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자인지라 쉬는 날에는 며칠간 먹을 밑반찬 몇 가지 만들어 둔다
우리 집 자기야의 도시락도 매일 만들어야 하니까 밑반찬이 없으면 곤란하다
우리 집 자기야 도시락 만들기는 결혼 후 줄 곧 해 온 일이라 딱히 어렵다거나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가끔 만드는 도시락이라면 신경을 써서 멋 드러지게 만들어 주겠지만
26년간 매일 매일 만드는 도시락이다 보니 그냥 집에 있는 밑반찬 몇 가지에
고기나 생선 같은 메인 반찬 한 가지만 있으면 되니까 뭐 어려울 것도 없다
요즘엔 채소들이 제철이라 나물 몇 가지를 만들었다
부추 넣고 매콤하니 무 생채를 무치고
콩나물도 무쳤다
일본엔 콩나물 종류가 크게 3종류가 있다
대부분은 녹두 콩나물로 가격이 엄청 싸고 한국에서 먹는 대두 콩나물은 녹두 콩나물의
3배 정도 더 비싸고 팔지 않는 슈퍼도 많다
비싸지만 한국식 대두 콩나물을 사다가 콩나물도 무치고
아쉽지만 일본에는 애 호박이 없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
애호박이 없는 대신 주키니는 있으니까 오늘은 스키니를 볶았다
무가 꽤 큼직해서 반개는 무 생채를 무쳤고 남은 반으로는 무나물을 볶았다
우리 집 자기야는 무 생채보다는 무나물을 더 좋아한다
난 당연히 무 생채를 더 좋아하니까 무 한 개를 사면 항상 반은 생채로 반은 나물로 볶아 먹는다
어쩌다 보니 나물 종류만 만든 것 같다
우리 집 자기야 도시락 반찬을 뭘로 할까 고민도 잠시
그냥 비빔밥으로...
고기 볶아 둔 게 있고 해서 재료를 보니 비빔밥이 딱 떠올랐다
아침에 계란 프라이 하나 구워서 올려 주었다
점심때 비빔밥이 맛있었다며 라인을 보내왔다
별 것 없이 그냥 맛있게 잘 먹었다는 간단한 메시지 하나지만
매번 이렇게 표현을 해 오니 도시락을 안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아마도 이 남자의 작전에 내가 놀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런 메사지 하나에도 기분이 업 되는 나란 여자
참 쉽다 ㅋㅋㅋ
게다가 게다가 오늘은 립서비스로 한마디 더 들었다
퇴근해서 저녁밥을 먹으면서 우리 집 자기야가 던진 한 마디
자기야 : 회사 사람들이 내가 도시락 뚜껑을 열면 전부 쳐다봐
오늘은 어떤 도시락인가 궁금해해
나 : 도시락 많이들 가져오지 않아
자기야 : 그렇긴 한데 나처럼 제대로 가져오는 사람이 별로 없지
애들 도시락 만드는 김에 덤으로 만들어 오는 사람이 그나마 잘 가져 오는 편이니까
그래서 다 들 내 도시락을 부러워해
아이사이벤또(愛妻 도시락 ) 라면서..
아이사이 벤또 愛妻 부인의 사랑으로 만든 도시락이란 말이다
특히 오늘은 비빔밥 도시락이라서 다들 부러워했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기분은 좋다
내일은 또 뭔 도시락을 만들어서 우리 집 자기야 기를 살려 줄까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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