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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빠와 아들

by 동경 미짱 201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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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두 남자가 있다 

아빠와 아들 

우리집 두 남자는 둘 다 테니스광이다 

아빠는 고등학교때  학교의 부카츠로 테니스를 시작해서 

대학때까지 테니스를 하다가 사회인이 되고 한동안 테니스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10여년전부터 다시 테니스를 시작한후 

매주말마다 테니스를 다니고 있다 

완전 테니스광이다 



나도 결혼전에 테니스를 좀 하다가 결혼후 

히로를 가기기 전까지 조금씩 했었는데

그 후 손목 부상으로 테니스는 완전 그만 두었다 

아빠도 나도 테니스를 좋아하니 히로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히로는 도통 테니스에 관심이 없었고 

가라테를 배우고 싶다해서 카라테를 

수영을 배우고 싶다해서 수영을 

그리고 축구를 하고 싶다해서 초등6년간 축구를 했었다

히로가 초등학교때 테니스 하자고 아무리 꼬셔도 

도통 관심이 없던 히로가 중학교 진학후 

부카츠를 선택해야 했을때도 농구를 하겠다 했다 

그런데 농구부 견학을  가보니 2학년 선배들 실력이 영 아니었다고 한다 

히로 말로는 자기보다 더 못 하는것 같다고  하면서 (어디까지나  히로의 말에 의하면 ....)

저런 팀엔 들어 가고 싶지 않다고 ..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의 권유로 테니스부 견학을 갔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테니스부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히로도 

드디어 테니스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테니스부의 다른 아이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한 아이들이

꽤 있다보니 히로는 뒤 늦게 시작해서  아무래도 실력이 딸리니 

주전 선수가 되기 어렵다고 

테니스 스쿨에 보내 달라해서  중학교내내 테니스 스쿨까지 다니며

히로도 아빠처럼 테니스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중학교때까지는 아빠랑 곧잘 테니스를 했었다 

아빠는 히로의 테니스 스쿨에도 간혹 견학을 가서 보고는 

히로에게 폼이 어쩌고 저쩌고 지적도 하고 ...


주말이면  테니스장 예약을 하고 아빠랑 함께  테니스를 하곤 했는데

히로가 고등학생이 되고부터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빠랑 히로가 테니스를 한 적이 없다 




요렇게 귀염둥이 꼬맹이였던 녀석이 



고등학교 입학할 때만 해도 아직 아빠 키를 못 미치더니 

지금은 아빠보다 2센치 더 크다고 어깨에 힘을 팍팍 주고 있는 히로다 

울 자기야 왈 :  짜식 겨우 2센치 가지고 말이야 ....


작년부터 히로가 아빠에게 같이 테니스 하자고 

조르고 있는데 아빠는 듣는척 마는 척 ...


그러다 몇일전 드디어 히로가 아빠를 자극하는 말을 ..

아빠가 자기에게 질것 같으니까 

자기랑 테니스 하는걸 피하는 거라고 ...


그런데 사실 이게 완전 허구는 아니라는 사실 

자기야가 나에게 솔직히 털어 놓기를 


  사실 그런면이 없진 않지 ...


히로는 한창 힘이 좋을 10대 인데다

매일 매일 학교에서 테니스 연습을 하는데다가 

작년까지 테니스 스쿨에서 전문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었고 


자기야야는 히루 하루 쇠약(??) 해 져가는 중년 아저씨인데다가 

주말에만 테니스를 하니 

실력적으로 히로에게 딸리는게 당연할지도 ...


히로의 도발과 성화에 결국 자기야가 졌다 

일요일 테니스에 히로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자기야는 주말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테니스를 하는데 

이번 일요일엔  참가 회원이  자기야 포함 3명밖에 없다고한다 

테니스 코트는 4시간 예약을 했는데 3명이서 4시간은 힘에 부친니까

히로를 데려 가기로 했다

히로 포함 4명이면 더블경기도 할수 있으니까 

그렇게 2년만에 아빠와 아들이 함께 테니스를 하러 갔다 


저녁을 먹으며 


 누가 이겼어?


내 물에 히로는 아무말도 않고 밥을 먹는데 

그런데 난 보았다 히로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는것을 ....

내 물음에 답을 한건 자기야 


 히로가 나랑 할때만 죽기 살기로 덤비는거 있지 

다른 사람들과 할땐 지면서 나한테는 ...


  그럼 자기가 제일 못한다는 결론이네 ..


 그게 아니라니까 난 다른 사람들에겐 이겼어 

히로에겐 졌지만 ..

이 자식이 나한테는 죽기 살기라니까 ...


아빠의 변명에 끝내 히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얼굴에 보일듯 말듯 미소만 ....


오늘 히로는 정말 기분이 좋았을거란걸 난 알수 있다 

아직은 아빠에게 이기는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

한창 힘좋은 때이지만 히로는 아직 팔씨름을 아빠에게 이겨본적이 없다 

테니스도 아빠가 대결을 피한것도 있지만 

마지막으로 했던 2년전까지 아빠에게 상대도 안 되었었고 ..

게다가 아빠는 완전 테니스광인데 

그런 아빠를 이겼으니 ...


 키도 아들에게 2센치나 지고 

자기야가 너무 좋아하는 테니스도 아들에게 지고 

이젠 남은건 팔씨름인데 

조만간 히로가 아빠에게 팔씨름 도전장을 내밀것 같다 


히로가 없을때 자기야에게 


 자기 이젠 팔씨름도 히로에게 지는거 아냐?


 이젠  히로가 이길때가 되었지

히로가 지는게 이상하지 


자기야 말이 틀린말이 아닌데

아들의 성장을 기뻐해야 하는 건지 

 남편이 약해져 가는걸  안스러워 해야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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