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일석이조 봄나들이

by 동경 미짱 2020. 4. 5.
반응형
728x170

동경 변두리에 살고 있다 

동경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꽤 크다 

 23구는 도심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동경 그 모습을 생각하면 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포함  23구 이외 지역은  

말이 동경도이지 동경의 위성도시나 마찬가지다 

행정구역상 동경도인 우리집은 동경 중심지인 

신주쿠나 시브야에 갈려면 전철 타는 시간만  40분에서 45쯤 

걸리는 변두리이다 

변두리이다 보니  장점도 많다 

일단 공기 좋고 공원도 많고  자연이 아주 아주 풍부하고 

동경도의 북지를 누리며 전원 생활을 누릴수 있는 살기 좋은 곳이다 


울 회사에 작년에 한국인 윤짱이 입사를 했다 

같은 회사라곤 하지만 하는 일이 달라서 

일주일에 한두번 얼굴을 보는 정도이다 

언젠가 윤짱에게  내가 미나리 있는 곳을 알고 있다고 했더니

그날  이후 윤짱이 보채기 시작했다


 언니 나 그런거 너무 좋아해요 

꼭 데려가 주세요 


그래서 기회를 보다 금요일에 다녀왔다 

내가 알고 있는 야생 미나리 밭은 두 곳이다 

한 곳은 진짜 울 동네다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 

그리고 또 한곳은  사실은 옆 동네다

차로 25분 가야 하는 강가이다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는걸 많이 자중 하고 있던터라 

이왕이면 바람도 쇨겸 차로 25분 거리인 옆 동네로  가기로 했다 

그 곳은 미나리 채취뿐 아니라 

이것 거젓 볼것도 많은 곳이라서 ..


그 볼것중 하나는 바로 벚꽃! 



나의 비밀 장소답게 사람들도 별로 없고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지난주 동경은  엄청 많은 눈이 내렸던터러

혹 벚꽃이 다 져 버렸을까 살짝 걱정을 했는데 

내 걱정은 무용이었다는 ..




바람이 불때마다 만발한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게 

드라마라도 한컷 찍고 싶을만큼 아름다웠다 

윤짱이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두 손 가득 담아들고 

나에게 뿌리며 


 언니 나 잡아 봐라 

 야 ! 너 무슨 영화찍냐


말은 그리하면서 윤짱의 나 잡아봐라에 

같이 동참을 하며 토끼마냥 깡총 깡총 뛰어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중년 아줌마 둘이서 참 유치한 짓을 한것 같다 

한참을 벚꽃 나무아래를  거닐며 

뛰어 다니며 스트레스를 풀고 

본격적인 나물 캐기를 위한 나의 비밀 장소인

안으로 안으로 사람들이 없는 으슥한 곳으로 

윤짱을 데리고 갔다 



벚꽃이 한참 안쪾인 이 곳 까지 강물따라 흘러 와 있었다 

물위에 떠 다니는 벚꽃잎도 참 이쁘다 




물이 넘 맑고 깨끗하다 

천지에 미나리,  쑥 , 달래 , 머위까지 

널리고 널렸다

일급수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크레송(물냉이)도 천지에 널렸다

 



언니 ! 대박 ! 어떻게 이런 곳을 알았어

 처음 이 곳을 안건 히로가 유치원때니까 

아주 오래 전이야 

히로가 낚시를 좋아해서 매년 왔었는데 

미나리가 있는줄은 몰랐었어 

십몇년을 모르고 있다가

4년전쯤인가 우연히 미나리가 내 눈에 딱 보이는거 있지

미나리가 눈에 보이니까 그 다음에 

머위도 보이고 심지어는 크레송(물냉이)도 보이는거야 

물냉이는 한동안 그게 물냉이인줄 모르고 물풀인줄만 알고 있다가 

최근에 그게 물냉이인줄 알게 된거야 

이 장소 진짜 비밀인데 윤짱에게 특별히 알려 주는거야 

 언니 땡큐 

언니 진짜 여기 대박이다 

 



미나리랑 쑥이랑 머위랑 물냉이랑 달래를 따 왔다 



쑥은 삶아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쑥떡용으로 ..



집에 오자마자 나물을 다듬고 

삶고 무치고 ...


저녁에 윤짱에게서 연락이 왔다 

 언니 우리 또 가자 

 오늘 많이 땄잖아 

 그거 얼마나 된다고 

삶고나니 한주먹 밖에 안되는데..

언니 또 언제 갈까?


윤짱 아주 신이 났다 

사실 올해는  코로나다 뭐다 속 시끄러워서 

우리집 근처에서만 미나리를 뜯고 

이웃 동네인 이 곳엔 올 생각이 없었다 

윤짱이 어딘지 가르쳐 달라는 김에 어차피 나서는거 

바람도 쇨겸 기분 전환도 할겸 하고 나섰는데 

하루가 너무 즐거웠다 

한적한 곳이라 사람들도 거의 없고 

그래서 맘 놓고 벚꽃 구경에 "나 잡아봐라 " 놀이를 하며 

깡총 깡총 뛰어 다니기도 했고 

물이 맑고 깨끗한  아무도 없는 곳 

무공해 나물들 가득가득 캐왔고 ...


요즘 외식을 자제하고 다들 잡 밥을 해 먹어서인지 

채소들이 엄청 가격이 올랐다 

아이가 셋인 윤짱이 하는말 

 언니 이제 반찬 걱정 안 해도 되겠다 

가족이 다섯이다 보니 반찬값이 장난이 아닌데 

이제 풀 뽑아 먹고 살지 뭐

언니 또 언제 갈까?


글쎄.. 또 언제 갈까?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