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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한국 며느리가 일본 시어머니에게 사랑 받는 이유

by 동경 미짱 2018.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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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 center;">아침 4시 30분 집을 나섰다 

발걸음도 마음도 무거운 시댁을 가기 위해서 ...

왜 발걸음도 마음도 무겁냐고?

아직 잠자는 히로의 얼굴도 못보고 그렇게 집을 나섰다 



집집마다 가풍이 다 다르고 사람의 취향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울 시댁은  며느리로써 가기 싫은 불편한 시댁은 아니다 

일본 시어머님은 며느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으신다 

밥도 시어머님이 다 만드시고   세탁기도 시어머님이 돌리고 

욕탕 청소까지 시어머님이 다  하시고 며느리인 나 보고는 앉아서 쉬어라  하신다 

기껏 해야 며느리인 내가 시댁가서 하는일은 

설것이 정도 (설것이도 할때도 있고 안 할때도 있다) 

그리고 다 마른 빨래 걷어서 개는 정도가 시댁가서 하는 일의 전부다 

그리고 며느리의 가장  큰 업무는 일본 시어머님 상대로 수다 떨기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 들어 드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해 드리기이다 



새벽 5시쯤 시댁 가는 길의 하늘 

이쁘다 ! 

이번 시댁 나들이도 이 하늘 처럼 이쁜 기억만을 가지고 와야지 .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커피 없이 못 사는  울 자기야 세븐 일레븐에 들려 모닝 커피 한잔 

한국 편의점 커피는 내가 안 마셔봐서 잘 모르겠다만 

일본 편의점 커피는 값도 싸고 그 값어치 이상을 하는 맛이다 


일본의 대동맥인 도메이 고속 도로를 쌩쌩

날씨가 참 좋다  

남들은 동경쪽으로 귀경하는 시기에  역으로 지방으로 내려 가니 

추석 연휴라곤 하지만 정체 없이 쌩 쌩이다 

오른쪽으로 후지산을  바라보며 시즈오까에 들어서 한참을 달리는데 




갑자기 퍼붓는 비 

그냥 비가 아니라 마치 양동이채로 갖다 들이붓는 듯한 엄청난 폭우 

와이퍼가 열심히  움직여 주지만 앞이 안 보인다 

앞 차가 형태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

너무 놀라서 자기야는 차선을 바꿔 속도를 줄였다 

자기야가 위험을 느낄정도라고 말 할 정도로 엄청 퍼 붓는 비 

이대론 위험 할것 같아서 가장 가까운 휴게소로 아침 식사도 할겸 

잠시 비를  피하기로 했다



아침 7시 ..

이런 이런 아직 식당 문을 열지 않았다 

시댁에 올 준비하느라  그리고 집에 혼자 남을 히로의  며칠간 먹을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느라

정신 없이 바빠서 어제 저녁도 굶었는데  자기야 나 배 고프다 

배 고픈 나에게 밥을 달라고  ㅠㅠㅠ



편의점의 공장표 오니기리가 아닌 

직접 만든 手作り(직접 만든) 오니기리 가게를 발견 

 




오니기리 2개랑 삶은 달걀 하나 그리고 일본 된장국인 미소시루 한 사발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비가 좀 약해졌다 싶어 다시 시댁으로 고! 고 ! 

그런데 다시 세차게 쏟아지는 비

그나마 자기야가 운전을 했으니 다행이지만 아마도 내가 운전을 했다면 

난 운전을 포기했을것 같다

앞이 안 보일 정도의 엄청난 비를 뚫고 드디어 시댁에 도착하니 

이런 이런 ! 시댁은 거짓말처럼 비 한방울 오지 않았더라는 ......


시댁까지 오는 길이 참으로 멀고 험난 하게 느껴졌다는 ...


시아버지가 내려주신 커피 한잔을 마시며 모처럼 만난 

시부모님이랑 안부 인사를 나눴다 

울 시동생은 시댁과 1시간 거리의 바로 옆 시에 살고 있다 

 슌(울 시동생 이름)은 왔다 갔어?

 아니 안 왔어.

지금 둘이서 오스트리아 여행갔어 


나의 속마음 : 헐 ... 진짜 팔자 좋은 며느리는 따로 있네 ..


 아이짱(어머님의 둘째 며느리다) 이 가고 싶다고 한다고 해서 가라고 했어

저거 둘이서 사이 좋게 잘 살면 되지뭐 ..


그럼요 ... 어머님 말씀이 정답이죠 ...


그런데 .. 여기서 윗동서라고 갑질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하나뿐인 동서인 아이짱을 지금껏 딱 3번 만났다 

시동생과 아이짱이 결혼한지 10년동안 딱 3번 

첫번째 만남은  결혼전 둘이서 사귀고 있을때 한번 만나고

두번째 만남은 결혼식때 

두번째 만남이라곤 하지만 결혼식 당일의 만남이라 서로가 정신이 없어서

"축하한다 "는 딱  한마디만 나눴었다

그리고 세번째 만남은 우리가 시댁 갔을때 동서네 부부가 인사하러 왔을때 

그것도 시댁으로 온게 아니라  식당에서 식사 한끼

식사 한끼 하는데 겨우 두어시간이면 되니 당연히 만남도 두어시간 

그걸로 땡이다 


그 후로도 우리가 시댁에 가도 일절 동서는 오지 않는다 

시동생만 가끔 와서 함께 식사를 한다 

동서가 결혼후 10년동안 명절날 시댁에 온 일이 없다는 ..

당연히 결혼후 시댁에서 하룻밤도 자 본적이 없다는 ..

 동경 큰 아들집엔 1년에 서너번 오셔서 한번 오실때마다 

기본 일주일을 주무시다 가시는 시어머님이신데 ...

나 자신 세상  팔자 편한 며느리라 생각하는데 

동서네는 잠을 자 보는 건 고사하고 결혼 10년동안 

작은 며느리가 차려주는 밥상을 단 한번도 받아 보신적이 없다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울 동서의 마이웨이에 찬사를 보낸다 

당연히 솔직히 동서 얼굴도 기억이 안난다 


일본 가족 관계가 다 그러냐고?

아니 천만의 말씀 ! 

특히니 울 시어머님 친정은 가족 관계가 참 좋다 

형제들 우애도 참 좋고 친정 조카들까지 살뜰히 챙기는 가족들이다 

그런 시어머님이시지만 동서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신다


 슌은 가끔 혼자와서 밥 먹고 가고 그래 

뭐 아이짱이 안 와도 할수 없지 뭐 

그래도 저거들 끼리 사이좋게 잘 사니까 ...

이혼이라도 하면 어쩔꺼야 ..


조금 특별한 동서 덕분에 시어머님 사랑은 큰며느리인 나에게 집중한다는 

잘 해드리지 못하고 그냥 중간만 해도 잘 한다고 해 주신다는 

하하하 ....

이건 내가 동서에게 고마워 해야 하나? ㅎㅎ


전날 근무 마치고 시댁올 준비에 

히로가 며칠 먹을 식량 준비에  2시에 잠이 들었다가 4시에 일어났다 

딱 2시간 잠을 자서인지 잠이 쏟아진다 

쇼파에 앉아 쉰다는게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자기야가 깨워서 일어나 보니 어느새 어머님이 저녁 식사 준비를 ...

세상 팔자 좋은  한국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 상을 받아먹고 

잠시 놀다가  샤워를 하고 나와 

2층 우리가 묵을 방으로 올라가 보니 



며느리 샤워 하는 동안 시어머님이 이부자리까지 깔아 놓으셨다 

혹시나 더울까 봐 에어컨도 빵빵 틀어 놓으시고 ...

울 시어머님은 당신 집에선 당신이 주인이고 다니러 온 우리는 

설령 그게 아들이고 며느리라도 손님이라 생각하신다 

그래서 밥도 시어머님이 하시고 이부자리까지 깔아 놓으신다 

그리고 울 시어머님이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 

 미짱은 일하잖아 

이럴때 쉬어야지 ..


울 시어머님도 워킹맘이셨다

집안 살림에 무과심한 큐슈단시

 (큐슈남자 .. 일본은 큐슈단시라고 하면 가부장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혼자로 살림하며 일하며 두 아들을 키우시느라 많이 힘드셨다고 하신다 

그래서 일하는 며느리 많이 생각해 주시는 편이시다 

이런 시어머님 덕분에  난 고부갈등이 뭔지 모른다 


추석때 시댁 안 오고 남편이랑 둘이서 오스트리아 여행가는 둘째 며느리도 

세상 팔자 좋은 며느리이지만 

비록 시댁에 왔지만 시어머님이  밥도 차려 주시고 

이부자리까지 깔아 주시니 나 또한 팔자 좋은 며느리다 


결론으로 돌아가서 한국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사랑 받는 이유가 뭐냐고?

그 비결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따로 잘 하지 않아도 중간만 해도 

잘 하는 것 처럼 보이기때문이다 

그냥 한국 사람의 정적인 부분 

가끔 안부 인사나 드리고 

예를 들어서 어머님 식사 하셨어요 

어머님 제가 할께요 

이런 말 한마디로도 이쁜 며느리로 사랑 받을수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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