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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눈 폭탄 맞은 다음날

by 동경 미짱 201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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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에 올 들어 첫 눈이 내렸다 

첫눈 하면 괜시리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그런데 올 겨울 동경의 첫눈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눈 폭탄이었다



같은 일본이라도 북쪽인 나가노나 북해도 같은 곳이라면 

눈이 익숙해서 이 정도 눈은 눈썹하나 깜짝 하지 않겠지만 

1년에 제일 추운 날에도 영하로 안 내려가는 따뜻한 동경은 

눈에 아주 취약하다 

10센치 정도만 내려도 교통 마비에 난리 난리 눈 난리를 치르는 곳이 

바로 동경이다 

이번 눈으로 인한 교통사고만 하루만에 740건이라니 

얼마나 동경 사람들이 눈에 약한지 몇년만에 한번씩 이렇게 

눈 폭탄을 맞으면  난리가 난다 

이번 눈은  동경 중심가에도 20센치 

울 집 같은 변두리는 25센치 이상의 눈이 내렸다 


이렇게 눈 다운 눈이 내린건 4년만이다 

4년전 눈 폭탄을 맞았을때 아침에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설려는데 

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눈이 많이 내려  밖으로 밀어 여는 우리집 현관을 눈이 가로 막아서였다 

눈 때문에 집안에 갇혀 버린 상황 

결국 뒷마당 쪽 미닫이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탈출을 했었다




그렇게 한번 경험을 해 본 터라 이번엔 눈이 내리는 동안 

서너번 정도 현관 눈을 치웠었다

눈 때문에  집안에 갇힐수는 없어서 ..





현관에서 주차장까지만 이렇게 길을 터 두었다 


저녁에 자기야 퇴근후 저녁 먹고  앉아 

테니스광인 울 자기야 녹화 해 둔 정현이랑 조코비치 경기를 보는가 했는데

갑자디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한참을 돌아 오지 않는 울 자기야 

밖에 나가보니 눈을 치우고 있다 

밤 10시에 


 


 이 밤중에 꼭 눈을 치워야 해 

지금 10시가 넘었어 

 지금 치워둬야지 아침에 출근인데  치울 시간 없잖아

그래도 시간이 지금 10시인데 

언제 다 치울려고 그래 

 누가 우리집 앞에서 넘어지거나 사고 나면 안되잖아 

치울수 있을때 치워야지 ..



자기야 혼자 저러고 있는거 맘 약한 착한 마누라인 나 

모른척 할수가 없다 

결국 나도 삽질을 했다 


우리가 삽질을 하고 있는 동안 옆집 오까야스네도 그 옆집 다무라네도 

한 밤중 눈 치우기 작업에 동반 

가벼워 보이는 눈 쌓여 있으니 왜 이리 무거운지 ..



2시간 가까이 작업을 하고 나니 팔다리가 후들 후들 

하지만 눈은 싹 치워졌다 

다음날 아침 학교 등교길 출근길 넘어질 일은 없을것 같다 

차 한대 지나다닌 정도의 넓이로 치웠으니 

적어도 누가 우리집 앞에서 사고 날 일은 없을듯 하다 




출근해서 돌아 와 보니 



그 사이 다른 집들도 깨끗하게 눈을 치워 두었다 

25센치 쌓였던 눈은 골목 양 옆으로 ..

누가 하라고 안 해도 하자고 안 해도 

이렇게 다 들 나와서 집 앞을 치워주니 많은 눈이 내렸지만 

넘어질 걱정 없어 좋다 




울 골목 주민들 눈에 익숙허지 않기에 

오히려 눈이 오면 더 적극적으로 눈을  치운다 

각자 자기 집 앞만 치워도 이렇게 편하고 좋은것을 ..

그나저나 눈치우기 2시간 정도 했다고 삭신이 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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