세월이 길긴 길었나 보다
아니면 한국이라는 환경이 그녀를 변화 시켰나?
무슨 말이냐 하면 내 기억 속의 초등학생 메구미는
농담이라고는 모르는 말이 없고 수줍움이 많은 조용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10여년 만에 나타나
이런 농담을 하는게 영 낯설다
메구미 말대로 유니크한 선물이다
졸업하면 어떻게 할것인지 일본으로 돌아 올것인지를 물어 보았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니
한국에서 취업하고 한국에서 계속 살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
어린 나이에 10여년을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이제는 일본 생활이 오히려 낯설다고 했다
성인이 되어 일본에 와서 오히려 일본 사회에 잘 적응을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
게다가 친구도 전부 한국인이고 하니 일본에 오면 너무 외로울것 같다고 한다
메구미의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게
솔직히 나도 너무 오래 한국을 떠나 살다보니
이제는 일본 생활이 더 익숙하고
한국에 가면 오하려 내가 이방인듯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성인이 되어 일본에 와서 살아도 이런데
감수성 예민할 중학교때부터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살았으니
정신세계는 완전 한국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런 대단한 아이를 가르쳤구나 생각하니
너무나 뿌뜻하다
메구미랑 헤어지면서 나눈 말
근데 메구미가 나 보다 한국말 더 잘 하는것 같아
에이 선생님은 무슨 농담을 ..
아니 이건 농담이 아니라 100% 진심이야
반성하고 나 이제부터 한국어 공부 해야 할까 봐
근데 ... 이 대화는 진심이다
한국어도 한국이지만 한국 사회를 나 보다 더 잘 아는 일본인 제자
서울 지리를 나 보다 더 잘 아는 일본인 제자 ..
내가 오히려 이제는 제자에게 한국에 대해
배워야 할 것 같다 ..
자랑스럽다 메구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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