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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밥 먹고 설거지 하고
좀 앉아서 쉴려니
헉 ! 내일이 화이트 데이란다
그걸 왜 이제 말하냐고? ..
화이트데이인데 여자인 내가 왜 난리냐고?
울 자기야님 회사에서
의리쵸코를 받았으니
돌려주어야 한다나 어쩐다나 ..
미치겠네
이시간에 나더러 어쩌라고 ...
받긴 자기가 받고 왜 내가 ...
수퍼로 갔다
딸기랑 다크쵸코 사 왔다
쵸코 중탕하고
딸기에 입히고
식히고 포장하고
도대체 왜 화이트데이에
이런 일을 해야 하냐고 ...
그나저나 울 자기야
쵸코 줘야 할 사람이 자그만치 열다섯명이란다
언제 그렇게 많이 받았냐고 ...
나더러 몇갸를 만들라는 건지
지난번 발렌타인데이
쵸코가
차고 넘쳤던 울 자기야
그.. 러 .. 나 ..
울 하나뿐인 아들 히로
단 하나도 받지 못했다는 ..
그나마 지금까진 옆집 소꼽 친구인
미즈끼짱이랑 유까짱에게
매년 의리 쵸코를 받았었는데
이젠 서로 사춘기라고 부끄러운가 보다
올해는 미즈끼짱도 유까짱도
입 싹 닦고 모르는척 지나가 버렸다
불쌍한 울 히로 엄마가 만들어준
쵸코케익 하나만으로 섭섭함을 달랬었는데
울 자기야 자그만치 열다섯개
쵸코를 들고 왔었다
딸기 쵸코 만드는데
부억을 얼쩡 거리는 울 히로
딸기 쵸코 한 개 얻어 먹고서
툭 던지는 한마디
엄마 내 건 안 만들어도 돼
부인부 빈익빈
지금이야 자기야 가진 부
이제 몇년후면 아마도 역전 되겠지
자기야는 빈익빈
히로는 부익부로 ...
히로야 아직은 너의 시대가 아닌가 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곧 아빠의 시대는 끝나고
히로의 시대가 올 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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