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 내린 올 겨울 첫눈은 금요일 아침부터 하루 온종일 내렸고 꽤 많이 쌓인 첫눈이었다
퇴근 후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허리가 뻐근했는데 몇 년간 꾸준히 해 온 요가 덕분인지
하루 만에 말짱해졌다
어제는 아침부터 눈이 오고 저녁엔 눈이 비로 바뀌면서 엄청 무지 추웠었는데
단 하룻밤 사이에 거짓말처럼 화창하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게 아닌가
낮 기온 15도니 마치 봄 처럼 따사롭게 느껴졌다
햇살이 너무 따사로워서 마당에 빨래를 널러 나갔더니
어제 그 추위 속에서도 장미 한송이가 얼어 죽지 않고 잘 버텨 주었다
우리 집 마당에 4그루의 장미가 있는데 그 4그루의 장미 중 나에겐 제일 특별하고 의미가 있는 장미가
바로 이 아이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히로가 초등 3학년때인가 4학년 때인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전쯤 아니 11년인가
어쨌든 어머니 날 선물로 히로에게서 장미 화분을 받았었다
화분에선 장미를 잘 키울 자신이 없었기에 마당에 옮겨 심은지 10여 년
그게 바로 이 장미다
작은 화분으로 선물을 받았었는데 무슨 종류인지 모르겠지만 키가 자라지 않고
10년을 키웠는데도 60센치 정도의 작은 키에 장미도 많이 치우지도 않고 서너 송이만 피우는데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장미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울려고 봉우리를 살짝 벌리고 있는데
장미는 여리고 가는 이미지인데 이 아이는 참 강인한 아이구나 싶다
눈 속에서 빼꼼이 싹을 보이는 이건 수선화
아직 눈이 쌓여 있지만 생명의 정열에 눈이 녹았나 보다
수선화 주위에만 눈이 녹아 있다
귀엽고 앙증 맞은 이 잎은 튤립
눈 속에서 빼꼼히 고개 내민 이 아이들이 어찌 안 이쁠 수가 있을까
생명력이란 참 ....
오늘 튀르키예에서 골든 타임이 훌쩍 넘긴 131시간 만에 한국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출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무너진 건물 속에서 태어난 기적의 아이 소식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지진이 많은 나라 일본에 살고 있어서 더 크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강한 생명력의 힘의 소식이 또다시 들려오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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