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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의 캠프 파이어 !

by 동경 미짱 201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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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침 저녁으로 추워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인데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겨울을 맞이해야 할것 같다 

토요일 우리집 자기야와 시댁과 시이모님댁에 보내 드릴 

선물을 사러 나갔다 

뭐 특별한 날이라 시댁에 뭔가를 보내는건 아니고 

우리는 두서너달에 한번씩 이것 저것 군주저부리를 

사서 보내 드리고 있다 

쇼핑을 하다가 

 저녁에 바베큐할까?

 또 ? 너무 자주하니까 .. 이번주는 그냥 넘어가지 

 오늘 날씨 좋잖아 

그리고 오늘이 올해 마지막 바베큐일지도 모르잖아 

담주엔 한국 가서 못할테고 

그 후엔 추워서 못할것 같은데 ....

하긴 이번주가 올해 마지막일수도 있겠네 ...


토요일이지만 히로는 학교에 가 있었다 

옆길로 새지 말고 빨리 집에 오라고 

히로에게 라인을 날렸다 

바베큐한다고 ...


해가 지고 시작된 마달 바베큐 

초등 6년간 포레스트라고 보이스카웃트 비스무리 한걸 한 히로는 

숯불 피우기 명인이다 

고로 히로가 숯불을 피우고 자기야가 고기를 굽고

나는 먹고 ...


서두에 아침 저녁으로 춥다고 했는데 정말 춥다 

정말 오늘이 올해 우리집 마당에서 하는 마지막 바베큐일것 같다 

 고기 구워 먹을만큼 구워 먹고  배는 부르고 

그리고 춥고 ..

내가 춥다고 했더니 히로가 마당에다가 모닥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바닥에 철판을 깔고 그 위에다가 대나무 폐나무를 가져다가 

화이아  ! 

혹시나 모르니 안전을 위해  가정용 미니  소화기  가져다 놓고 

시작한 이름하여 마당 미니 캠프 파이어 !



불을 사이에 두고 자기야 히로 나 그리고 자기야 품에 안긴 모꼬짱 

울 가족 전원 옹기 종기 모여 앉았다 

따뜻한 차 한잔씩 들고 ...



타오른 장작불을 보고 있자니 평화롭다고 해야 하니 

세상 걱정 근심 아무것도 없이 편하다 

모닥불을  바라보며 히로의 여자친구(?? 여자친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어정쩡한 사이 ...) 와의 그 후 이야기도 듣고 

히로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

친구의 연애 이야기까지 ....

이러니 우리 부부가 히로 친구 이름부터 시작해서 

어디 살고 있는지 성격이 어떤지 다 알수 밖에 ....


그러고 보니 히로 고 3 맞냐?

센타 시험 80여일 남겨 두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고3  아들에게 바베큐 한다고 집에 빨리 오라고 하질 않나 

고 3 아들에게 바베큐 한다고 숯불을 피우라 하지 않나 

그것도 모자라 모닥불 피워 놓고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한가하게 친구얘기나 하고 있으니 ...


고3인 히로도 제정신이 아니고 

수험생부모인 우리도 제정신이 아닌듯 ㅠㅠㅠㅠ


솔직히 어차피 비싼 등록금 내고 가는거 

 히로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학교에 갔으며  좋겠다

엄마로써 당연한 욕심 아닌가???


하지만 한창 좋을 나이인 지금 

히로가 공부에 쫒겨 지치고 힘든 얼굴이 아닌 

지금처럼 밝은 얼굴로 친구 이야기 

친구의 연애사까지  이야기 하면서 즐거워 하는걸 보는게 더 좋다 

좋은 대학 들어가면  물론 주어지는 기회는 더 많겠지만 

그렇다고 다 행복한건 아니니까 

조금 덜 벌더라도 히로가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면서 센타 시험 80여일을 남겨두고 

솔직히  히로처럼 이렇게 여유로운 아이 듣도 보도 못했다 

빠르면 11시 반 늦어도 12시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 반에 일어나니 

이렇게 많이 자는 고3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그래도 가을밤 모닥불 사이에 두고 

자기 친구 얘기와 자기랑 썸 타고 있는  여자 친구 이야기랑 

이런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하며 

웃을줄 아는  히로가 더 좋다 

좀 못한 대학 가면 어때?

지가 행복하다면 그게 최고지 ..



히로도 춥다고 하면서 맨발에 슬리퍼다 

하긴 모닥불이 따사로워 견딜만 하긴 하다 


모닥불을 보니 군고구마 생각이 간절하다 

집에 고구마가 있긴한데 

고기로 배를 가득 채운뒤라 도저히 못 먹을것 같아서 

오늘은 군고구마는 패스! 

사실 군고구마가 먹고 싶다기 보다 고구마가 익어 가는 

구수한 냄새가 더 땡긴다 





풀벌레 소리가 들려 오는 가을밤 

마당에서 작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머리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센타 시험 80여일 남겨 놓고 수다 떨고 앉아 있는 히로의 여유가 좋고 

( 아! 절대 히로 공부 잘 해서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솔직히 현재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절망적이다 ㅠㅠㅠㅠ

80여일 만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

그런 기적이 쉽게 일어 나리라 생각지도 않는다 )


 히로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니가 알아서 해 


이 한마디로   공부하란 잔소리는 접어두고 히로에게 모두 맡겨 버렸다 

어차피 내가 히로에게 해 줄수 있는 일은 

따뜻한 밥 챙겨주고 

편안한 잠자리 챙겨주고 

그리고 학원비, 대학 등록금 등등 돈을 준비 해 주는것 까지니까...


토요일 저녁 

타오르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앉아 도란 도란 

이 순간은 히로는 고 3이 아니고 난 수험생 부모가 아니었다 


마당에서 하는 캠프 파이어 

그래서 좋았다고 ....


그런데 캠프 파이어 끝나고 뒷정리를 하면서 히로가 나에게 던진 한마디 


엄마 내일 도시락 준비해 줘 

 내일 일요일인데?

 응 내일 모의고사 시험이야 


헐 .... 

내일 모의 고사 시험인데 

넌 바베큐에 늦은 시간까지 캠프 파이어까지 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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