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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나는야 테니스 과부

by 동경 미짱 202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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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난 간 후 날씨가 무지하게 좋은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우리 집 자기야는 집을 나섰다
코로나 이후에 떨어졌던 체력 때문에
매주 한번씩으로 줄였던 테니스를 이젠 주 2번에
시간도 한번 가면 2시간 하던걸 한번 가면 4시간을 테니스를 하는 테니스 병 경증에서 중증으로 부활 ㅠㅠㅠ
남편의 건전한 취미 생활에 불평불만 말고 같이 하면 어떠냐는 조언을 하시는 분도 간혹 계신다
그런데 ….
예전엔 나도 잘 하지는 못 했지만 테니스를 했었다
그런데 팔꿈치부터 손목에 이르는 무슨 근육이라 하던데 정식 이름을 잊어버렸다
테니스의 스윙할때 쓰는 근육이라 일본에서는 일명 테니스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 근육을 다쳤었다
쉽게 말해 빗 자루질 하는 동작을 하면 아프다
심할 땐 컵을 잡고 들어 올리는 것도 팔이
아파서 하기 힘들 정도다
딱 오른쪽 팔꿈치에서 사선으로 손목까지 이르는 부분이다
테니스 근은 치료 방법이 없고 그냥 안 쓰면 낫고 쓰면 또 나빠지고 그렇단다
안 써야 한다는데 내 직업이 케이크 만드는 일이라 생크림을 바르는 동작이 바로 그 동작이라 테니스근을 다치면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테니스 근을 다치고 두어달 침도 맞고 전기 치료 물리치료도 받고 하면서 나아졌고 그래서 케이크 만드는 일이나 일상생활엔 아무 지장이 없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힘이 많이들 어가는 테니스는 바이 바이 했었다
나에겐 자기야의 취미인 테니스를 같이 다닐수 없는 이런 사연이 있다

파아란 하늘빛이 넘 곱고
빨간 장미도 넘 곱다

우리집 자기야는 오늘도 테니스를 위해 아침 7시에 나섰다

덕분에 오전은 나는 테니스 과부가 되었다
딴짓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하러 가는데 어쩌겠나
내가 자기야에게 할수 있는 잔소리는
“ 아무리 테니스가 좋아도 적당히 해”라는 정도
우리 집 자기야의
테니스 사랑이 어느 정도냐 하면 작년에 테니스를 하다가 오른 손목을 다쳤다
한 서너달 쉬면 나을 테고 그럼 다시 테니스를
하면 될텐데 그 서너 달을 참지 못해 왼손으로 테니스를 하는 남자다
그게 가능하냐 싶은데 아마도 우리 집 자기야는 자기가 몰랐을 뿐 양손잡이가 아니었나 싶다
그냥 한번 시도 해 본 왼손 테니스가 되는걸 보니 …
자기가 좋아하는거네 대해선 포기를 모르는 남자다

주말
테니스 과부가 되어 혼자서 하는 늦은 아침겸 점심

하늘은 높고 날씨는 좋고 바람은 선선하니 기분이 좋고
아마도 이 가을엔 주말마다 난 테니스 과부가 될 것 같다


오늘도 4시간의 테니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 온 우리 집 자기야는 손목에 얼음찜질을 ….
“누가 테니스를 하지 말래?
적당히 하라고 적당히
그러다 손목 작살나서 아예 못 하게 될 수도 있다고 …”

나 만 괜한 걱정을 하는게 아니다
자기야가 가끔 가는 접골원( 물리 치료실 같은 곳)에서 적당히 하라고 주의를 받을 정도다
뭐든 적당히가 제일인데
그 적당히가 제일 어려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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