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아들이 매일 보내 온 사진들

히로는 지금 친구들과 베트남 여행 중이다 

친구들과의 6일간의 베트남 여행 ...

히로의 고교 졸업 때는 코로나 때문에 졸업여행도 없었다 

때가 때인 만큼 어쩔 수 없었지만 잔뜩 기대하고 있었던 친구들과의 졸업 여행을 포기한 게 

영 맘에 걸렸었나 보다 

그 후 친구들과 여행을 가곤 했지만 애초에 졸업 여행을 함께 갈려고 했던 

고교 친구들은 각자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는 바람에 다 함께 가는 여행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에 전부 다 함께 가지는 못하지만 여건이 되는 친구들끼리 

그때 못 갔었던 여행을 베트남으로 간 것이었다 

 

베트남으로 떠난 날 

잘 도착했다는 연락도 없더라..

하긴 요즘 애들이 그것도 사내 녀석이  엄마한테 연락을 자주 하는 애들이 얼마나 되겠나 

당연한 것인 것을...

 

그런데 히로에게서 사진이 왔다 

그런데 보낸 시간이 새벽 2시 

아이 얘가 정신이 있나 없나 

다음 날 출근 해야 하는 엄마에게 새벽 2시에 사진이라니...

메시지는 단 한마디도 없이 새벽 2시에 사진만 몇 장 투척! 

사진으로 보아하니 재미있게 잘 놀고 있나 보다 

그리고 다음 날 또 사진을 보내 옴 

그래도 이번엔 새벽 시간이 아니다 

다음 날 또 사진을 보내 옴 

사진으로 아들 녀석의 무사함을 확인 

다음 날 또 보내옴 

다시 새벽 시간 

얘들은 잠 도 안 자나 보다 

매일매일 사진을 보내 옴 

중간중간 메시지도 있다 

프랑스 식민 지였었던 과거 때문인지 빵이 맛있다나 어쩐다나..

 

마지막 사진 

이제 히로는 집에 돌아오는 중이다 

 

나는 여자 아들은 남자

남녀의 차이인지 아니면 나는 꼰대 아들은 신세대 세대 차이 때문인지 

솔직히 평소에 히로랑은 사이가 좋다가도 가끔 다투기도 한다 

내가 좀 고지식한 건 인정하지만 히로를 이해 못 할 때가 많다 

우리 집은 부자간 사이는 좋다 

아버지와 아들이 다투는 일은 거의 없다 

다툼이 있다면 엄마와 아들의 다툼이다 

그런데 같이 붙어 있으면 다투는데 떨어져 있으면 사이가 엄청 좋아지고 애틋하다 

이게 내가 생각해도 참 웃긴다...

작년에 히로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3주간 합숙을 가서 떨어져 있었을 때도 사이가 엄청 좋았었다 

매일 라인으로 안부를 묻고 그날일을 이야기하고 

3주간 정말 애틋한 모자 관계를 유지했건만 

3주간의 합숙을 마치고 집에 온 다음날 말다툼  ㅠㅠㅠ

우리 집 자기야가 그랬었다 

어째 둘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냐고...

그러니까... 왜일까?

히로랑 나랑 궁합이 안 맞는 건가?

붙어 있으면 토닥토닥 싸우고 떨어져 있으면 애틋하고  참 이상한 관계다 

이번 6일간의 베트남 여행 중에도 히로는 딱히 긴 메시지는 없었지만 매일 사진을 보내왔다 

아마도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메시지였을 거다 

내일이면 히로와 7일 만에 얼굴을 맞댄다 

이번엔 싸우지 말아야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