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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일본 여행! 고산 식물을 찾아서 ...

by 동경 미짱 201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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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 추석 연휴로 시댁방문중이다 

시댁 방문전 시부모님이 함께 산에 가고싶어 하신다는 말을 

자기야에게 들었지만  설마 설마 했다 

시부모님 연세도 있으시고 이 더운 무더위에 그냥 해 보신 말씀이겠지 

설마 진짜 갈려고 ? 

그런데 .... 진짜 가잔다 ㅠㅠㅠㅠㅠ

가만히 있어서  숨이 턱턱 막히는 이  무더운 여름 

놀러 갈곳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산엘 가자고?

곧 팔순을 바라보시는 시아버지와 70중반의 시어머니가  의견 일치 산엘 가자는데 

아들이라는 내 남편은 말릴 생각도 없는데 

며느리인 내가 어떻게 말리냐고..

그래서 따라 나섰다 . 이부끼 산으로 ...


이부끼산 참으로 높고도 높구나

그러나  다행인게 차로 올라 갈수 있다

내 기억으로 서울쪽에서 문경새재쪽으로 갈때 구불 구불 산길을 한참을 

오르는 길이 있었던것 같은데 이부끼산 가는 길이 그렇다 

30분 정도 구불 구불 산길을 올라가면 나오는 주차장 



주차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발아래 세상이 이렇다 


이 더운데 무슨 산이야

모두들 제정신이 아닌게야 

꿍시렁 꿍시렁 했었는데 차에서 내리자 마자 

이런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서늘하다 못해 춥다  

거짓말처럼 ...

지대가 높아서인지 아니면 태풍의 영향으로 날이 많이 선선해진건지 

 바람도 엄청 세서 쓰고 있던 모자가 날라갈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혹시나 하고 가져온 긴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한 이 기운이 거짓말 같다 

더운데 무슨 산이냐고 꿍시렁 꿍시렁에서 

"우와! 좋다!" 라는 탄성으로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뀌어 버리는 나의 간사한 마음 ..



꼬불 꼬불 산길을 들어설때 도로 통행료 명목으로 

 차량 한대당 3만 천원은 지불했었고 입장료는 따로 없다

대신 산 입구에 이렇게 입산 협력금 함이 있고 

화장실 입구에도 화장실 관리 협력금함이 있지만 강제는 아니고 

내던가 말던가 그건 본인 자유다 

높은 산 답게 곰 아저씨가 짠하고 나타날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간판이 보인다 

  



자 ! 올라가 보자 이부끼산 ! 

이부끼산은 5년전쯤 한번 그때도 시부모님이랑 함께 왔었던 곳이다

이부끼산은 고산식물의 보물 창고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여러 종류의 고산 식물들을 볼수 있는 곳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다른 고산 식물의 군락이 아름다운곳 이다



여름에는 빨간꽃이 피어서 온 산을 빨갛게 물들이는 고산 식물이라는데

이번 여름은 불타듯 더운 날씨가 계속 되어서인지 

꽃이 빠르게 피고 빠르게 져 버렸단다 

 아쉽게도 불타는 빨간 산은 볼수가 없었다 




고산 식물도 식물이지만 산을 오르는 내내

볼수 있는 곤충들이 참 많았다 

열심히 꿀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는 벌들도 많았고 

노랑 나비, 호랑 나비, 하얀나비 

각종 나비들이 너울 너울 춤을 추는게 너무 평화롭고 좋았다 



윗쪽으로 올라가니 기온이 낮아져서인지 

빨간 꽃이 조금 남아 있다 



곧 이쁜 나비가 될 하지만 지금은 징그러운 애벌레들도 가득 

예전 같으면 징그럽다고 근처에도 못 갔을텐데 

벌레 좋아하던 아들 녀석을 키웠더니 이젠 이런 벌레쯤이야 

만질수는 없어도 쳐다 보는 정도는 쉽다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철문을 몇갠가 만날수 있다 

그리고 멀리 철망이 둘러져 있다 

열고 들어가서 꼭 문을 닫아 달라는 알림판이 있다 

몇년전에 왔을땐 없었던 시설들이다 



철망과 철문이 생긴 이유

이쁜 꽃 사슴들이 고산 식물을 먹이로 삼아 먹어 치워 버리기 때문에 

꽃 사슴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란다 

아니 얘네들도 먹고 살아야지  사람이 무슨 권리로 막냐고 ???

등산로 주변에만 꽃 사슴의 진입을 막기 위한 철망과 철문이 설치가 되어 있고 

다른 곳에선 꽃 사슴들이 자유롭게 다니며 먹을수 있도록 되어 있다 





드디어 정상 

등산로 양쪽으로 펼쳐진 풍경과 고산식물들을 보며 

올라 오다보니 어느새 정상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바다가 아니라 호수 

일본에서 제일 큰 호수인 비와고이다 

발 아래 넓은 세상을 보니 속이 뻥 하니 뚫리는것 같다 

산에 가자는 시부모님 말씀에 싫은 내색 못하고 

속으로 꿍시렁 꿍시렁 거렸던것을 반성하게 하는 시원한 풍경이다 




울 자기야는 이쁜 마누라 사진은 찍어 줄 생각도 없이

꽃 사진 찍기에만 열중 !

마누라보다 꽃이 더 이쁜가 보다 

예전엔 꽃보다도 세상 그 무엇보다도 마누라가 제일 이쁘다고 하더니...


마누라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걸까?

내려 오는길 울 자기야가 아주 잠깐이지만 이쁜 마누라 업어 주었다 

예전부터 이 남자 시부모님이 계시건 말건 며느리 민망하게시리 

 애정표현을 마구 마구 하던 남자다 

요즘은 뜸한가 했는데 연로하신 시부모님 앞에서 마누라 업고 내려 오는  이 남자

물론 장난 삼아 잠깐이었지만 ... 

마누라 사진 안 찍고 꽃 사진만 찍는다 꿍시렁 거린게 들렸나?

시부모님 안 계시면야 계속 업혀서 내려 오고 싶다만은 

마누라 업는 팔불출 당신 아들보다 당신 아들 힘들게시리 업

혀 내려오는  며느리가 더 얄밉다 하실까봐 

 얼른 자기야 등에서부터 내려 오기 .


시어머님 말씀이야  " 너네들 사이 좋은거 보니  좋다" 

라고 하시는데 진짜일지..... 

 



시엄니 아부지 섭섭하실까 

아들이랑 셋이서만 사진 한장 찍어 드리고 

더 늙기 전에 자기야랑 둘이서도 기념 사진 한장 찰깍 ! 


아들 며느리랑 나들이 코스로 고산식물을 볼수 있는 이부끼산으로 

결정하신 시어머니의 선택은 탁월했다

혼자 동경 집에 있을 고딩 아들녀석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몸도 마음도 제대로 힐링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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