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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모꼬짱과 하늘이

뭐 먹고 싶니?

by 동경 미짱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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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뭐 먹고 싶니?

토요일 히로가 19살이 되는 날이다 

먹고 싶은 거 맛난 거 사 줄 테니 먹고 싶을걸 말하라니  답이 참 간단하다 

"고기"

지난주에도 고기집 가서 고기 배불리 구워 먹었는데 또 고기?

그런데 고기집에 가는 게 아니라 집에서 흔히들 말하는 BBQ를 하고 싶단다 

일본은 토, 일 이틀에 걸쳐 비가 그것도 꽤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오늘은 비가 오니까 안된다고 하고선 창 밖을 보니 어라 살짝 햇살이 비친다 

에이 그래도 아직 추워서 안된다고 하고 보니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구름이 살짝 끼긴 했지만 바람 한점이 없다 

우리 집 BBQ는 숯불을 피우니 아무리 맑은 날이라도 바람이 많은 날 보다는 

날이 조금 흐리더라도 바람이 없는 날이 더 좋다 

"오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직은 3월인데  고기 먹고 싶음 그냥 고깃집 가자" 는 건  내 생각 

(솔직히 장도 봐야하고  조금 귀찮았음 )

하지만 집에서 BBQ 하고 싶다는 히로 말에 자기야까지 집에서 BBQ를 외치니

어쩔 수 없이 장을 보러 갔다 

 

소고기 돼지고기 소시지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닭꼬치에 호르몬까지 준비를 했다 

자기야 랑 내가 장을 보러 간 사이 히로는 압력솥으로 밥을 하고 

숯불을 피우며 BBQ 할 준비를 해 두었다 

히로에겐 숯불 피우기는 일도 아니다

예전엔 아빠가 고기를 구웠는데 이젠 고기 굽는 것도 히로에게 넘겼다 

아빠 : 그래도 생일인데 히로에게 고기 굽게 해도 되는건가?

히로 : 역시 고깃집 가는 것보다 집에서 먹는 게  훨씬 좋아 

: 그래도 생일인데 집에서 고기 구워 먹어서 섭섭하지 않겠어?

히로 : 따로 먹고 싶은 것도 없는데 뭐 

사시미랑 초밥은 오키나와에서 많이 먹고 왔으니까 난 이걸로 충분해 

히로가 괜찮다고 하지만 아들 녀석 생일날 아무것도 안 해 주는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쓰인다 

밥도 히로가 하고 숯불도 히로가 다 피우고 

고기도 히로가 다 굽고 ..

마당에 핀 꽃을 이쁜 꽃을 보며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고기를 구워 먹다 보니 마치 캠핑 온 것 같다 

오늘따라 새들이 많이 날아다닌다

 

그래도 3월인데 히로는 춥지도 않은지 반팔에 반 바지다 

춥지 않냐니까 불 앞에 있어서인지 하나도 안 춥단다 

 

오빠야 생일이라는데 울 모꼬짱은 선물 하나 없이 BBQ에 참가 

맛 나게 먹는 가족들을 빤히 쳐다보며 자기도 한입 달라고 계속 어필을 하고

처음엔  양배추만 주다가 그래도 BBQ인데 모꼬짱도 한입 줘야지 싶어서 

아무 간을 하지 않은 닭꼬치를 구워서 줬더니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울 모꼬짱은 이젠 닭꼬치 정도는 능숙하게 먹을 줄 안다

그리고 BBQ를 하면 자기에게도 고기를 먹을 찬스가 있다는걸 안다 

따로 고기를 빼서 주지 않아도 꼬치에서 한 입씩 쏙쏙 빼 먹을 줄 아는 울 모꼬짱이다 

고기를 맛을 아니 꼬치를  제대로 먹을줄 아는 울 모꼬짱 

오늘도 여전히 이쁘다 ㅎㅎ

 

오늘 분명 비가 많이 온다고 했는데 

히로의 19번째 생일날 히로가 먹고 싶다는 BBQ를 할 수 있도록 

비가 오지 않는 건가 싶을 정도로 햇살도 살짝 비치고 바람도 없고...

어쨌든 아들아 19번째 생일 축하한다 

내년엔 드디어 성인이 되는 거구나..

참 세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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