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경만의 유일한 자연섬이자 무인도인 猿島(원숭이 섬)을 다녀왔다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마냥
엄마 아빠 사이에 꼭 끼어 방해만 하던 아들놈이
이젠 고딩이라고 엄마 아빠랑 함께 외출 하는게 영 귀찮아 하는 것 같다
결혼 20년차가 되고 나서야 이제 다시 방해꾼 없이
자기야랑 둘이서 러브 러브 하게 생겼다
엄마 아빠를 살짝 귀찮아 하는 아들놈에서 섭섭한 맘 안 가지기로 했다
어차피 지 인생 찿아 떠날 갈건데
일치감치 마음 비우고 자기야랑 둘이서 알콩 달콩
멋있는 노년을 준비 할련다
자기야랑 둘이서 멋진 영화 같은 하루를 보냈다
猿島는 상상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조용한 섬을 둘러 보았다
무인도라 섬 자체가 넘 조용하다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 소리 ..
밀림같은 우거진 수풀과 벽돌의 조화가 일본 답지 않고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이다
이런 곳을 거닐다 보면 저절로 손을 잡게 되고
팔짱을 끼게 되고 말 한마디를 해도 사근 사근
애정이 묻어 나는것 같다
어느듯 자기야랑 나랑 부부라는 인연을 맺은지 20년
자기야 20년이래 20년
참 오래도 살았다 우리 ... 그치?
뭔 20년이 이렇게 후딱 지나간데?
20년이란게 믿겨 지지 않아
자기 나 처음 만난게 24살때야
그때 그 숫기 없던 젊은 청년은 어디로 가고
웬 중년 아저씨가 내 옆에 있네 ㅋㅋㅋㅋ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함이 없는 울 자기야
내가 남자 보는 눈 하나는 끝내 준다니까 ...
아니지 자기야가 여자 보는 눈이 좋았던 거지
그럼 그럼 ...
갑자기 웬 흑백 사진이냐고?
20년전 자기야는 사진 찍기가 취미였고
흑백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그래서 둘이서 데이트를 하면서 찍은 사진은 흑백 사진이 많다
그때 그 기분을 살려 흑백 사진으로 해 보았다
흑백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예전으로 돌아 간 느낌이다
20년전 그때로 ..
자기는 20년 전으로 돌아가도 나랑 결혼 할꺼야?
아마 난 자기 안 만났으면 결혼 안하고 독신이었을것 같아
자기야 만나기전에 결혼은 생각도 해 본적 없었어.
그러는 자기는 나랑 또 결혼 할꺼야?
나 같은 성격 잘 받아 주는 사람 자기 말고 또 있을까?
아마도 난 다른 남자 만났으면 돌싱이 되어 있을것 같아
이래 저래 천생 연분이었나 보다 우리는 ...
분위기 따지는 남자랑 너무나 현실적인 여자랑
말 없는 남자랑 말 많은 여자랑 너무나 다른듯 닮은 자기야랑 나..
국적이 달라도 자라온 환경이 달라도 말이 달라도
알콩 달콩 토닥 토닥 그렇게 20년...
앞으로 또 20년이 흐른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멋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
맘도 몸도 건강한 멋있는 노부부의 모습이길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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