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자기야는 참 바쁘다
월화 이틀간 나고야 출장 갔다오고
그리고 수요일은 거래처 접대인지
회식인지 하느라 늦게 오더니
목요일도 또 늦는다
우리 가족은 자기야랑 히로랑
나랑 가족이 서로 일정을 알수 있도록
스케쥴을 공유하는데
목요일은 노미가이 (飲み会) 라고만 적혀 있다
노미가이 ...
말 그대로 한잔 하고 온다는 말인데
평소라면 거래처 노미가이
부서 노미가이
상사랑 노미가이 ...
등등등 척 보면 알수 있도록 써 두는데
목요일은 그냥 노미가이 라고만 ...
느지막히 돌아 온 자기야
나 오늘 애국 하고 왔다
???? 노미거이라더니
갑자기 뭔 애국 ???
사연인즉 미팅 주선을 하고 왔다고 한다
자기야 회사 여직원들
노처녀들이 꽤 된다
작년엔 단 한명도 결혼을 하지 않았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테니스 모임의 회원이랑
작당을 하고
자기야 회사 여직원 3명이랑
테니스 모임 회원이 다니는 NEC직원 남자 3명이랑
그렇게 미팅 주선을 하고 왔다고 한다
이 아저씨가 이젠 중매쟁이로 나서기로 했는지
근데 ... 미팅 주선이 뭔 애국이냐고 ..
작년에 우리 회사 여직원들 한명도
결혼 안 했다니까 ..
미팅 주선해서 한명이라고 결혼 시키고
아이 태어나면 그게 다 애국이라니까
요즘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고 하잖아.
라는 울 자기야의 이상한 궤변이다
하긴 그것도 애국이라 하면
애국이긴 한데 ...
그래서 어떻게 한 커플이라도 잘 될것 같아?
모르지 ..
분위기는 좋았는데
요즘엔 만남의 기회가 잘 없다네
회사 집 회사 집 왔다 갔다 하는 생활들이라 ..
이렇게 미팅 이라도 주선 하면
운 좋으면 한명 쯤 성사 되면 좋고 ...
그 핑계로 한 잔 하고 올 핑계 만드는거
아니고?
자기야 회사 뿐 아니라 우리 회사도 그렇다
다른 부서까지는 모르겠고
우리 부서 50여명 중 결혼 한 사람은
35% ... 음 ... 40%가 안되는것 같다
결혼 한 사람 보다 안한 사람이 더 많다
그것도 흔히들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40대 남자들이 수두룩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서에도
작년에 결혼 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
4년전 마지막으로 나오미짱이 결혼하곤
4년간 결혼 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
음 ....
안 하는 거야
아님 못하는 거야 ....
자기야 애국한다며 미팅 주선한다는
핑계로 한잔 하고 온다니
저녁 밥은 히로랑 둘이다
자기야가 저녁밥 필요 없다고 하면
아무래도 히로랑 둘이서는
대충 때우게 된다
미리 만들어둔 밑 반찬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어제 먹다 남은 카레로 카레 그라탕을 만들었다
카레 그라탕 만들기는 넘 쉽다
밥을 깔아주고 먹다 남은 카레 올려주고
피자용 치즈 올려주고 토스트에서 7분 정도
치즈가 노릇 노릇 해 질 정도로
구워 주면 된다
자기야 저녁 밥 필요 없다는 날은
티를 내지는 않지만
사실은 내가 속으로 빙그레 웃고 있다는걸
자기야는 모른다
식은밥 남은 카레로
대충 때워도 되니 사실은 좋다
울 자기야는 회식이나 모임이 있지 않는한
아무리 늦게 돌아 와도 반드시 집에서
저녁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다
너무 늦을땐 배 고프니까 뭐라도 사 먹고 오라해도
꼭 집에 와서 밥을 먹는 울 자기야다
그러니 가끔 이렇게 자기야 저녁을 안 차려도 되는 날은
내가 속으로 빙그레 웃고 있다는 사실
(요건 자기야에겐 비밀이다)
그나 저나 울 자기야 미팅 주선이
작은 애국으로 이어 질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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