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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일본남자 한국 여자

by 동경 미짱 2017.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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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인데 한국말을 말 할줄 알고 

(적어도 안녕하시무리까 라는  엉터리 발음은 아니다 )

받침은 엉망이지만 마누라에게 

한글로 편지를 쓸 줄도 알고 

무슨 뜻인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 책을 읽을줄도  아는  남자가 바로 내 남자 자기야다 

아주 아주 오래전 IMF 외환위기라  하면 딱 떠오르는 그때  

아마도 1997년이었나 보다  그때 자기야를 처음 만났다 

(딱 20년 전이네 ..)

처음 나랑 만났을때 자기야가  아는 한국말이라곤 딱 한마디 

"안녕하세요"







자기야의 한국 생활은 20년전 딱 1년 

그때 이화여대 어학당을 딱 3개월 다녔다 

그 실력으로 한국어 능력시험도 치고 2급이지만 자격증도 따고 

그리고 일본행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1년의 기억이 우리 자기야에게는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한국의 나쁜것들을 보기전에 후따딱 1년간 

좋은 것들만 보고 와서 지금까지 한국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울 자기야다 



그런 자기야 가끔씩 한국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다 

그럴때마다 좋아 죽는 자기야다 


언젠가 한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자기야에게 한국 말로 말을 걸자 

만연의 웃음을 보이며 당당히 

한국말로 대답을 하고선 승무원이 자리를 뜨자 

 나에게 


  내가 한국 사람인줄 아나 봐.. 

ㅋㅋㅋ


뭐가 그리 좋은지....


언젠가는  나를 일본 여자로 

자기야를 한국 남자로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야를 한국인으로 착각 하는 건 좋은데

왜?? 어딜봐서 내가 일본 여자로 보인단 말인지..

앞에서 봐도 뒤에서 봐도  심지어 옆에서 보아도 

100% 한국여자인 것을 ...


   내가 한국 사람 같은가 봐 ㅋㅋㅋ

자기가 일본 사람이래  ㅋㅋㅋ


일본 사람으로 오해 받고 기분 나빠하는 내 옆에서 

또 한국인으로 오해 받고선 좋아하는 자기야다 



자기야의 한국 사랑은 나를 만나기 전 부터이다 

20대 초반을 미국에서 보낸 자기야 

한국 사람이 많이 있는 LA 에 있었으니 자연스레 

그때부터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사람들과 접했다고 한다 .


하지만 나를 처음 만났을때는 

한국말이라곤 안녕하세요라는

 단 한마디밖에 못하던 자기야였다  


나와 한국에서 만나 한국에서 결혼까지 했지만 

그 당시 한국 여자와 결혼 한 외국 남자에겐 동거비자라는 걸 

주지 않았던 나라 한국 

(한국 남자랑 결혼한 외국여자에겐 동거비자가 나오는데 ...)




너무나 한국에 살고 싶어 했지만 

동거 비자를 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살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일본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자기야 

정말로 일본에 오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자기야를 따라 일본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나 


우리가 일본으로 들어오고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2년인가 3년후 

드디어 한국에서도 외국 남자에게 

동거비자가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우리는  이미 일본에서 삶의 터전을 잡은때라 

어쩔수 없이 우리는 그렇게 일본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20년전 그 당시 한국여자랑 결혼한 외국 남자에게도 

동거 비자가 나오던 시절이었다면 

아마도 우리 부부는 지금쯤 한국 어딘가에서 

알콩 달콩 살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야의 한국 사랑의 이유는 ...

마누라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무조건 마누라가 이쁜거다 

(그렇게 믿고 싶다 ㅋㅋ) 는 농담이고 


진짜 이유는

자기야는  한국에서 딱 1년 살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

자기야의 복이었을까?

그 1년간  한국에서 자기야가 만난  모든 사람들 

너무나 좋은 사람들 뿐이었고 

자기야는 한국에서 나쁜 기억은 단 하나도 없단다

한국의 모든것이 좋았다는 자기야다 


전생이 한국 사람이었나 싶을정도로 

한국의 모든 음식이 입에 잘 맞는 자기야

매운건 나 보다  더 잘 먹고 

못 먹는게 없다 심지어는 번데기까지 먹어 치우는 울 자기야다 



무엇보다 한국은  사람들이 너무 좋단다 

정이 있다나 어쩐다나...

정이 뭔지 알고나 하는 말인지....





자기야는 말했다 

지금은 삶의 터전이 여기라 어쩔수 없지만 

나이들어 은퇴하면 둘이서 한국 가서 살자고...  

그랬었다  예전에 ....


한국에 살고 싶었는데 비자 때문에 살지 못한 

미련 때문이 싶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일본에 살다보니 

이젠 내가 한국에 나가 살 자신이 없다 

가끔 나가는 한국 ... 


한국은 변화가 너무 빠른것 같다 

1년만에 나가도 넘 변해 버리는 한국 

한국에 나갈때마다 느끼는건 

급격히 변해 가는 한국 사회와 달리 

내가 한국땅을 떠나던 19년전  그때 그대로 머물러 있는 나 

분명 한국말은 한국말인데 내가 이해 못하는  한국말이 너무 많고 ...


내가 한국 나가면 한국말 할 줄 아는 외국인 같은 기분이다 

내가 한국을 떠난지 너무 오래 되었나 보다

하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아니지 그것도 옛말이다 

요즘엔 2,3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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