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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내 인생 처음 맛 본 신선초

by 동경 미짱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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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후배 유미꼬상이
유미꼬 : 김상 아시아바 먹을 수 있어요?
나 : 아시다바 ? 그게 뭔데 처음 들어 보는데?
유미꼬 : 우리 집 마당에 아시다바가 많이 나는데 김상이 먹을 수 있으면 줄까해서 .. 근데 좀 톡특한 맛이 있어서 호불호가 극명해서 .. 난 싫어하는데 울 엄마가 김상 먹을수 있냐고 물어봐서
나 : 난 생전 처음 들어 보는데 아시다바가 뭔지 검색해 볼게 잠깐 기다려 봐

20년 넘게 일본에 살면서 아시다바라는 채소는 처음 들어 본다
일본어 사전으로 검색을 해 봤더니 신선초라고 뜬다
신선초 …
들어 본 적은 있는데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신선초 그게 먹는 거라고?
그냥 이름만으로 생각했을 때 난 비슷한 꽃이거나
혹 먹을 수 있다면 한방 약초로 쓰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로만 들어 봤던 신선초가 먹는 거라고?

나 : 이거 들어 본 적은 있는데 먹어 본 적은 없어?
이게 먹을 수 있는 거야
유미꼬 : 좀 쓰다고 해야 하나 난 초등학생 입맛이라 싫어하는데 우리 엄마는 아주 좋아하시는데 김상 먹을 수 있으면 갖다 주라고 하셔서
나 : 근데 어떻게 먹는 거야
유미꼬 : 오히다시 (おひたし 살짝 데쳐 무쳐 먹는 것! 한국 식으로 하면 숙채 나물이다) 로도 먹는데 덴뿌라 ( 튀김) 이 제일 맛있다고들 해요


유미꼬상이 마당에서 뜯어다 준 신선초
말로만 들었던 신선초를 처음 본다
신선초가 꽃이 피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잘은 모르겠지만 꽃은 안 피는 거 같다고 한다

신선초明日葉
한자로 보면 明日내일 葉잎
(내일 잎??? 뭔 말 이래 )
내가 이름이 참 재미있다고 했더니
유미꼬의 설명에 따르면 오늘 잎을 따고 나면 내일 또 잎이 난다고 해서 내일 잎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국말로는 신비하면서도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이
일본에서는 내일 잎이라는 현실적인 이름이라 같은 식물을 보는 두 나라의 시각 차이가 꽤 크다 싶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 내가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 바로바로 검색하고 찾아보는 편이다..)
한국어로는 신선초라고도 하고 명일엽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명일엽이라 이거 한문으로 하면 明日葉네 …
결국 내일 잎으로 같은 의미였네 ㅎㅎㅎㅎ
이렇게 오늘 또 나는 하나를 배웠다
누가 배움은 평생이라더니 정말 그런 듯

유미꼬는 제일 맛있는 요리법으로 신선초 튀김을 추천했지만 튀김은 내가 집에서 제일 하기 싫은 요리다
튀기는 자체도 그렇지만 튀기고 난 후 기름 처리부터 해서 뒷정리가 너무 싫어서 웬만하면 튀김 요리를 하지 않는 나 인지라 제일 간단하고 제일 만만한 살짝 데쳐 무치는 방법을 택했다

신선초라는 이름에서 몸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오는데 몸에 좋다고 하는 건 대체적으로 맛은 좋다고 할 수 없는 게 많은 법인데 ( 몸에 좋은 약은 쓰다 ㅋㅋ) 나물로 무쳐 먹어 보니 독특한 향과 약간 쓴맛이 있었지만 내 입 맛엔 아주 맛있다는 아니지만 돈 주고 사 먹을 것 까지는 아니어도 있으면 먹는다 는 정도

그런데 우리 집 자기야가 신선초 나물을 먹어 보더니
“ 이거 너무 맛있는데 약간 고수 같은 느낌이야” 라며 너무 잘 먹더라는 …
우리 집 자기야는 고수를 참 좋아한다
독특한 향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른쪽 은 미나리나물
왼쪽은 신선초 나물
나는 미나리 나물이 거 맛있다고 우리 집 자기야는 신선초 나물이 더 맛있다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선초가 미나리과네
같은 미나리과 나물 두 개를 두고 이십 년 넘게 산 부부의 입맛이 요로콤 다르다


신선초 나물을 두세 번 나눠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이거 맛있다고 하니 이 남자 입 맛엔 딱 이었나 보다

그래서 결심했다
유미꼬에게 아시다바 모종을 어디에서 살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집 마당에 있는 신선초를 나눠 주겠다고 한다
한번 심어 두면 다년초라 매년 뜯어먹을 수 있다면서…

그렇게 우리 집엔 새로운 마당 식구가 늘어날 예정이다
아직 유미꼬에게 모종을 받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가 된다

신선초라…
그게 먹는 거였다니 …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나물뿐만 아니라 김치도 담근다 하고 장아찌도 담근다 하고 녹즙으로도 마신다 하고 참 다양하게도 먹을 수 알다는 이 신선초를 내 나이 오십 넘어서야 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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