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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여행 다녀온 엄마를 위해 아들이 차린 밥상

by 동경 미짱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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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 남자를 집에 남겨두고 중년 아줌마가 나 홀로 떠난 4일간의 북해도 여행은 알차고도 즐거웠던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역시 가끔이 이렇게 여행을 떠나는게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것 같다 

여행에서 돌아 오자마자 또 가고 싶다 


집에 도착하니 6시 반

여행 다닐 땐 피곤한 줄도 모르고 하루 2만 5 천보에서 3만 보를 걸으며 빨빨거리며 잘도 다녔는데 집에 도착하니 쬐께 피곤한가? 아니 피곤 하다기보다는  4일간 회사도 안 가고 집안 살림도 안 해도 되고 그렇게 띵가 띵가 놀다 왔더니 집안일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왜 하필 집에 도착한  시간이 딱 저녁 시간이냐고ㅠㅠㅠ
자기야가 나에게 하는 말이
“ 오래간만에 초밥 먹으러 갈까? “ 였다
이 남자가 농담인지 아님 진담인지…
내가 4일간 어디갔다 온 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삿포로에서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얼마나 먹고 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첫 끼니를 초밥을 먹자고?

: 왜 하필 초밥이야 ?
자기야 : 아! 맞다 자기는 삿포로에서 많이 먹었지
:  초밥 먹고 싶어도 좀 참아 . 난 최소 일주일은 초밥 먹으러 안 갈 거야
자기야 : 그렇지? 오늘 저녁은 그럼 히로가 만들래?
히로 : 상관은 없지만 뭐 만들어?
자기야 : 그냥 간단한 걸로 아무거나

그렇게 여행 다녀와서 밥 하기 싫은 엄마를 위해 히로가 만든 저녁은 케첩 듬뿍 든 나포리탄이다
나포리탄은 토마토케첩으로 만드는 일본식 스파게티이다

나포리탄은 일본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스파게티로
나폴리탄만 전문적으로 하는 경양식 집도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사랑받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의 대표주자다 

급히 만드느라 샐러드도 없이 오직 나포리탄만 한 접시 떠억 하니 놓인 저녁밥상
평소라면 샐러드 정도는 히로가 나포리탄을 만드는 사이 내가 뚝딱하고 만들어 내겠지만 이 날은 그것조차도 하기 싫었다
여행의 후유증ㅋㅋㅋ
아무것도 없이 나포리탄만 한 접시 떠 억 하니 있지만 불만 제로다
차려준 게 어딘데 게다가 히로가 만드는 스파게티의 맛은 기본 이상은 하니까..
아들이 고맙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직 여행 후유증이 남았다
호텔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먹고 자고 놀았던 그 후유증이다
몸은 현실의 세계로 돌아왔건만 마음은 아직 꿈의 나라에 있는 듯 아직 살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그래도 어쩌겠나  현실은 밥 달라고 끼니때만 되면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남자의 눈이 있는 것을 …
그래도 오늘까지는 꾀를 부려 보겠다며 차린 저녁 밥상이 라면 ㅎㅎㅎㅎ

그래도 저녁인데 양심상 그냥 라면은 아니다
북해도에서 사 들고 온 북해도 된장 라면
그것도 자그마치 면이 인스턴트가 아닌 생라면이다

생면을 삶는  사이 수프 만들기
수프는 끓는 물을 그릇에 담고 면과 함께 들어 있는 고기 액상이랑 된장을 넣고 풀어 주면 끝!
준비된 수프에 삶은 면을 넣고 숙주나물이랑 파 쏭쏭 썰어 넣고 쨔슈( 간을 한 삶은 돼지 수육)을 올려 주면 끝!
쨔슈는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마트에서 사 왔다

나는 삿포로에서 유명한 맛집 라면을 먹고 왔는데 우리 집 두 남자에게는 선물용으로 파는 반조리용 라면을 …

쬐께 미안한 감이 없진 않다 
그러나 저러나  맛이 있으려나 … 라는 나의 걱정은 쓰잘데 없는 걱정이었다
우리 집 두 남자 특히 자기야는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히로도 자기야도 너무 맛있다면 먹는데 이렇게 잘 먹을 줄 알았으면 몇 개 더 사 오는 건데  후회 중!

주부 땡땡이는 여기까지!
잘 놀다 왔으니 이제 현실 세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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