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주 일요일은 일본에서는 어머니 날
일요일이지만 테니스 시합이 있는 히로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고 아들없이 남편이 대신 어머니날 기념으로
성을 모티브로 한 이색 카페에서 기분전환을 했었다
성을 모티브로 한 이색 카페
http://michan1027.tistory.com/911
일요일인데 히로의 귀가가 늦다
저녁 8시쯤 집에 돌아 온 히로가 불쑥 내미는 것이 있었으니
어머니 날의 대명사
카네이션 꽃 바구니..
어머니 날이라고 꽤 커다란 꽃 바구니를 사 들고 왔다
예전엔 작은 미니 꽃 화분에
짧지만 손 편지를 엄마에게 건네 주었었는데
이번엔 손편지는 없다
그래도 어머니 날 잊지 않고 꽃 바구니 챙겨 준
히로에게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편지는 없냐? 라는 맘이 살짝든다
사람인게 그런것 같다
꽃 바구니만으로 충분한데도 현재보다 조금 더 많은걸 바라는
가지면 더 가지고 싶어 하는 끊임없는 욕심 ...
한창 남의 시선 신경쓰이고
한창 부끄럼 많을 나이인 고딩 아들 녀석이
커다란 카네이션 꽃 바구니를 들고 전철을 타고 집에 온 건
히로로썬 정말 용기를 낸 일일것이다
히로의 그 용기가 고맙다
꽃바구니와 함께 건네 받은 하얀색 유니클로 종이가방
난 유니클로에서 절대 옷을 사지 않는다
첫째 이유는 유니클로 옷을 입고 외출을 하면
나랑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꼭 만나게 된다
똑 같은 옷을 대량 생산하는 유니클로를 입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나이가 어리다면야 모를까
중년 아줌마가 누가 봐도 "저거 유니클로다" 라고 다 아는
옷을 입고 다니기도 싫고 나랑 똑 같은 옷 입은 사람 마주치는
어색함도 싫어서다
나 뿐만 아니라 난 우리집 자기야도 히로도
속옷이나 양말같은건 사 주지만 유니 클로 옷을 사 주지 않는다
둘째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유니클로는 가격 대비 품질이 별로다
길거리에 나랑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가격대비 품질이 괜찮다면야 감수할수 있는 문제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그 품질에 그 가격은 절대 싸다고 생각이 안 든다
남들은 유니클로가 싸다고 하더라마는
솔직히 일본에서 유니클로 가격이면 더 좋은 옷을 살 수 있는 가게는
널리고 널렸다
내가 굳이 유니클로를 사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히로가 유니클로를 사 왔다
유니클로 종이 가방을 보자 마자 히로에게 말을 못하고
내 속마음은
" 나 유니클로 싫은데 ..."
그런데 다행이다
히로가 사 온 유니클로는 잠옷이었다
잠옷이야 얼마든지 집에서 입어 주마 ㅎㅎ
나중에 히로의 충격적인 고백
엄마 사실은 이 꽃이 아니라
수국이 너무 이뻐서 수국을 살려고 했는데
수국은 5500엔(5만 5천원)이나 하는거 있지
너무 비싸서 이 꽃으로 샀어
어머니 날이니까 수국보다 카네이션이 더 나아
그리고 수국은 우리집에 2그루나 있잖아
에? 엄마 이 꽃 이름이 카네이션이야?
?? 너 카네이션도 몰라? 모르고 카네이션을 산거야
응 . 이 꽃 이름은 모르고 수국이 너무 이뻐서
사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고
수국 다음으로 이 꽃이 이뻐서 사 온거였는데
이게 카네이션이야?
아무리 꽃에 관심이 없어도 그렇지
고등학생이 카네에션도 모르냐?
카네이션이 꽃 이름이었구나
난 카네이션은 어릴때 종이접기로 만드는 꽃을
카네이션이라고 하는 줄 알았어
카네이션이 꽃 이름인줄은 몰랐어
그래서 지난번 어머니 날엔 미니 장미를 샀었잖아
우와 . 진짜 쇼크다
울 아들이 이렇게 무식할줄은 몰랐어
아무리 꽃에 대해 몰라도 그렇지 카네이션을 몰라
그럼 오늘 우연히 카네이션을 산거야?
응 어머니 날이니까 꽃을 사야 할것 같고
비싼 수국 다음으로 이게 제일 이뻐서 샀지
난 히로가 카네이션을 몰랐던게 너무 충격적이야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란게 믿어지지가 않아
유치원때 유치원에서 초등 저학년때 학교에서
어머니 날이면 빨간 색종이를 접어서 카네이션을 만들고
삐뚤 삐뚤한 글씨로
" 엄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라는 짧은 손편지를 쓰는데
히로는 어릴때 빨간 색종이로 만들던 종이 꽃을
카네이션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고백 !
종이 꽃을 통틀어 카네이션이라 하는 줄 알았단다
울 아들이 이렇게 무식할 줄이야 진짜로 진짜로 몰랐다
17살인데 ...
헐 .....
그나저나 아들아 !
알고 샀건 모르고 샀건 카네이션 꽃 바구니랑
유니클로 잠옷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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