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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외국에서 한국 언니야들과의 만남이 주는 힘

by 동경 미짱 201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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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컨디션이 엉망이다 

거의 한달째 감기인지 꽃가루 알레르기인지 아님 갱년기 증상인지 

 모를 그런  증상에 괴롭다

감기인듯 기침도 나고 살짝 열도 있는 것 같고 몸도 나른하고 

꽃가루 알레르기인듯 콧물 그리고 눈의 가려움  재치기 

목은 간질 간질 ...

면역력이 떨어져서인지 .....한마디로 요즘 나는  괴롭다 


쉬는 날 꼼짝않고 집에 콕 박혀 있고 싶은 마음이 꿀뚝 같지만 

혼자 집에서 콕 박혀 있으면 하루종일 잠만 잘것 같고 

또 몸도 마음도 쳐져 지금보다 컨디션이 더 엉망이 될것 같아서 

그래서 눕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움직이기로 했다 


한국 언니야들이랑 가까운 공원으로 나갔다 

한국 언니야들 .. 거의 두달  만에 보는것 같다 

다들  타향인 일본에서  열심히 사는라고 바쁘다 

시간 맞추기가 참으로 어려운데 어제 내가  저녁 갑자기 전화를 해서 

언니야 내일 나 논다  

 나도 내일 시간 괜찮은데 .."

 그럼 만나자

그렇게 갑자기 만남이 결정 되었다 



가을 단풍을 기대하기엔 조금 일렀나 보다 

평일이라 그런지 참으로 한산하다



사람들이 없으니 조용하니 좋다 

마치 우리들만을 위한  우리들의 정원같다 

아침에 구름이 잔뜩끼어 있어서 비라도 내릴까 조금 불안했는데 

우리의 만남을 축복이라도 하듯 구름이 걷히며 

햇볕이 반짝 !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면서 

두어달만에 만난 그녀들과의 폭풍 수다는 시작되고 ..

언니인 K는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참으로 오랜 인연인 선배다 

너무나 착하고 순해 빠진 이 언니를 나는 너무나도 좋아한다 

막내인 J는 알고 지낸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다 

내가  블로그에 올린 레스토랑 글을 보고 

" 저희 집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이에요" 라는 글을 남겨 준 

내가 고춧가루가 다 떨어졌다고 올린 블로그 글을 보고 

" 고춧가루 나눠 주고 싶어요 " 라는 글을 남겨준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다 


마침 K언니와 울 집에서 바베큐를 할 예정이 있어서 

"아는 한국 언니랑 우리집에서 비베큐 할건데 

불편하지 않으면 우리집에 올래요  " 라고  

한번도 만난적도 없고 전화 목소리 한번 안 들은 상태에서 겁없이 

울 집으로 초대를 해서 첫 만남을  가진 친구다 

나보다 한참 어린 J . 초등학생 아들을 너무나 똑 부러지게 

잘 키우는 똑순이다 

설마 이 곳은 일본인데 ..

설마  우리집 가까운 곳에 사는 한국인이 내 블로그 글을 

보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었다 

그녀는  내 블로그를 통해 나를 알지만 나는 그녀를 모르는데 

겁없이 우리집으로 놀러 오라고 할수 있었던건 왜 일까?

지금  생각해 보면 난 참  겁도 없이 무모한 짓을 했구나 싶다 

하지만 ...  한번도 만난적이 없어도 목소리 한번 들은적 없어도 

짧은 댓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랄까 

그 당시에 J에게선 연락 해도 될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맺어진 인연이 

지금은 귀한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자라온 환경도 다 다르고

일본인 남편을 만난 과정도 각각

그리고 일본에서 살아가는  모습도 제각각 

잘 어울릴것 같지 않는 세 여자들이 가끔 만나 런치를 하고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곤 한다 




외국에서  그것도 성인 되어서  제 각각 다른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만남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다른 인생관, 다른 환경, 다른 생활 

하지만 그리고 뭔가를 바라고 

손익 계산을 따지는 만남이 아니라서....

각자의 다른 삶과 생각을  서로 존중 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면 

좋은 만남으로 인연을 이어 갈수 있는것 같다 



조용했던 공원에 갑자기 ..


근처 초등학생들이  줄을 지어 몰려 들었다 

그냥 지나 갈려니 했는데 갑자기 우리가 자리 잡은 벤치 주변을 에워 싸더니 

자리를 깔고 앉기 시작 하더니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런치 타임 ! 

헐 .... 얘네들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거야 


처음엔 어쩌나 자리를 옮겨야 하나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아이들고 신경 안 쓰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 보는 우리들도 

다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인지라 곧 익숙해졌다는 ...


아마도 "다테와리" 라고 하는 수업인것 같다 

다테와리란 것은 저학년과 고학년이  한 그룹을 이루어 함께하는 수업이다

요즘 처럼 형제가 없는 핵가족 사회에서 

고학년 언니들이 저학년 동생들을 돌 보고 

저학년 동생들은 고학년 언니들을 따르는  형제 사이를 경험 하는 그런 수업이다 


우리 주변에 에워 싸고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는 아이들

도시락을 다 먹은 후 고학년 언니가 1학년 동생 자리를 접는걸 도와 주고 

딴 데 가서 얼쩡 거리는 동생들을 언니들이 잘 챙겨 주는 것을 보고 있자니 

흐뭇하니 좋았다 




공원이라 우리집 여수 모꼬짱도 함께 데리고 나왔다

따사로운 햇살이 기분이 좋았는지 내 품안에서  너무나 편한게 

새근 새근 잠자는 모습이 이뻐 죽겠다 




높은 나무 위에 까마귀 한마리....



컨디션은 엉망이었는데 집에서 하루종일 뒹굴 뒹굴 뒹굴며 

부시시한 모습으로 환자 놀이를 하지 않고 이렇게 나오길 정말 잘 한것 같다 

한국 언니야들과 함께 한  한국어 수다...

마음이 편안해 진다 

어떤 이해 관계로 만난 만남이 아니기에 부담이 없다


감기인지 꽃가루 알레르기인지 몸도 마음도 지쳐 갔는데 

조금은 힘을 얻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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