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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아무도 나에게 짜장면을 사 주지 않는다

by 동경 미짱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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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고 있는 교포라면  한국에 가면  먹고 싶은 리스트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있다 

우리집 자기야도 한국 가면 꼭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가 있는데 

우리 집 자기야의 경우엔 제1 순위는 감자탕이고  추어탕, 부대찌개, 치맥, 짜장면과 짬뽕 등등등..

더 맛있는 것들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일본인인 우리 집 자기야가 25년 전 한국에 살 때 즐겨 먹었었던 

음식이 지금도 먹고 싶은 순위에 들어가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 가면 먹고 싶은 건 별 것 없다 

떡볶이나 김밥 같은 분식류들 

그리고 짜장면이나 짬뽕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치느님 

음.. 부대찌개 그리고 호박죽이랑  칼국수  뭐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가면 내가 먹고 싶은 이런 것들을 못 먹고 올 때가 많다 

한 번씩 한국에 가게 되면 정작  엄마의 집밥을  먹는 건 몇 번 없다 

오빠네랑 언니네랑 만나 외식을 하고 

친척들 만나면 외식을 하게 되고  사람을  만나면 외식을 하게 되니 엄마 집 밥은 아침밥 먹는 정도다 

 

작은 고모네랑 먹은 전복 갈비찜인데... 

난  짜장면이랑 짬뽕 먹고 싶다고 하면 고모에게서 돌아오는 답이 

" 여기까지 와서 무슨 짜장면이야. 그건 나중에 너 혼자 먹어 "

하하하..

그니까 나 혼자 짜장면 먹으면 되는데 문제는 나 혼자 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는 거지..

어쨌든 고모 전복 갈비찜 잘 먹었습니다... 

한우 라..

좋지 

하지만 일본에도 와규라고 해서  유명하고 맛있거든요 

 

난 그냥 칼국수랑 짜장면 짬뽕이 먹고 싶을 뿐...

그런데 얼마 하지도 않는 짜장면을 나에게 아무도 사 주지 않는다  ㅠㅠㅠ

오래간만에 만났다고 너나 할 것 없이 비싸고 좋은 것만 사 주고 싶어 한다 

 

이번엔 참외를 많이 먹고 왔다 

올케 언니가 내 마음을 아는 듯 참외를 많이 사 가지고 왔었다 

옛날 일이지만 내가 한국 갔을 때 울 엄마가 바나나 한 묶음을 사 와서는 나에게 바나나를 먹으라고 했었다 

울 엄마가 바나나를 좋아하신다 

엄마는 맛있다고 한국에 온 막내딸에게 맛있는 바나나를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었겠지만 

매정한 막내딸은 

나 : 엄마 무슨 바나나를 이렇게나 많이 사 왔어?

엄마 : 너 왔다고 너  많이 먹으라고 사 왔지

나 : 엄마 바나나는 일본에도 많거든  일본에서 먹을 수 없는 참외를 사 와야지 

엄마 : 난  너 좋아할 줄 알고 바나나를 사 왔지..

 

과일 중에   일본에서 제일 싼 게 바로 바나나다 

난 일본에서 먹을 수 없는 참외가 먹고 싶다고 ㅠㅠㅠ

 

이번 한국 일정은 너무 짧아서 여기저기 인사 다니다가 

사 주시는 것들 맛 잇게 배 불리 먹고 왔다 

내가 먹고 싶은 게 아닌 사 주시는 것들로 ㅎㅎ

 

늦었지만 소심하게 외쳐 본다

" 난 짜장면 짬뽕이 먹고 싶은 거라고.. 탕수육도 필요 없다 그냥  짜장면과 짬뽕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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