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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중년 부부의 달달한 이자카야 데이트

by 동경 미짱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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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따사로운 주말

느지막한 아점을 챙겨 먹고 따뜻한 커피 한잔 들고 마당에 나가 앉아 우리 집 자기야랑 둘이서 커피 타임!

이런저런 얘기를 잠시 나누었다 

분위기 있게  마당에서 커피   한 잔에  중년 부부가 나누는 대화 내용은 

너무나 현실적인 요즘의 물가 얘기 ㅋㅋㅋ

요즘 마트 가면 안 오른 게 없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전기요금이 너무 올랐다 가스까지 올랐다 

그러니 우리도 이젠 절약에 조금 더 신경을 쓰자....

아.. 넘 현실적인 이야기 ㅠㅠㅠㅠ

그나저나 저녁에 뭐 먹지? 

자기 뭐 먹고 싶어?라는 나의 질문에 우리 집 자기야는 오래간만에 이자카야 가서 한잔 할까? 였다 

 

나 술 잘 안 마시는 거 알면서 웬 이자카야.... 하지만 

가기로 했다 

이자카야가 어디 술 만 있던가 

다양한 안주거리로 저녁을  대신하면 되니까 밥 하기 싫은 주말 

이자카야 가자는 우리 자기야의 의견에 고민 없이 콜을 외쳤다 

 

이자카야니까 일단 술을 한잔 시켜야지 않겠어 

병맥주 캔 맥주는 절대 안 마시는 내가 유일하게 마시는 맥주는 생맥주다 

시원한 생맥은 딱 한잔까지는 맛있게 마실 수 있다 

두 잔은... 두 잔까지도 가능 하지만 한잔이 제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나의 한계다  

 

내가 이자카야에 온 건 저녁을 한 끼 해결하려고 온 거니까 

안주를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 

마를 갈아서 철판에 구운 철판 야끼 

우리 집 자기야가 좋아하는 안주거리다 

좁은 테이블에 넘치도록 안주를 주문하고 본격적인 한잔이 아닌 

본격적인 저녁 식사 시작 ㅎㅎ

그것도 같은 나라가 아닌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만난 국제 부부이면서도 

함께 한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래도 알콩 달콩 잘 살아온 가장 큰 원동력이 대화였다 

어쩔 땐 자기 마음도 모를 때가 있는데 내가 아닌 남이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이야기를 하며 살아왔다 

심지어는 이야기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는 서로의 회사 이야기도 하면서 

이해를 하던 못 하던 나의 근무 환경과 나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 하는 것만으로도 도 

서로를 배려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 부부의 원만한 부부관계의 밑거름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바쁘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대화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던 것 같다 

술도 한잔 들어갔겠다 오래간만에 서로의 일 이야기를 나눴다 

몇 달 전부터 우리 집 자기야는 자기 부서 외에 새롭게 생긴 신생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 

물론 한시적으로 

신생 부서에서 차기 팀장을 키울 때까지 2년 정도 함께 봐야 해서 우리 집 자기야도 업무가 늘었고 

또한 책임도 많아져서 많이 바쁘다 

자기야의 회사 이야기를 들으며 다는 이해는 못 해도 이해하고 조금 더 배려해 줘야지 싶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 해 봐야 바가지 안 긁는 거 그리고 맛 난 도시락 만들어 주는 거 정도지만 

말이라도 조금 더 이쁘게 해 줘야지 싶다 

근데 솔직히 잔소리도 관심이 있어서 하는거 아닌가?(완벽한 자기 합리 ㅋㅋ)

 

분위기에 젖어 나도 두 번째 잔 주문! 

첫 잔은 생맥주였고 두 번째는  생 귤을 짜서 귤 과즙까지 둥둥 떠 있는 귤 칵테일 

달달하니  주스에  가까운 내 입 맛에 딱! 

이자카야이긴 하지만  안주로 배가 엄청 불렀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솥 영양밥을 주문했다

이 솥밥은 주문 후 나오기까지  30분이나 걸리는 메뉴라서  미리 주문을 해 두었다

 

너무 많다고 하면서 맛있어서 한 솥 뚝딱 해 치웠다 

 자기야 회사 근처인 에비스恵比寿 데리고 가고 싶은 좋은  이자카야가 있다며 히로가 합숙에서 돌아오면

같이 데려가고 싶단다 

이자카야를 에비스까지 가냐며 그냥 집 근처로 가자니 가끔은 멀리 좀 나오라고 

꼭 데려가고 싶다고..

뭐 그러던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잔 하러 갔기에 차를 두고 갔었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서로 입 안에 넣어 주면서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밤 길을  둘이서 함께 건 지도 오래된 것 같다 

술을 좋아하던 아니던 가끔은 이자카야 외출도 할만한 것 같다 

음...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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