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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미역국도 없는 내 생일상

by 동경 미짱 202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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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은 2개다 

일본에 살면서 내 생일은 2개다 

모든 일본 사람들이 생일로 하고 있는 양력 생일과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과 친구들이 늘 챙겨 주던 나의 음력 생일 

처음 일본에 와서도 몇 년간 음력으로 생일을 챙겼는데 

매년 바뀌는 생일을 챙기는걸  우리 집 두 남자가 어려워하길래 그럼 양력으로 하자며 

양력 생일을 쓰고 있다 

11월인 내 양력 생일은 영 적응이 안 된다 

내 생일은 (음력)추워야 하는 12월인데  아직은 따사로운 11월의 양력 생일은 내 생일이 아는듯하다 

지난 내 양력 생일을 모르고 하루를 보냈다 

퇴근 후 선물 꾸러미를 보고 생일이었다는 걸  알았고 저녁은 외식으로 생일상을 대신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나의 진짜 생일인 음력 생일이 돌아 왔다

미역국이라도 끓여 먹을까...

생일이라고 꼭 미역국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미역국 생략! 

 

 

부침개 한 장 부치고 

떡볶이를 만들고 

그렇게 차려진 나 홀로 생일상은 

떡볶이오 부침개 한 장이었다 

우리 집 두 남자에게는  오늘이 내 생일이 아니니까 

나 혼자만의 생일상이다 

매년 찾아오는 생일이 뭐 별거인가 싶지만 또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면 섭섭한 게 생일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내 손으로 미역국 끓여 먹기는 싫고 그냥 먹고 싶은 거 먹으며 자축하기로 했다 

지난주부터 회사 일이 바빠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우리 집 두 남자에게는 미리 선언을 했다 

" 크리스마스 까지는 나는 없는 셈 치고 나에게 기대도 하지 말고 각자 알아서 챙겨 먹어라 "

12월은 내가 얼마나 바쁜지 잘 알고 있기에 자기들 걱정은 말란다..

 

결국 올해 내 생일상에는 미역국이 없다 

부침개 한 장이랑 떡볶이뿐인  너무나 단출한 내 생일상!

오래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ㅎㅎ

이렇게 또 한 살을 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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