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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중년 아줌마의 첫 게스트 하우스 경험

by 동경 미짱 201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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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살이 20년차 중년 아줌마가  나 홀로 여행을  떠났었다 

3박 4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국내여행 

(일본에 살고 있으니 나에겐  국내여행이다)

나 홀로 교토 여행을 간다고 했을때 

우리집 자기야도 고딩 아들녀석도

잠시의 생각도 없이 말이 떨어지자 마자 " 응 갔다 와" 였다 

 친구나 직장 동료랑 함께가 아니라 진짜 혼자로 간다고 하니

아들녀석은 교토가면 여기 가 봐라   

이것 먹어 봐라 ....  

 중 3때 수학여행으로 교토를 갔다 왔다고 엄마에게 조언질 !


그리고 우리집 자기야는  마누라 누가 업어 갈까봐 

안전한 숙소를 제일 먼저 찾아 봐 주었다 

자기야가 교토의 호텔을 열심히 검색하는 걸 보고 있자니 

갑자기 게스트 하우스란 단어가 내 머리속에서 떠 오르더라는 ..

아니 사실 갑자기가 아니다 

얼마전 부터 줄곧 게스트 하우스가 맘에 있었다 


(교토의 철학의 거리  혼자서 아무생각없이 걷기만 했던 철학의 거리가 참 좋았다)


TV를 잘 안 보는 내가 요즘 매주 금요일마다 챙겨보는

한국 프로가 하나 있다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다

삼시세끼란 프로를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삼시세끼란 프로에서 

차주부라 불리는 차 승원씨에 대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냥 " 아 ! 차승원씨가 요리를 잘 하나 보구나 ..." 

뭐 그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스페인 하숙을 보게 되었다 

유 해진,  차 승원, 배 정남 세 남자의 각자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난 스페인 하숙을 걸쳐 가는 여행객들에게 마음과 눈이 간다 

이 나이가 되도록 단 한번도 게스트 하우스에 숙박을 해 본적도 없고 

아니 게스트 하우스란 자체가 내 선택에는 없는 사항이었다 

게스트 하우스??? 그게 뭔데 ???





나 홀로 여행도 처음일 뿐만 아니라 

여행을 가면 당연히  호텔에 묵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보수적인 내 성격과 너무  교과서적인 삶을 살아 온 결과물이다 


자기야가 호텔 검색을 하며

 이 호텔정도면 괜찮을것 같은데 어때?

자기가 괜찮다면 예약할께 

 자기야 나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래.

 게스트 하우스 ? 에이 안돼.

누구랑 같이라면 모를까 자기 혼자 게스트 하우스는 좀 ..

 나 혼자니까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거지 

나 한번도 게스트 하우스에 묵어 본 적이 없는데 

더 나이 먹기 전에 한번 묵어 보고 싶어 

 에이 그래도 그렇지 자기 혼자는 안돼 

그냥 편하게 호텔에 묵어 

 일본 국내 여행이니까 괜찮아 

일본만큼 안전한 곳도 없잖아 

나 게스트 하우스에 묵어 보고 싶어 

그럼 이틀은 호텔에서 묵고 하루만 

 아니 하루만 호텔로 하고 이틀은 게스트 하우스로 할래 



그래서 드디어 중년 아줌마 게스트 하우스 첫 경험을 해 보게 되었다 

교토 도착 첫날은 자기야가 추천해준 호텔에서 

그리고 둘째날 드디어 게스트 하우스 입성 


내가 고른 게스트 하우스는 최신 설비의 아주 큰 곳이 아닌 

일본의 오래된  옛 주택의 작은 곳이었다 

방이 4개정도인 아주 작은 가정집 같은 곳이었다 

첫 게스트 하우스 경험에 용기가 없는 아줌마는 

남녀 혼용방은 용기가 없어서 여성 전용 방으로 예약을 했다 



드디어 게스트 하우스 입성 

작은 주택을 개조한 곳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작은 카운터에 

젊은 오빠야가 나를 맞아 주었고 바로 체크 인 

서류작성에 체크인을 끝내고 나니 게스트 하우스 안내를 해 주었다 

워낙 작은 게스트 하우스라 안내랄 것도 없고 

이용법이랑 룰에 대한 설명이었다 


작은 응접실 작은 주방 그리고 욕실 세면장 , 화장실 등등 ..

갖출건 다 갖추어 있었다 

샴푸 치약을  비롯 타올까지 드라이어도 있어서 의외로 불편함이 없었다 

아무 준비없이 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갖출건 다 갖추어져 있었다 


드디어 내가 묵을 방에 입성 

침대가 4개 놓여진 4인용 방이었다 

스페인 하숙이랑 달랐던 점은 침대마다 커튼을 칠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 시선을 피해 옷을 갈아 입고 

쉴수 있을것 같아서 좋은것 같다 

대신 커텐이 있으니 다른 숙박객들과 방에서 교류를 하기엔 

좀 그렇다는 단점이  있었다 

내가 묵은 방엔 3명의 서양인이 있었다 

나 처럼 짧은 숙박이 아닌 오랜기간 묵고 있는것 같았다 

배낭 여행을 떠나온 젊은 여성들 ...

난 젊었을때 뭐 했나 몰라  


교토엔 다들 관광으로 왔을테니까 낮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이 되니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데 

서양인들의 60% 정도 중국인들 35%정도  그리고 나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 한명 

일본인 한명은 젊은 여성이었는데 교토로 출장을 온 거 같다  

출장중이니  다른 숙박객들이랑 복장이 완전 다른  양장에 구두


나중에 집에 와서 자기야에게 출장중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사람이 있더라 했더니 

우리집 자기야도 의아해 했었다 

출장비는 회사에서 숙박을 책임져 줄텐데 왜 그랬을까 라면서 ...


저녁이 되니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숙박객들 

하나둘 작은 거실과 부엌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출장 온 일본 여성과 나 말고는 장기 투숙이라서인지 

편의점과 마트 도시락을 사 들고 와서 저녁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중국인 여성은  마늘을 까고 있는데 

무슨 살림 사는 주부마냥 마늘의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저 많은 마늘로 뭘 할려고 그러나 보았더니 스파게티 한 그릇 만들어 먹더라는..

남은 대량의 마늘은 다 어쩐다냐?


나는 저녁을 밖에서 먹고 왔기 때문에 응접실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주변 숙박객들 탐색중 ! 

2명의 남녀가 체크인하고  들어왔다 

동양인 얼굴을 한 캐나다인 

부엌의 가스렌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하길래 

용기를 내서 사용법을 알려 주었다 

숙박객과의 첫 교류(대화)였다 

이렇게 교류를 하는구나 


첫 대화를 트고는 중년 아줌마  조금은 용기가 난다 

응접실에 앉아 노트북을 하고 있는 대만인 여성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말이라 해 봐야 와이파이에 대해 물어 본게 다 지만 ...

와이파이 비밀 번호를 입력해도 연결이 안되길래 

와이파이 난 안 되는데 넌 되냐?

라고 물어 보니 현재 와이파이 상태가 안 좋아 연결이 안 된다고 ..

이렇게 또 작은 교류를 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먼저 들어온 젊은 서양 언니는 

커텐을 치고 취침중 

역시 스페인 하숙이랑 다르다 

커텐이 있으니 개인프라이버시는 보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교류하기는 어렵더라는 ..

장단점이 있는 듯 ...


아침 

내가 묵은 게스트 하우스는 간단한 아침식사가 제공 되는 곳이었다 

아침에 식욕은 없었지만 게스트 하우스 제대로 경험을 해 보고 싶어 

다른 숙박객들과 가볍게 눈 인사를 하면서 식사 



내가 묵은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나 처럼 혼자 온 여행객은 서너명 정도 (서양 언니야들 ...)

그리고 중국이나 대만 쪽 언니야들은 서너명씩 단체로 (친구 사이인듯.. .)

그리고  남녀 커플 (서양인 커플들)  두어 커플이 있었다 

동양인등 (중국 대만)은  20대의 젊은 언니야들 

그리고 서양인들은 (사실 서양인들은 외모로 나이가 쉽게 판단이 안되지만 )

30대 후반 정도 ...

그리고 나 중년 아줌마 ㅋㅋㅋ


중년 아줌마 첫 게스트 하우스 경험 

스페인 하숙이랑은 달랐지만 그래도 내 인생 첫 경험을 해 보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해 조금 낯을 가리는 편이고 

또 2박이라는 짧은 시간이라  

제대로 게스트 하우스 체험을 했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다음에 다시 한번 게스트 하우스에 묵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처음에 게스트 하우스에 묵어 볼까 라는 생각을 했을때 

그건 젊은 애들이 하는거지 

나이 든 중년 아줌마가 없어 보이게 무슨 게스트 하우스 ???

나이 들수록 호텔에 묵으며  우아하고 편하게 여행을 해야지 ..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꼭 한번 게스트 하우스 체험을 해 보고 싶었기에 

용기를 내 보았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아마도 난 또 다시 나 홀로 여행을 떠날것 같다 

그리고 난 아마도 또 다시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것 같다 


아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 숙박객들 다들 영어를 잘 하더라는 ..

(거의 모든 숙박객들이 외국인들이었으니 어쩜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

나도 영어 공부 좀  해야 할까보다 

다음번에 또 다시 게스트 하우스에 묵기 위해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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