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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일본 생활 20년만에 처음으로 알았다

by 동경 미짱 2019.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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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화창한 5월의 첫 금요일 

우리집 자기야랑 우리집 여수 모꼬짱이랑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전 날 저녁 

 내일 어디 갈까? 바다에 갈까?

 응? (시큰둥하게 ..)

 내일 자기도 쉬는데 어디 나가야지 .

 히로는 내일 일정있어?

 내일은 테니스  연습 있는데 중요한 모임겸 연습이라 

빠지면 안되니까 나는 못 가 

 그래 ?


귀찮다

연휴중인 일본이라 어딜가도 차가 막히고 

어딜가도 사람들로 붐빌텐데 ..


우리집 식구들은 ( 항상 하는 말 ..그래봤자 달랑 세명)

전원 0형이다 


난 혈액형으로 보는 성격 어쩌고 저쩌고.. 를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원 0형인 우리 세 식구의 성격이나 취향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말 많고 우리 자기야는 말 없고 

난 초 현실주의자고 우리집 자기야는 낭만 분위기 파고 

등등등 .. 울 부부는 같은 0형 정반대 성격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보통 다른집들을 보면 휴일날 집에서 꼼짝하기 싫어하는 남편 

모처럼 휴일인데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를 안한다고 불만인 아내 ...


그런데 우리집은 반대다 

난 안 나가도 되는데 자기야는 나가지고 보챈다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있는 우리집 마당이

그 어떤 카페보다 편안하고 분위기도 좋은데 

우리집 자기야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 가서 음악을 듣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주말에 내가 근무라 출근할때면 우리집 자기야는 오전에 테니스 갔다가 

그 길로 바로 카페에 가서 커피와 디저트를 시켜놓고 

책을 읽다가 온다 


차 막히고 사람 많고  게다가 히로는 못 간다는데 

귀찮은데 나가기 싫은데  보채는 우리집 자기야 때문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히로 대신  우리집 여수 모꼬짱을 데리고 ...


자기야가 오늘의 드라이브 코스로 선택한건  이즈의 바닷가가 아니라 

오꾸타마 奥多摩 라는 산속이다 

오꾸타마는 행정구역상 동경도이지만 아주 아주 산속 시골이다 

곰이 출몰하는 동경이라 .. 사실 상상이 안된다 

같은 동경도지만 아직 나는 오꾸타마엔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다 

딱히 갈 일이 없었던 곳이다 

오쿠타마에 있는 호수를 향해 꼬불 꼬불 산길을 자그만치 편도 55키로 

같은 동경도내에서 55키로 산길을 드라이브 삼아 달렸다




파릇 파릇 돋아나는 신록이 너무 이쁘다 

처음 와 보는 오쿠다마인데 

알고 보니 동굴도 있고 폭포도 있고 계곡도 있고 댐도 있고 

강따라 쭈욱 낚시터에 캠프장에 바베큐장 등등...

볼 것들이랑 체험할 것들이 참으로 많은 곳이란 걸 알았다 

오늘의 우리의 목적은 드라이브와 자기야가 

좋아하는 분위기 있는 카페 방문이니 다음에 시간을 내서 

오쿠다마 관광을 나서도 좋을것 같다 



호수 맞은편 산 중턱에 옹기 종기 집들이 ..

이상하게도 산 중턱 군락에 눈이 자꾸간다 

맨 앞쪽 커다란 기왓집은 개인 집이라기엔 넘 큰것 같다 

아마도 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왜 저런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저 곳 사람들은 무얼 하며 살까?

별게 다 궁굼하다는 ...


내친 김에  호숫가 를 쭈욱 따라 드라이브를 해 보기로 했다 

오쿠다마를 지나 야마나시현까지 ...



내비게이션을 보니 산이랑 물 밖에 안 보인다 

꼬불 꼬불 산길 운전은 자기야가 하고 

난 모꼬짱 안고 편안히 창 밖 경치를 구경하면 된다 

우리집 자기야는 아무리 피곤해도 자기가 술을 마시지 않는 이상 

아무리 장거리 운전을 해도 절대 마누라에게 운전대를 안 맡긴다 

운전 바꿔줄까해도 절대 NO ! 

내가 운전을 못하냐고?

NO! NO!

나는  일본에서만  운전 20년차 

20년동안 위반 한번 없는 골드면허 (한국에선 뭐라 라는지 모르겠다 

일본에선 무사고 무위반 모범 운전자는 골드면허라한다 ) 운전자다 

정작 우리집 자기야가 골드면허가 아닌 그린면허라는 ...

그래도 마누라 운전 실력을 못 믿는걸까

절대로 절대로 운전대를 마누라에게 넘겨 주지 않는다 

마누라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마누라 운전 실력이 맘에 안 차는지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만은 나야 운전 안 해도 되니 편하고 좋다  



오늘은  오쿠타마를 지나 아마나시현까지 편도 80키로 

왕복 160키로의  조금 긴 드라이브 코스였다 

호숫가 따라 야마나시현쪽으로 쭈욱 따라 올라 가다 보니 

이런 다리들이 많았는데 

빨간 다리 다음에 주홍색 다리 ..

그리고  초록색다리가 ..

빨간색 주황색 초록색 

혹 노란 다리가 있는데 내가 못 본건가?를 못 본건가?

혹 무지개색 다리??

웬지 그럴것 같은 느낌이 .. 아님 말고 ... 




산과 산 사이 계곡을 이으며 펄럭이는 고이 노보리 

일본에서는 남자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상징적인 고이(잉어) 노보리다 



그러고 보니 어린이 날이 몇일 안 남았네 ...

우리집은 이제 어린이가 없으니 어린이날이라고 

특별할것도 없다 



휴게소에 들려 강가에서 잡아 올린 

숯불구이 민물고기 구이도 한마리씩 먹고 

(15센치 정도의 작은 물고기가 한마리당 450엔 (4500원) 이었다 )



빨갛고 파란 자극적인 색의 음료도 마시고 

특산품 코너 들려 이것 저것 구경도 했다 



동경에서 마트에서 단 한번도 달래를 파는걸 본 적이 없다 

길 거리에 널린게 달래인데 아무도 달래를 뜯는걸 본 적도 없다 

그래서 난 일본 사람들은 달래를 먹지 않는줄 알았다 

예전에 울 동네 주민중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을 하시다 

퇴직을 하신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달래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달래를 먹는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다

70평생 달래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내가 달래장 만드는 법을 알려 드린적이 있었다 

지역에 따라서 먹는 지역 안 먹는 지역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동경에선 마트에서 달래를 파는걸 본 적이 20년간 

단 한번도 없었고 동경에서 

달래를 먹는다는 사람을  20년간 

단 한사람도 만난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야마나시현 산골짜기 휴게소 특산물 코너에서 

일본 생활 20년만에 처음으로 달래를 파는걸 보았다

그런데 잎 부분은 잘라 버리고 뿌리부분만 잘라서 팔고 있다 

20뿌리 될려나 .. 200엔(2천원)

동경 변두리인 울 동네에선 길거리에  잡초처럼 널린게 달래인데

 넘 비싸게 파는것 같다

달래 먹는 법 설명서를 보니 덴뿌라(튀김)이나 간장에 절여서 먹는다고 ..

달래 튀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달래로 튀김도 할 수 있구나 ....

 하긴 달래전을 만들때 밀가루랑 기름을 쓰는데

만드는 법과 양이 조금 다를뿐  덴뿌라도 밀가루랑 기름이니 

달래 튀김  어쩌면 맛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산골짜기 시골에서 달래 파는 걸 보니 

괜시리 반갑다 


진짜 나오기 싫었는데 자기야가 보채서 어쩔수 없이 나온 드라이브 길 

시원한 바람 깨끗한 공기 

나오니 좋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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