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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일본에 있는 상상을 초월한 김치

by 동경 미짱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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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난 식집사다

솔직히 식집사라 할 정도로 지식은 없지만 초록이들을 좋아해서 좁고 좁은 손마당 만한 마당에 

이것저것 심어 꽤 많이 키우는 편이다 

현관 쪽에는 1년 초들을 매년 사다 심는 편이지만 마당에는 주로 다년초를 선호하는 편이다 

다년초는 한번 심어두면 매년 이쁜 꽃을 피우니 가성비 갑! ㅎㅎ

게다가 다년초는 대부분 뿌리로 번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두어도 

매년 번식을 하니 좁은 마당이라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주택에 사는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 주는데도 그래도 넘쳐 난다 

얼마 전 회사 후배 아야까짱이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아야까짱에게 나눠 줄까 물으니 달라고 하길래 

라즈베리 한 포기 블랙베리 한 포기 아이리스, 카라, 크리스마스 로즈 

허브인 타임이랑 민트 그리고 또 뭘 줬더라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 ㅠㅠㅠㅠ 

그렇게 8가지 식물을 나눠 주었었다 

아야까 : 크리스마스 로즈도 주는 거예요? 이거 비싸잖아요 

나 : 아야까장 허브인  타임이랑 민트외엔 다 비싼 거야 

아야까 : 이렇게 많이나 받아도 되는거에요 

나 : 너무 번식을 잘 해서 곤란할 지경이야 

그렇다고 생명인데 뽑아서 버릴수도 없잖아 그러니 받아 줘서 오히려 내가 고맙지..

 

그렇게 우리 집 초록이들을 나눔을 해 준 바로 다음 날 

아야까 :  우메보시 먹어요? (우메보시는 매실로 만드는 일본의 대표적인 장아찌 )

나 : 당연히 먹지 

아야까 : 우메보시 김치 먹어 봤어요?

나 : 우메보시로 어떻게 김치를 만들지? 처음 들어 봐 

아야까 : 요즘 내가 우메보시 김치에 빠져서 자주 먹는데 먹어 보세요 

 

 

일본인들은 뭔가를 받으면 반드시 답례를 하는 답례 문화가 있다 

내가 식물들을 준 거에 대한 답례로 우메보시 김치를 가져온 것 같다 

 

우메보시 김치라...

우메보시 김치란 말을 듣고 난 처음엔 매실 장아찌를 상상했다 

아삭아삭 하니 매콤 달콤한 매실 장아찌를 우메보시 김치라 하는 줄 알았다 

 

 

일본에서 우메보시라 함은  매실을 소금에 절여 1주일  정도 두었다가 매실 즙이 나와 잠길 정도가 되면 

 매실을  따로 건져 내고 

깻잎 비슷하게 생긴  일식당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향의 시소 

(일반적인 시소는 깻잎처럼 초록색인데 보라색 시소가 있다 

우메보시에는 보라색 시소잎을 사용한다 

그래서 우메보시는 보랏빛 시소물이 들어서 저런 색이 나온다 ) 

보라색 시소를 소금에 조물 조물 비벼서 보라 빛을 낸 후  소금에 절인 매실에다가 

소금에 절인 보라색 시소를 함께 넣고  무거운 걸로 꼭꼭 눌러서 다시 2주 정도 담가 뒀다가 

색이 잘 든 매실을 건져서 3일 정도 건조를 시키면 일본 장아찌인 우메보시가 만들어진다 

나도 딱 한번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데 시간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는 장아찌다 

그래서 난 한번 만들어 보고는 두 번 다시 만들지 않는다 ㅎㅎ

사진을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우메보시의 식감은 물컹물컹하다 

그리고 맛은 새콤짬쪼롬하다 

처음에 우메보시를 맛봤을 때 뭐 이런 걸 먹나 했었는데 히로를 가졌을 때인데

임신을 하면 신 것이 먹고 싶다고들 하는데 나 도한 그랬고 신것이 먹고 싶었던

임신기에 시큼한 우메보시가 얼마나 맛있던지...

물컹물컹하고 시고 짠 우메보시로 어떻게 김치를 만든다는 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난 매실 장아찌 같은 거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야까짱에서 받은 우메보시 김치는 내가 상상한 매실 장아찌가 아닌 

진짜 우메보시로 만든 김치였다 

어떤 맛 일지 도대체 상상이 안 감!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아보니 김치 비슷한 냄새가 나긴 난다 

우메보시가 고춧가루에  버무려져 있는 느낌 

우메보시 맛을 알고 김치 맛을 아는 나로서도 도대체가 상상이 안 가는 맛! 

누가 왜 우메보시로 김치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우메보시는 시간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가니까  가격이 꽤 비싸다 

게다가 紀州南高 매실은 일본의 최고급 매실이다 

일본의 최고급 우메보시에다가 도대체 뭔 짓을 한 것인지

 

그렇다면야 맛을 보면 알겠지 

음.... 이 맛은...

어지 표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김치는 아니다 

그런데 맛있다 

굳이 김치라 우긴다면 고춧가루도 들어갔겠다  굳이 김치가 아니라 반박을 하기도 뭐 하지만  

그런데 내가 상상한 맛은 아니지만 은근 중독성이 있다 

우메보시는 소금에 절인 장아찌라서 짠맛이 강한데 紀州南高 우메보시를  꿀에 절여 

짠맛을 중화시켜 약간 달달한 맛이 내는데 이 우메보시 김치는 짜고 신맛이 강한 일반적인 우메보시가 아닌

벌꿀에 절인 달달한 우메보시로 김치를 만든 것 같다 

짠 우메보시를 고춧가루로 버무려 도대체 뭔 맛이 있을까 했는데

벌꿀에 절여 짠맛을 중화시킨  달달한 우메보시라서 

달달하니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묘하게 어울려서 꽤 맛이 괜찮다 

김치냐고 물으신다면 김치라 우기면 김치요 아니라면 아닌..

도대체 뭔 말인지ㅠㅠㅠ 

어쨌든 김치냐 아니냐를 접어 두면 맛은 은근 중독성이 있는 게 괜찮은 것 같다 

우메보시라 함은 일본의 대표적 장아찌인데 일본 대표적 장아찌에 그것도 제일 비싸고 고급인 

紀州南高 우메보시에 김치란 단어를 붙일 만큼 일본에서는 김치가 대세란 사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우메보시 김치를 먹어 본 최초의 한국 사람이 나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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