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여행을 즐긴 덕분에 주말은 근무다
주말이지만 이른 아침 출근을 하느라 아침도 못 먹고 아니 안 먹고 (출근 날은 항상 아침은 먹지 않는다)
출근을 했다
주말이라 평일보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퇴근
퇴근하자마자 바로 운동을 다녀왔다
이번주는 나 홀로 여행이란 걸 갔다 오느라 운동을 하루밖에 가지 못 했다
적어도 주 3일은 운동을 꼭 하는 걸로 정해 두었는데 이번주는 운동을 간 날은 단 하루!
사실 내 인생에 이번 주만 있는 게 아니니까 한 주 정도 못 지키면 어떨까 싶지만
문제는 이렇게 땡땡이를 치다 보면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가기 싫어진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가지 말자는 달콤한 유혹의 속삭임을 과감하게 뿌리치고 운동을 다녀왔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고 주말이라 일은 더 힘들고 운동까지 다녀왔으니 잠시 쉬고 싶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2층 침실로 향했다
침대 위에 올려진 빨간 선물 꾸러미..
뭐지?
갑자기 무슨 선물??
오늘이 며칠이지?
날짜를 확인한 후에야 알았다
내 생 일이란 걸...
아침도 쫄쫄 굶고 출근을 했었는데 오늘이 내 생일이었구나...
당연히 한국 가족에게서 축하한다는 연락은 단 한 명에게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늘은 양력 생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가족에겐 당연히 내 생일은 음력을 하니까..
일본 가족들이 매년 바뀌는 내 생일을 어려워해서 몇 년 전부터 양력으로 하기로 했었다
음력으로 하면 한창 추운 12월이 내 생일이니까 11월의 양력 생일은 내 생일이란 느낌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다 가도록 내 생일인 줄도 몰랐다
그래도 생일이었음을 알고 나니 그래도 미역국이라도 끓여 먹을걸 이란 생각이 들었다
빨간 봉투 안에 든 내 새일 선물
다가오는 겨울을 위한 실내화와 두툼한 양말
실내화에 그려진 게 양의 얼굴인가?
참 평화롭고 부드럽고 행복해 보이는 표정..
나의 평소 표정은 어떨까?
심술보 더럭 더럭 붙은 고집 세고 기가 센 아줌마의 표정은 아닐까?
불평불만 가득한 그런 뚱 한 표정은 아닐까?
나이 50이 넘었는데 내 얼굴에 내 인격과 성격 그리고 살아온 과거가 다 묻어 나올 텐데
나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남들에게 내 얼굴은 어떤 표정으로 비칠까..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선물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데 아래층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외식하러 나가자고...
미역국은 못 끓여 먹었지만 가족 외식으로 생일상은 챙겨 먹어야지..
올해 내 음력 생일이 언제인지 검색을 해 봤다
12월 초의 어느 토요일이다
근무 시프트를 보니 마침 쉬는 날이다
미역국 끓여 먹을 수 있을 듯
여전히 난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챙겨 주셨던 음력 생일이 내 진짜 생일인 것 같고
일본에서 챙기고 있는 양력 생일은 그냥 형식적인 이벤트 같은 느낌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생일이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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