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회사 동료들이랑 런치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이름이 같아서 언니 미치꼬 동생 미치꼬라 부르는
절친이자 회사 동료인 두 미치꼬상이랑 두 미치꼬상이랑
친분이 있는 이웃 사촌 유미짱이랑
이렇게 일본인 3명과 함께 런치 모임
그런데 이번 런치 모임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런치모임이다
항상 런치 모임을 가질땐 각가가 알고 있는 레스토랑을
서로 추천하고 그러면 그 레스토랑을 하나 하나 다녀 보는 그런 런치 모임인데
오늘 모임은 장소가 레스토랑이 아닌 우리 집이다
모임 장소가 우리집이 된 이유는
일본에서 작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치즈 닭갈비가 먹고 싶다고 하길래
그럼 우리집에서 모이자 그렇게 된것이다
사실 내가 요리에 자신이 있는건 아니지만
일본인 친구들을 너무나 간단히 집으로 부를수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난 개인적으로 한국 언니들을 우리집으로 부르는게 일본인을 부르는 것보다
더 고민이 된다
나란 여자가 한국 요리 그다지 자신있게 하는 여자가 아니고
한국 언니야들은 하나같이 왜 그리 요리들을 잘 하는지
프로 주부들인 한국 언니야들에게 어설픈 내 요리를 내 놓기가....
나 보다 더 맛있게 잘 만들어 먹는 한국 언니야들에게
내 어설픈 한국 요리를 내 놓기가 부끄러워서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내가 만든 한국 요리를 먹으면
원래 이런 맛이구나 하고 맛있게 먹기 때문에
일본인을 집으로 부르기가 더 마음이 편하다
전날 저녁부터 닭고기를 손질해서 양념이 잘 베이도록
미리 양념을 해서 냉장고에 하룻밤 숙성을 시켜 두었다
닭고기 양념에 미리 재워 두었으니 오늘은 할일은 별로 없다
양배추랑 양파 당근 썰어 넣고
고구마 넣고 떡볶이 떡 넣고 볶아 주고
마지막에 치즈 넣으면 끝 !
아무리 치즈 닭갈비가 먹고 싶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닭갈비만 내 놓기는 허전해서
오징어 썰어 넣고 부추전도 두어장 부쳐 주었다
일본이 친구들을 부르면 한국 언니야들 초대 할 때와는 다른 고민이 생긴다
일본인 한명을 부를땐 고민 거리도 안되지만
두명 이상이 올때 생기는 고민
이걸 맵게 해야 하나 아니면 덜 맵게 해야 하나 ...
오늘은 우리집에 오는 일본인은 3명이다
동생 미치꼬상은 워낙 한국 요리를 좋아하고 또 매운것도 잘 먹는 친구다
이웃 사촌인 유미짱은 나랑 이웃으로 산게 15년이니
지금까지 수많은 나의 한국 요리랑 김치등
내 손 맛이 익숙한 언니인지라 어느 정도 매운건 문제가 없고
제일 연장자인 언니 미치꼬상이 문제다
어느정도까지 매운걸 먹을수 있나 그것이 문제다
괜찮아. 나 카레 매운거 잘 먹어
라고는 하는데 ..
매운거라고 다 같은게 아닌데 카레의 매운 맛이랑
와사비 (고추 냉이)의 매운 맛이랑
한국 고춧 가루의 매운 맛이랑 다 다른 매운맛이니
아무리 매운 카레 잘 먹는다고는 하지만 고민 된다
평소 내가 만드는 정도의 매운 맛으로 해야 하나?
아니면 좀 덜 맵게 해야 하나?
덜 맵게 한다면 어느정도 덜 맵게 해야 하나 ?
동생 미치꼬는 맵게 먹고 싶다고 하는데
평소처럼 만들면 아무래도 언니 미치꼬는 매워서 못 먹을것 같고 ...
맵게 할것인가? 덜 맵게 할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
일본인 친구를 2명이상 초대할때는 정말 이게 제일 문제다
뭘 고민해 그냥 평소대로 만들어서 알아서 먹으라 하면 될것을 ..
하지만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
한국 식당 가서 먹는거라면 맵거나 말거나 원래 이런거다 하면 그만이지만
우리집으로 초대를 했으면 이왕이면 맛있게 잘 먹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서 ...
오늘은 기분상 쪼금만 덜 맵게 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동생 미치꼬랑 유미짱은 딱 좋다고 하는데
언니 미치꼬는
아 ! 매워 .. 생각보다 꽤 맵네
밥을 볶아 먹을건데 어떻게 할까 ?
양념을 더 넣을까 아님 양념 더 넣지 않고 밥만 볶을까?
양념 더 넣지 않으면 맛이 좀 약해 질텐데 ..
미짱 양념 더 넣지 마
매워
제일 연장자인 언니 미치꼬상을 위해 양념 추가 없이
밥을 볶았다
동생 미치꼬상이
" 미짱 말 대로 양념을 더 넣었으면 좋았을껄
좀 덜 매워 .."
할 수 없지 뭐
볶음 밥 위에 남은 닭갈비 올려서 먹어 그럼 적당할꺼야
일본인 둘 이상이 모이면 다 만족 시키기가 참 어렵다
우리집에 가진 런치모임
오늘도 수다를 반찬 삼아 즐거운 런치 모임이었다
언니 미치꼬상이 물을 잔뜩 마셔댔지만 ...
'일본에서의 일상 > 일본에서 일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뇌 작전 ! 반은 넘어 온듯... (10) | 2018.07.01 |
---|---|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 (4) | 2018.05.18 |
직장동료는 친구가 될수 없을까? (8) | 2018.04.26 |
한,일 봄나물의 대표주자와 낯설은 쇠뜨끼 (뱀풀) 볶음 (25) | 2018.04.21 |
남편 회사의 근속 포상이 부럽기만 하다 (8) | 2018.04.17 |
한국과 다른 일본의 의리 쵸코 (9) | 2018.02.14 |
난 벌써 크리스마스 그리고 디스토리 초대장 (36) | 2017.11.22 |
10월의 마지막밤 핑계삼아 女子会 (9) | 2017.11.01 |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그리고 赤福 (12) | 2017.10.17 |
일본 직장 동료와의 관계 (8) | 2017.09.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