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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 살면 하게 되는 반장이란 감투

by 동경 미짱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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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변두리 한적한 마을의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온 다음 해에  뭐가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반장이란 걸 했다 

요즘 한국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마을에  통 반이란 게 있었고 통반 활동도 

활발했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이번달엔 누구 집에서 반상회를 한다는 연락이 오면 할머니나 

엄마가 참석을 하곤 했었다 

우리집에서도 반상회란 걸 했었는데 사람들이 우리 집에 모여들면 과일이랑 차를 내놓았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다 

일본은 지금도 통반 활동이 아주 활발하다 

이름과 전화번호가 나와서 조직도 사진을 올릴수는 없는데 

회장부터 쭈욱 조직표가 있다 

반장은 돌아가면서 하는데 이사 온 다음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반장을 했었다 

그리고 18년 만에 다시 반장이 되었다 

원래는 내년이 순번인데 우리 옆집이 반장을 못 하겠다고 자기네를 건너뛰고 

올해 대신 반장을  해 줄수 있겠냐며 전임 반장이랑  함께 찾아와서 부탁을 했었다 

공평하게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해야하지만 우리 옆집은 젊은 부부였는데 5,6년 전에 이혼을 하고 

남편이 집을 나가고 부인 혼자 살고 있는 사정을 아는지라 그녀의 부탁을 들어 주기로 했고 

그래서 1년 먼저 반장을 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본부 임원 (회장 부회장 감사 회계 기타 등등 ) 6명이 있고 

그 밑으로 18개의 반이 있다 (그 18개의 반장중 한 명이 우리 집) 

그리고 부인회, 어린이 회 , 마츠리 (축제) 위원회, 신사 관리 위원회, 방범 순찰화, 소방단,

시민센터 축제 위원회, 쓰레기 감량회, 건강 지킴회, 교통안전 위원회, 청소년 육성 위원회

민생 위원회, 밝은 선거 추진 위원회, 특별 위원회 (도로 교통 문제 )가 있는데 

여기에 해당되는 임원만 해도 세어 보니 101명이다.

헐 ... 왜 이리 많은가요..

우리 반은 전부 19개의 집이 있다

내가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통반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일본에서는 마을회( 町内会)라고 한다 

우리 반은 전부 19 집이 있다 마을회( 町内会) 가입은 강제성은 없고 각자의 선택 사항인데

우리 반의 경우 2집이 가입을 하지 않았다 

미 가입 2집의 공통점은  새 집을 지어서 입주하지 않고 도중에 중고로 집을 구입에 이사를 해 

온 사람들이다 

새 집을 지어 이사 들어온 사람들은 100% 가입을 한 상태다 

마을 전체적으로 봤을 땐 거의 95% 이상 가입을 했으니 대부분 가입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일본이 마을회( 町内会)가 활성화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마을마다 여름이 되면 반드시 마츠리 (축제)를 하는데 마츠리를  하면서 결속하기가 쉽고 

무엇보다 지진이 많은 나라라서  지진이 나거나 했을 때 서로 돕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코로나 전에는 봄이 되면 버스를 대절해서 새로 조직된 마을 임원들이 당일치기 버스 여행도 다녀

오곤 했었다

내가 이 마을로 이사를 온 후 반장 한번 하고 어린이 회 부회장도 했고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임원을 한다 

어린이 회도 정말 바빴다 

어린이 회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내가 임원을 했을 땐 어린이 회 대상자인 초등학생이 100명이 넘었었다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는 봄에 신입생 환영회

여름에 마츠리(마츠리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정부터 매일 밤 회관에 모여 마츠리 때 추는 춤인 봉오도리 연습을 하고 

하야시 다이라고 해서 마츠리때 북을 치는 연주단  연습을 했고 연습 때마다 아이들에게 줄 아이스크림

과 음료 같은 간식들을 준비해야 했다)

겨울엔 크리스마스 모임 그리고 3월엔 6학년들 졸업식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100명의 아이들의 점심 도시락을 주문하고  어디 도시락 뿐인가 움료에 과자에 100명의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사고 포장하고.. (선물을 뭘 살까 고민하는것도 일!)

진짜 장난 아니게 일이 많았었다 

어린이 회 임원을 했을 때도 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1년 동안 어린이 회 행사 때마다 유급 휴가 다 써 버려서 

개인적으로 휴가를 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바쁜 어린이 회를 그것도 일본에서 일본인도 아니고 외국인 신분으로 왜 했냐 하면 

안 할 수가 없어서였다 

 

아이가 있으면 6년 안에  반드시 한 번은 해야 한다 

아예 학년별로 명단이 있어서 6학년 부모가 당연히 그 해는 임원을 해야 하고 

피해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나도 히로가 6학년 때 피할 수 없어서 하게 되었었다

아이가 한명이라도 한번 5명이라도 한번 무조건 한번은 반드시 해야한다 

내가 했던 해는 임원이 원래 5명이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안 하는 사람이 나오니까 회계 한명을 더 늘려서 

결국 6명이 하게 되었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공평하게 누구도 피해 갈수 없었었다 

아! 예외는 있었다 

본인이 병이 있어서 아픈 경우는 제외 ! 

100명의 아이들을 통제 하기 위해 행사 사회는 무조건 외국인이지만 내가 보았다 

왜냐하면 목소리가 크니까 . 이럴땐 정말 목소리 큰게 아주 큰  장점이다

30년전 한국에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자격증이란걸 땄었던 가닥이 있기도 하고 

다른 일본 아줌마들의 목소리는 아이들 소리에 묻혀 버리는데 

내가 박수 세번 짝짝짝 ! 을 외치면 조용해지는 신기함 ㅎㅎㅎ

인원수 많은 곳에선 일단 목소리가 커야 통제가 된다는걸 실감 했었다 

그래도 그때는 젊었으니까 했지 지금  1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어린이 회 하라면

다시는 못 할 것 같다 

 

 

 

부인회도 마찬가지다 

피해 갈 수가 없다 

이사오자마자 생년월일을 적어 내라고 해서 적어  냈더니 나이 순으로 쫘악 순서를 매긴 명단을 

건네받았었다 

나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 보다 언니야들이 많아서 아직 내 순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명단을 보니 내 순서가 오려면 아직 30년쯤 남았다 

내 나이 80 넘어서 그 바쁜 부인회 일을 할 수 있을는지  어쩜 벌써 저 세상 가고 없을 수도 있을 테니 

부인회 임원은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아파트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주택에서 산다면 마을회( 町内会)는 안 할 수 없는 필수 사항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을회( 町内会)에서 반장을 하거나 어린이 회 임원을 하는 게 귀찮을 수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마을 사람들이랑 안면을 트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이사 온 다음 해에 반장을 했기 때문에 서먹 서먹했었는데 

반장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내가 사는 이 동네에 애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

반장이 되자마자 3월 말에 있었던 총회 보고서와 마을 조직도를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우편함에 넣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다음 주 중에 있을 회비 각출이다 

1년 치의 회비를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거두어야 하는데 ( 당연히 대면으로 )

그때  올해 반장이라고 협조 잘 부탁한다고 인사도 함께 할 예정이다 

 

협조한 건 뭐 딴 건 없고 마츠리 때 참석 하거나 각 반마다 순번으로 돌아오는

1년 동안 1번의 마을 회관 청소와 신사 청소에 참가해 주고 

한 달에 한번 밤마다 마을을 순찰하는 순찰 참석 해 주는 정도..

뭐니 뭐니 해도 마을의 제일 큰 행사는 여름에 있을 마츠리다 

코로나 이후 작년까지 3년간은 마츠리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 3년의 반장들은 거저먹기였다 

그런데 운이 없다고 해야 하나 

올해는 마츠리를 할 것 같다 

6월부터 준비에 들어가면 1주일에 서너 번 회관에 모여 장식 준비를 하고 춤 연습을 해야 하고

7월의 마츠리 당일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따라다니며 치다꺼리를 해야 한다 

벌써부터 한숨이 난다 ㅠㅠㅠ

그래도 코로나를 이겨내고 마츠리를 다시 하게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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