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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들녀석 키우면서 난 꼰대를 자청한다

by 동경 미짱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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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있었으면 했다 

시어머니도 우리 집 자기야도 그리고 나도...

그런데... 나에게 딸이라는 인연은 없었다 

결혼 4년 만에 겨우 아들 녀석 하나 얻었다 

히로는 참 키우기 편한 아이였다 

잠투정도 없었고 딱히 병도 하나 없었고 축구에 가라테에 수영에 그리고 테니스까지 줄곧 운동을 해 온 

사내 녀석치고는 뼈가 부러지거나 하는 사고도 한번 없었고 

입원은커녕 응급실 한번 안가보고 자랐다 

학교에 단 한 번도 불려 가 본 적이 없이 그렇게 모나지 않게 커 주었다

 

사내 녀석이지만 요리도 곧잘 해서 엄마 대신 식사를 해결해 주기도 하고 

블로그 글 쓰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엄마를 위해 배를 깎아 가져다 줄 줄도 아는 

객관적으로 봤을 땐 꽤 괜찮은 녀석이다  

 

 

여기까진 칭찬이었고 

사실 요즘 나랑 히로랑 부딪치는 일이 자주  생긴다 

때론 크게 싸우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하기도 하고..

나도 알고 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땐  내 자식이지만 히로는 그래도 착한 녀석이란 걸 

아마도 히로가 내 친구 아이이거나 옆 집 아이라면 꽤 칭찬을 할 것 같은데 내 자식이다 보니 

이쁘지 않은 것들도 보이고 또 엄격하게 될 때가 많다 

반면 아빠는 히로에게 뭐든지 OK다 

변명 아닌 변명을 대자면 아빠가 뭐든 OK 하니까 결국 내가 잔소리할 수밖에 없다

아빠가 하지 않는 잔소리를 엄마인 내가 다 하게 된다 

당연히 히로는 아빠랑은 너무너무 사이가 좋다 

히로에게 아빠는 친구 같은 아빠다 

내가 우리 집 자기야에게 자주 하는 말이 

" 아이랑 놀아만 준다고 좋은 부모는 아니라는 거. 

아직 모르니까 가르쳐 주고 인도해 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는 거 "

하지만 결국 

우리 집 자기야는 무조건 히로의 편을 들어주는 좋은 아빠 역할에 충실하고 

나는 잔 소리 대마왕 엄마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사실 우리 부부가 토닥토닥 거리는 이유는 99% 히로가 그 원인이다 

우리끼리는 싸울 일이 없는데 히로의 교육에 관해서 의견 차이가 결국 말다툼의 원인이 된다 

아빠는 히로에게 무조건 자유를 주기만 하고 나는 제어를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친구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히로의 이런  갑작스런 외박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빠는 대학생인데 남자애인데  밖에서 자고 올 수도 있는 건데 내가 너무 엄격하다고 한다 

자기야는 나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나는 히로가 밖에서 자고 오는 게 싫은 게 아니다 

미리 계획된 외박은 언제든지 인정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에 누구를 만나 저녁 먹고 볼링장이나 노래방 가서 놀다가 누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미리 예정된 거라면 모를까 히로는 오늘 나갔다가 놀다가 재미있으니 그 분위기에 즉흥적으로 오늘은 집에 안 들어간다고 

할 때가 종종 있다 

난 그게 싫은 거다 

다음날 학교에 가야 하는데 이대로 친구 집에서 자고 바로 학교에 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싫다 

다음날 학교가 있으면 아무리 재미있고 더 놀고 싶더라도  늦게라도 돌아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히로와 아빠는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우리 집 엄마는 너무 엄격하다라고...

 

오늘도 히로는 친구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며 집을 나섰다 

그리고 얼마 후 라인이 왔다

히로 : 미안! 말하는 걸 잊어버렸는데 오늘 집에  돌아가지 않을지도 몰라 

       만나는 건 00랑 00인데 00에서 만나 

라는 라인이 왔다

오늘은  집을 나가기 전 미리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나마 늦은 시간이 아니라 미리 연락을 해 왔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서 만난다는 걸 알려 왔기에  화 난 이모티콘을 보냈지만 오늘의 외박은 묵인하는 걸로...

 

요즘 흔히들 말하는 꼰대라던가..

내가 요즘 애들 입장에서 보면 꼰대라 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리 말하고 계획적을 하라는 게 그날 기분에 따라 즉흥적인 외박을 하지 말라는 게 

엄격한 건가?

우리 집 자기야는 그런다 

" 요즘 애들 다들 그렇다고.. 그  정도는 인정해야 한다고 내가 너무 엄격한 거라고.."

아빠는 히로에게 무한 자유를 허락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무리 성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대학생이고 부모 그늘에 있으니까 부모의 그늘에 있는 동안은 부모의 책임이니까 적당한 잔소리와 규율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오늘처럼 미리 누구와 어디서 만나고 외박을 하겠다 하면 누가 뭐래?

미리 말하면 쿨 하게 인정 해 주겠다는데...

그래도 히로 입장에선 엄마가  잔 소리 대 마왕에다가 시대에 뒤 떨어진 꼰대라  생각하겠지?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게 꼰대라면 난 꼰대를 자청할 수밖에..

히로가 독립하기 전까진 내  그늘에 있는 동안은 난 꼰대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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