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이 후따닥 꿈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아무리 가까운 일본이라지만 오는 날 하루 가는 날 하루 빼고 나면 정작 4일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다
예전에 한국에 갈때면 고추장 된장을 비롯 바리바리 사 들고 들어 왔는데 요즘엔
별로 사 들고 오는게 별로 없다
요즘 일본은 웬만한 건 다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서 사는것 보다 조금 비싸기 하지만 무겁게 고생 고생하며 들고 들어 올 바에야
편하게 일본에서 사는 걸 택한다
예전에야 살 수 없어서 귀해서 하나라도 더 사 들고 들어 올려고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한국에 가면 꼭 사 들고 오는게 있다
그건 바로 인삼이다
우리집 두 남자가 삼계탕을 좋아해서 자주 끓여 먹는다
일단 대추랑 인삼이랑 마늘만 들어가면 대충 삼계탕 비슷한 흉내를 낼수 있으니
인삼은 꼭 한국에서 사 온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갈때마다 꼭 가는 곳이 있다
그 곳은 바로 서문 시장이다
비가 추적 추적 내렸던 지난 화요일 서문 시장엘 갔다
내가 서문 시장에 갈때면 언제나 엄마랑 아빠랑 함께였는데 이번엔 아빠는 병원에 입원 하셨다 퇴원 한 다음날이었기에
엄마 아빠는 집에서 쉬시라고 나 혼자 후다닥 가서 인삼만 사 들고 오겠다고 했더니
아빠는 굳이 서문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인삼 살 곳은 많다며 가지 말라 하셨지만
20년 넘게 한국에 올때면 항상 가던 서문 시장인지라 바람도 쇨겸 다녀왔다
비가 오는 평일 오전 시간대라서인지 아직은 한산했다
내 목적은 인삼인지라 바로 인삼 가게로 고! 고 !
무사히 인삼을 손에 넣었다
일본에서 왔다고 하니 인삼 캔디 한 봉지를 선물로 주셨다
일본에서 관광객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
일본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서울이랑 부산인 걸로 아는데 대구는 인지도가 낮아서 잘 모를것 같은데 ...
서문시장의 씨앗 호떡이 유명하다고 해서 사 먹어 봤는데 솔직히 대 실망이었다
씨앗 호떡이라 했는데 먹어도 먹어도 씨앗 나오지 않고 밀가루만 가득
절반까지 먹고서야 씨앗 같은게 쬐끔 나오는 정도였다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속을 꽉 채운 씨앗 호떡이 더 좋을 것 같다
정말 대 실망!
이럴 줄 알았음 그냥 옛날 호떡을 먹는 건데..
서문 시장 오기 전날 저녁이었다
TV에서 세계의 시장 먹거리란 걸 했는데 서문시장의 핫 도그가 나왔었다
빵가루가 아닌 라면 땅을 입혀서 튀긴 라면땅 핫도그가 소개되길래
내일 서문 시장 가는데 먹어야지 했었다
넓고 넓은 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너무 쉽게 찾았다
서문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발견을 했다
라면 땅을 입힌 핫도그라..
핫 도그 맛이 다 그게 그거인지라 다른 핫도그와 다른 큰 차이점은 없었다
하지만 식감은 진짜 내 취향!
바삭바삭 잘 튀겨진 라면 땅의 식감이 오도독오도독 과자를 먹는 것처럼 좋았다
핫도그도 핫도그지만 이 집 아주머니가 너무 친절하셨다
활짝 웃는 얼굴이 너무 기분이 좋았고 이 아주머니 때문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핫도그도 핫도그지만 아주머니가 짱!
내가 서문시장에 가면 꼭 먹는 게 있다
바로 칼국수다
하지만 이번 서문시장 방문에선 칼국수를 먹지 않았다
엄마가 차려 준 엄마표 밥상으로 아침을 먹었는 데다가 너무 실망스러웠던 씨앗 호떡이랑
너무 만족스러웠던 라면 땅 핫도그를 먹어서 칼국수도 먹고 싶었지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칼 국수는 다음으로..
서문 시장을 뒤로하고 돌아 서려니 아쉬워서 찹쌀 도넛을 샀다
전날 검색을 했을 때 한 팩에 5000원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시장 안에서 도너츠 집이 보이길래
한팩 주세요 하고 얼마예요 물으니 만원이라네..
가격이 올랐나 하고 사 들고 나오는데 시장 입구 쪽에도 도너츠 집이 몇 집 있었는데
입구 쪽 집은 전부 5000원이었다
나 바가지 쓴 거? ㅠㅠㅠ
바가지 쓴 건 어쩔 수 없지만 배로 바가지 쓴 건 좀 심했다 ㅠㅠㅠ
5000원짜리랑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라고 생각 하기로 했다
집에 들고 왔더니 동그랬던 도넛이 찌그러져서 납작해졌다
찌그려져도 맛은 똑같겠지
꽈배기 도넛 하나는 덤으로 주셨다
다음번에 한국 올 때는 서문시장에서 칼 국수를 꼭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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